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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변호사 단체장 선거 공약 유감(有感)
채근직 변호사  |  chaekj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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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호] 승인 2017.02.06  10: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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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장과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선거가 끝났다. 이번에는 출마한 분들 모두 훌륭한 분들이라 모범적인 선거를 기대하였고, 과거와 같이 품위를 잃고 원색적으로 상대방을 비방하지 않는 품위있는 선거가 되기를 기원하였다. 정치인들처럼 헛된 공약(空約)을 남발하지 아니하고 변호사가 법률 전문가(Legal Profession)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좋은 공약(公約)을 기대하였다.

이제 결과가 나왔으니 그간의 선거 과정에 대하여 굳이 자세히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과거보다는 나았지만 후보자들 상당수가 선거규칙을 정확하게 지키지만은 않은 것 같아 유감(遺憾)이었다는 점만 말씀드린다.

그런데, 변호사 단체의 회무를 가까이서 오랜 기간 접하였고 법조윤리를 늘 강의하고 있는 필자로서 후보자들의 공약(公約)을 보고서 대단히 실망스러웠거나 그 공약(公約)이 차라리 공약(空約)으로 끝나버렸으면 싶은 점들 몇 가지에 대하여는 향후의 선거에 대하여도 참고하기 위하여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을 공약으로 내세운 분들은 필히 재고하시길 바란다.

우선, 변협 분담금을 절반으로 줄이고, 그로 인하여 월 회비도 반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이다. 참으로 그럴 듯한 공약이지만 이 공약이 그대로 실현되었다가는 큰일 날 일이다. 지방변호사회가 회원 수에 비례하여 대한변협에 납부하는 돈인 분담금은 대한변협 예산의 66%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를 절반으로 줄이면 사업을 대폭 축소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변호사회는 경유비 등 다른 수입원의 비중이 크다지만 대한변협은 돈이 없어 일을 못하게 될 것이 명약관화한 것이다. 과거,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회장 공약 사항으로 월 회비를 1만원 감액했던 일이 있었는데, 당시 이를 감당하기 위하여 사무차장을 해촉하고 일부 사업을 축소했다가 다음 집행부에서 원상회복했던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 대한변협은 변호사들의 생존권을 위하여서라도 각종 일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하여 절약할 부분은 해야 하지만 돈을 더 들여서라도 해야 하는 일은 더욱 과감하게 해야 할 때다.

다음, 변호사들의 의무 연수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하겠다는 공약이다. 변호사는 전문성과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하여 대한변협이 정하는 연수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지금은 2년간 전문연수 14시간, 윤리연수 2시간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바쁜 변호사들이 이런 의무연수를 받기 힘드니 이를 축소하거나 의무화하지 말자는 것이 공약의 요체다.

그러나, 변호사가 다른 유사법조직역과 치열하게 다투면서 가장 유력한 무기는 ‘전문성’과 ‘윤리성’에서 다른 유사법조직역 종사자에 비하여 앞선다는 점이다. 그런데, 변호사가 스스로의 연수를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은 전문성과 윤리성을 포기하는 것에 다름아닌 것이다.

참고로 변리사는 2년간 24시간, 세무사와 공인노무사는 연간 8시간, 공인회계사는 연간 40시간, 의사는 연간 12시간 이상의 연수를 받는다. 변호사가 제일 적게 받는 편인데, 이마저도 안 받겠다고 하면서 최고의 법률 전문가랍시고 변호사의 직역을 지키겠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바쁜 변호사들을 위해서는 온라인 연수제도도 있고, 대학원 등에서 받는 교육을 사후에 의무연수로 인정받는 제도도 있으니 큰 부담도 아닌 것이다.

또, 변호사의 광고 규제와 동업금지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도 문제이다. 이 문제들은 여기서 자세히 논하기에 지면이 부족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 규제들은 변호사들이 공공성의 제약 하에서 활동하도록 하기 위한 규제이면서도 변호사들을 자본이나 브로커들 및 다른 직역 종사자 등으로부터 변호사를 보호해 주는 든든한 방벽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완전 무한 경쟁 체제하에서 자본력이 빈약하고 조직도 별로 없는 변호사가 과연 버틸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답은 자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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