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가 밝았다. 기대와 희망보다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는 새해 아침이다. 시국은 어지럽고 나라의 경제사정은 암울하기만 하다.

우리 경제는 활력을 잃은 채 하루가 다르게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시계제로 상태다. 외부적으론 선진국들의 보호무역주의가 노골화되고 미국이 금리 인상을 본격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고, 내부적으론 내수·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기업과 가계가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다. 가계빚은 이미 1300조원을 돌파했다. 다중채무자 등 가계 빚 취약층도 150만명까지 늘어났다. 앞으로 집값 하락 악재까지 겹친다면 2008년 금융위기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경우 한국의 많은 가계가 그야말로 빚의 늪에서 허우적대다가 주저앉을지도 모른다. 특히 자영업자는 큰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변호사들 중 많은 수가 사실상 자영업자라는 것이다.

한국의 내년은 정치의 해가 될 것이다.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대선정국이 급박하게 전개될 것이고, 대통령이 탄핵되지 않으면 또 어지러운 정치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대선정국이 펼쳐질 경우 각종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고 표를 쫓는 잘못된 정책이 추진될 수도 있다. 각 직역마다 각자도생을 위한 무한경쟁에 뛰어들면서 변호사 고유영역에 대한 인접직역의 침탈시도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가령 행정사들은 20만명이 넘는 행정사와 공무원들의 표를 무기삼아 이 기회에 행정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들 것이고, 세무사나 변리사 등 각종 인접 직역에서도 저마다 직역이기주의 법안을 들고 나올 것이다. 어지러운 대선정국 속에서 맥 놓고 있다가는 어느 순간 변호사 고유영역을 다 뺏길 수도 있다.

2017년 한국 경제와 정치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밝지 않다. 변호사업계의 전망도 어둡다. 그러나 위기를 알고 대비한다면 적어도 그 충격을 완화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라고 한다. 2017년 한해 우리 국민과 변호사들 모두에게 붉은 닭의 활기찬 기운이 퍼져 좋은 일이 많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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