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김영란법’이 시행되었다. 요새 어딜가나 화두는 단연 김영란법이 압도적이다. 김영란법을 적용받는 사람들이 어디까지인지, 식사제한 금액인 3만원에 커피값은 포함되는 것인지, 선물과 식사 값은 별도인지 등 서로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우스갯소리이지만 어떻게 하면 김영란법을 피해갈 수 있는지를 토의하곤 한다.

김영란법은 시행되기 전은 물론이고, 시행되고 있는 지금도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 같다. 요새는 김영란법 위반자를 신고하는 ‘란파라치’라는 직업이 생기고, 이를 교육하는 학원까지 생겼다고 한다. 이에 사람들이 몸을 사려 아예 접대도 안하고, 모임도 없다고 한다. 그러니 또 음식점들이 망하게 생겼고, 경제가 위축된다고 난리다. 또 선생님한테 커피 한잔 주는 것도 안 된다고 하니 사회가 너무 삭막해진다고 난리이다.

그러나 접대를 안 해도 되니 누구는 저녁이 있는 삶이 생겼다고 한다. 또 어느 변호사님은 어디가면 돈 없어도 변호사라서 밥 사야 되는데 안 사도 되니 좋다고 하신다. 또 어느 분은 접대가 없어지면 불법적인 유흥업소들도 많이 없어질테니 유흥문화가 사라져서 좋다고도 하신다.

이렇게 시행된 지 단기간에 사회에 이정도 영향을 미치는 법이 또 있을까 싶다. 아마도 그동안 우리 사회가 그만큼 부패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우리나라의 부패순위가 OECD 국가 중 9위라고 하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있겠는가.

김영란법으로 대한민국이 들썩이는 것으로 봐서 김영란법이 올바르게 시행되고 정착되기까지는 아무래도 많은 시련과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법이 올바르게 시행되고 잘 정착이 되면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깨끗하고 공정한 사람이 불이익 받지 않는 세상, 돈 없고 빽 없어도 실력만 있으면 출세할 수 있는 세상, 가난하고 약자여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말이다. 김영란법이란 씨앗이 큰 나무가 되어 우리나라 구석구석 썩어있는 곳까지 뿌리를 내려 정화해 주었으면 좋겠다.

‘정’이라는 이름으로 뭐 하나 사들고 가야되는 그런 문화도 사라졌으면 좋겠다. 이를 가지고 누구는 사회가 삭막해지고 경제가 위축된다고 비난하지만 ‘안주고 안받는 문화’가 정착되어 깨끗하고 공정한 사회가 된다면 경제도 더 발전하고, 개개인의 삶의 질까지 높아지지 않겠는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이다.

언젠가 포털사이트에서 어느 기자가 쓴 칼럼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제목이 ‘영란이가 쏘아올린 큰 공’이었다. 김영란법을 이보다 더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에 이렇게 큰 선물을 주신 김영란 전 대법관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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