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는 생물일까 무생물일까. 살아있는 거 같지만, 그렇기엔 너무 감각이 무디고 웬만한 자극에는 별 느낌도 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생물이라고 보기에는 가끔 시리기도 하고 씹을 때 아픈 것을 보니 아주 무생물은 아닌 것 같다. 살아있는 듯 무디고, 무딘 듯 살아있는 존재가 바로 치아이다. 오늘은 바로 그 치아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치아는 크게 3부분으로 나뉜다. 우리가 육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사기질(치아표면 겉껍질), 상아질(치아속살), 치수(신경 및 혈관조직)가 그것이다. 사기질은 우리가 거울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치아표면의 밝고 하얗게 빛나는 부분이다. 웬만한 충격에도 끄덕없이 굉장히 단단하며, 식사할 때 주로 음식물을 직접적으로 분쇄하게 되는 부분이다.

사기질의 하방에 상아질은 치아의 속살 부분으로, 치아의 겉껍질인 사기질보다는 훨씬 무르다. 대신 이 속살에 해당하는 상아질 부분부터는 미세한 관(상아세관)을 통해 속살 안쪽 한 가운데에 위치한 신경 및 혈관조직인 치수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치아가 깨지거나 썩어서 상아질이 직접 노출되면, 씹거나 찬물을 마실 때 등의 자극에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된다. 간혹 증세가 심한 경우 통증을 느끼게 되는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이 상아세관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치아의 가장 한 가운데, 그리고 핵심적인 자리에 위치한 치수조직은 개개의 치아에 영양공급을 해주고, 여러 가지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 및 혈관조직이다. 돌 같은 것을 씹을 때 통증을 느끼거나, 아주 찬 아이스크림 같은 것에 치아가 시리는 등의 감각을 느끼게 해주고, 치아의 사기질과 상아질이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영양공급을 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때때로 충치에 의해서 사기질이나 상아질이 손상될 경우, 치수 조직이 상아질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치수조직 스스로를 지켜내기도 한다. 치아가 시리다가 어느 순간 그런 증상이 사라지게 되는 것에는 바로 이런 자기보호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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