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불편하고, 조바심이 나고, 마음이 불안해질 때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그렇습니다. 남자라면 군대 가기 전, 여자라면 결혼하기 전에 불안을 느낀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불안을 다양하게 표출합니다. 사소한 일에 민감해지고, 괜히 신경질을 부리고, 소리도 칩니다. 불안으로 인해 우리 몸에 이상이 오기도 합니다. 피부에 이상이 오거나, 얼굴에 이상이 오기도 하고, 위염이나 위궤양 등 속병이 생기기도 하고, 헛것이 보이기도 합니다.

불안으로 도피하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음식(폭식), 평소 하고 싶었던 것(쇼핑, 도박 등), 꿈의 세계(잠), 말(수다), 또는 약물(중독)로 도피하기도 합니다. 건전하게 습작, 사진, 여행, 운동 등 취미생활이나, 봉사활동으로 승화시키기도 합니다.

필자에게도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스스로 자문해봅니다. ‘너는 왜 불안해하는가?’ 내안의 나는 처음에는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불안에 취하여 판단력이 흐려진 셈이겠지요. 그래도 끼니마다 질문하면, 많은 실체들(건강, 업무, 구직, 보직, 관계, 모임, 경제, 육아, 자녀 등)이 수면위로 떠오릅니다. 그것들을 1, 2, 3번 항목으로 썼다가 지우고, 올리고 내리고 하면, 실체가 확연히 드러나곤 하였습니다. 실체가 밝혀지면 타겟(target)이 됩니다.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불안은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실체가 드러난 불안은 고민의 대상입니다. 지금 사회적으로 고용(직장, 정년), 주거(월세, 전세), 노후(생활비, 의료비), 자녀문제(교육, 미래진로)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공인들은 이들이 불안해하는 문제를 못 본체 말아야합니다. 언론(특집기사), 전문가 집단(실무 해결방안), 국회(세밀한 정책), NGO단체(공조), 지방자치단체(지역 특색 활동)들은 불안의 실체를 샅샅이 노출시켜, 이젠 그것들이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해결해야할 고민의 대상이 되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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