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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채근담]변호사 강제주의와 헌법재판
이시윤 변호사  |  sylee@draj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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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호] 승인 2017.02.13  10: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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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송법 전공자로서 특히 두 가지가 관철될 것을 바라왔다. 하나는 신소송물이론, 다른 하나는 변호사 강제주의(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였다. 신소송물이론은 접어 두고, 변호사 강제주의를 입법화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만 다룬다. 1990년 민사소송법 개정 시에 변호사 강제주의를 상소심 적극적 당사자인 상소인에 한정하여 채택을 시도하였지만, 시민단체와 일부 법학교수들의 반발로 실패하였다. 2002년 신 민사소송법의 개정 때도 같은 내용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2015년, 상고법원설치법안에 부분 변호사 강제주의가 포함되었으나 설치 자체가 무산되면서 또 불발로 끝났다.

그러나 특수 소송절차인 헌법소송에 변호사강제주의가 채택되고 증권관련 집단소송과 소비자 단체소송, 개인정보보호소송으로 확산되어 반가웠다. 이 제도의 특수성때문인지 평등권 위반을 이유로 헌법소원이 있었다. 마침 필자가 주심이 되어서 법률전문가의 관여에 의해 소송절차가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국가적 이익 그리고 승소할 사람이 승소하는 개인적 이익을 고려할 때에 헌법에 합치되며, 무자력자를 위한 국선대리인 제도도 있다며 합헌 결정을 하였다.

그런데 이 제도가 박대통령 탄핵사건이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에 오르면서 새로 부각되었다. 그것은 박한철 헌재소장이 1월 31일 퇴임에 앞서, 탄핵심판은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까지는 선고될 것이라 하여 일어난 파문이다. 당초 국회의 탄핵사유가 헌법위반 5가지, 법률위반 8가지에 이른다. 몇 가지 쟁점으로 수명재판관이 압축정리 하였지만, 탄핵소추위원 측은 탄핵사유를 헌법위반 중심으로 정리준비서면을 제출하며 블랙리스트 관련 자료를 추가하는 등 쟁점이 흔들리게 하고 있다. 증거재판주의 심리에서 이미 제출된 증거기록만 해도 재판관실에 사람 키만큼 높이 쌓여있다 한다. 변호인이 관여한 기록만 증거능력을 인정한다 하지만 청문회 기록과 특검 기록이 쓰나미처럼 몰려 올 태세이다. 재판관 평의, 각자 의견표시의 수순도 밟아야 한다. 상황이 이러한데 마치 급박한 위험대처의 가처분처럼 스피드만 강조한다.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정을 살피고 있고, 브라질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소추로 그 권한이 정지된 상태에서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해도 7명이 남아 있어 심판정족수에 문제없다면 이 중차대한 세기의 재판에서 180일의 심판기간 범위 내에서 꼼꼼히 증거와 법을 따지는 것이 공정한 법 절차의 재판이 될 것이다.

현재 헌재가 초인적 강행을 하여 2017년 3월 13일 내에 선고가 되면, 인용되든 기각되든 중대한 심리미진의 날림이요, 절차적 기본권의 하나인 증명권의 침해가 뒤에 남을 것이다. 대통령 대리인단이 변호사 강제주의를 이용하여 변호사 전원사퇴, 변론의 공백상태화를 통해 진행을 막는다고 비판할 일만은 아니다. 탄핵절차에서 대통령은 공인(公人)인 동시에 행정벌 대상의 사인(私人)이므로 변호사를 세워야 하는 강제주의가 당연할 것이다(노무현 대통령 때에도 피청구인을 ‘대통령 노무현’으로 표시). 그렇다면 사퇴 시에 변론능력이 없어지는 상태가 되어, 민사소송법 제144조의 준용으로 헌법재판소가 새로 변호사 선임명령을 하여 진행하면 될 것이다.

삼심이 아닌 단심인 재판임에 비추어 쫓기는 듯한 강박을 털고 “여유를 갖고 서둘러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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