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사법연수원 제46기 수료식이 열렸다. 자료에 의하면 수료생 가운데 입대인원을 제외한 191명 중 86명만이 취업에 성공했다고 한다. 수료생 절반 이상이 일할 곳을 찾지 못한 채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수료일 기준 사법연수생 취업률은 2012년 이후 계속 50%를 밑돌고 있다. 이번해만 해도 지난해 취업률 51.6%보다 6.58%p나 더 하락했다.

비단 사법연수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배출되는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법전원’) 출신 변호사 상당수도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지 못해 ‘강제 개업’으로까지 내몰린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내가 이러려고 변호사 했나 자괴감이 든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애초에 법전원 제도 도입으로 변호사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란 사실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수요창출에는 신경 쓰지 않은 국가 책임이 크다. 당시 공공기관·기업 등에 변호사 일자리를 확대할 것이라는 약속이 있었지만 지금껏 제대로 실현된 것이 없다.

현 상황에서는 변호사 배출 수 감축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법조환경에 맞는 창의적 일자리를 발굴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색 경력의 변호사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만큼, ‘송무’ 중심의 기성 변호사들은 수익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금융·IT·국제·입법 업무 등 다양한 영역으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국가와 변호사단체는 청년변호사들이 본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전문성을 배양할 기회를 적극 마련해줘야 한다. 이것이 다양한 학문·사회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에게 질 좋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법전원 제도의 도입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이번에 선출된 차기 변협회장도 청년변호사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 법무담당관 제도 도입, 아파트 감사 제도 도입 등의 공약이 특히 눈에 띈다. 극심한 취업난에 좌절에 빠진 청년변호사들이 무너지지 않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변협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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