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중국 지사장을 하던 존 우드는 휴가차 네팔에 갔다가 우연하게 네팔 교육성 공무원의 안내로 학교를 방문한다.

학교를 방문하고 여건의 열악함을 알게 된 그는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게 되고 책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런 인연으로 네팔 학교에 책을 보내면서 시작한 일은 점점 규모가 확대되어 ‘룸투리드(Room to read)’라는 NGO가 설립됐다.

룸투리드(Room to read)는 2015년 기준 베트남, 인도, 라오스 등 10개가 넘는 저개발국에 약 1만7000개의 도서실과 1900개가 넘는 학교를 건축하는 등 연 5000만 달러 이상을 저개발국의 교육에 지원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Leaving Microsoft to change the world’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히말라야 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주식을 사고팔며 억만장자의 꿈을 꾸던 애덤 브라운은 대학생이 되어 떠난 배낭여행에서 인도 길거리에서 어린 소년을 만난다. 세상에서 가장 갖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소년은 ‘연필’이라고 답했고 이 말은 그의 인생을 바꾼다.

그는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Bain&Company)를 떠나 스물네 살 때 ‘약속의 연필(Pencils of Promise)’이라는 NGO를 설립한다. 지난 7년간 약속의 연필은 과테말라, 라오스 등 4개 국가에서 329개의 학교를 설립하였다. 그의 이야기는 ‘The Promise of a Pencil’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었고 국내에 ‘연필하나로 가슴 뛰는 세계를 만나다’로 번역되었다.

2000년 기준 북한에는 소학교 4810개(163만1000명), 중학교 4840개(227만8000명), 대학교 280개교(31만명)가 있다고 한다.

인구 만명당 학생 수를 보면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남북이 엇비슷한데, 대학은 남한이 601명, 북한이 139명으로 남한이 많지만, 북한도 저개발국가 중에는 많은 편이다.

공지영의 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에 나오는 성 베네딕도 수도회는 구한말 조선에 들어와 주로 함경도와 간도 지역에서 활동하였는데, 성당보다 2배 많은 학교를 건축하였다. 조선 사람들에게 공부하는 DNA가 있음을 알게 된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선교전략이었다.

안타깝게도 북한이 2001년 UNESCO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5~1996년 145개 시군에서 4425개의 유치원, 2693개의 학교가 침수되거나 전면적으로 손괴되어 3억5000만 달러가 넘는 피해를 입었다.

북한 학교의 거의 30%에 달하는 건물이 손괴된 데다가 이후 경제난으로 인하여 교육시스템 전반이 붕괴되었다.

통일은 남과 북의 사람이 같이 사는 것이고 그 사는 모습이 어떠할 지는 남한에서 살고 있는 탈북민을 통하여 알 수 있는데, 자녀의 교육문제는 탈북민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이다.

남한의 교육문제도 심각하지만 북한에 비할 바 아니다. 통일대박을 말하려면 북한 사람들과 같이 살 준비를 하여야 하고 그 준비의 중요한 부분은 북한 아이들에 대한 교육이다.

여기에 룸투리드(Room to read)나 약속의 연필(Pencils of Promise)이 준비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독일을 이끄는 동독 출신 메르켈 수상과 같은 통일한국의 리더를 위한 준비를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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