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영웅을 인간이 가지지 못한 초인적인 힘을 가진 이로 생각하곤한다.

특히 요즘 게임과 영화에서 각종 히어로물이 많이 등장하면서 영웅의 이미지가 비현실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사전에서는 영웅을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영웅은 현실적이면서, 역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사람이 어떻게 영웅으로 불리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코레아 우라(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잡혀가는 장면, 재판과정에서의 정연하고 당당한 논술과 태도에 일본인 재판장과 검찰관들도 탄복하는 장면을 통해 뮤지컬은 안중근이라는 개인이 인간적 두려움을 극복하고 고군분투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그리고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를 통해 영웅을 완성시키는 어머니의 위대한 힘을 조명한다. 자식을 먼저 보내는 어머니의 심정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고통 그 자체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안중근 의사가 흔들릴까 봐 한땀 한땀 정성스레 수의를 지어 보내면서 비겁하게 목숨을 일제에 구걸하지 말고, 대의를 위한 길을 가라는 편지를 써서 보낸다. 그녀는 올곧은 마음가짐으로 영웅을 길러낸 또 한명의 영웅이다.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지만 아무나 영웅으로 불릴 수는 없다. 안중근이라는 한 사람이 영웅이 되어가는 길과 그 속에서의 치열한 내적갈등, 두려움을 극복한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용기와 의연함을 보다보면 영웅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혼란스러운 요즘, 많은 이들이 영웅의 도래를 꿈꾼다. 그런 우리에게 이 뮤지컬은 당신의 마음속 영웅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당신은 진짜 영웅을 알아볼 준비가 되었는지 묻고 있는것 같다. 위인전 속 신화같은 이야기가 아닌 진짜 영웅이자 인간인 안중근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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