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기타
[자유기고]법원과 국회에 바라는 몇 가지
허중혁 변호사·변시 1회  |  hzh@chosun.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600호] 승인 2016.07.25  10:36:1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1. 법관의 증원

아마도 변호사들이 법원을 드나들며 품게 되는 의문 중의 하나는 재판의 지연일 것인데, 이러한 재판 지연의 원인 중 하나가 법원의 과중한 사건 부담일 것이라 생각하는 분이 많다. 특히 사건이 폭주하는 우리 현실에서는, 신속하면서도 충실한 재판을 구현하기 위해 하급심 법관들이 야간과 주말근무 등으로 바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충실한 재판을 위해서는 시간도 더 소요되지 않을 수 없기에, 때로는 충실한 재판과 신속한 재판이 상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신속하면서도 충실한 재판을 위해서는 우리와 민사사건 수가 유사한 독일에 비해 1/9 정도에 불과한 법관의 수를 증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고, 또 이것이 국민의 실질적인 재판청구권 보장을 위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일 터인데, 아직도 법관 증원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어 아쉽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두세 가지 제도적인 건의사항이 있다.

2. 형사기록의 열람복사

대법원 나의 사건 검색 시스템 덕분에 사건 당사자 및 소송대리인 또는 변호인은 사건의 진행과정을 온라인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고, 작년 9월부터는 상고심인 대법원의 심리과정에 대한 정보도 조회할 수 있게 되었다. 이웃나라인 일본만 해도 온라인으로 사건 진행을 조회하는 시스템이 없어서 많은 불편과 그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있어 왔고, 금년 4월에 와서야 최고재판소가 재판원 재판과 최고재판소 재판 등 일부 재판에 대한 일정을 홈페이지에서 공표하기로 결정한 점에 비추어, 사건 진행에 관한 우리 법원의 조회 시스템은 매우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소송이 확대되고 모든 조회가 온라인으로 가능해진 현재 시점에서도 형사사건의 열람복사는 불편하기 이를 데 없다. 열람복사의 과정에는 오로지 두꺼운 원본 기록 하나만 제공되고 편철을 한 끈조차 풀 수가 없게 되어 있기 때문에, 신속하고 편리한 복사가 불가능하고 극단적인 경우 훼손의 위험마저 우려된다.

필자의 짧은 생각으로는 민사소송 전반에서도 확대되고 있는 전자소송에 발맞추어, 형사소송에서도 사전에 형사소송기록을 PDF파일로 만들어 열람복사할 수 있게 해 준다면 소송경제는 물론 당사자의 방어권 보장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보인다.

PDF파일도 원본이 아니라 사본에 불과하기 때문에 형사소송법 제48조 제7항에서와 같은 간인을 어떻게 처리할 지가 문제될 수 있으나, 진술자가 간인 후 서명날인까지 한 조서는 조서대로 두되 그것을 별도로 PDF로 만들어 두게 되면 해결이 가능하지 않을까? 즉 조서 원본은 법원이나 검찰에 보관토록 하되, 열람복사의 경우에만 PDF를 이용하게 하면 문제가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3. 법정출입 시의 검색

변호사들이 재판을 위해 법원을 드나들 때에 느끼는 또 하나의 불편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법정출입 전의 검색일 것이다. 안전과 질서 확보의 목적에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주로 가방 등 소지품에 대해서만 행해지고 있지만, 재판업무를 위해 일반인보다 자주 법정을 드나들어야 하는 변호사들이 매번 일반인과 같이 줄을 서서 검색대에 가방을 올려놓아야 하는 것은 업무효율성에도 반한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재판소 청사 등의 관리에 관한 규정’에 근거하여 재판소를 출입하는 일반인에게는 금속탐지기에 의한 검문검색을 하고 있음에 불구하고 변호사에게는 배지 등 신문증명 등으로 검문검색을 면제해 주고 있는바, 변호사는 소송업무를 주로 하는 법률전문가로서 당사자 또는 방청인으로서 법원을 드나드는 일반인과 달리 대우받아야 할 공익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지방변호사회도 오래 전부터 법원에 문제의 개선을 요청한 바 있었으나 아직까지 해결은 어려운 것 같아 보인다.


4. 사실조회의 실질화도

마지막으로 결국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법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싶은 것이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272조의 ‘공무소 등에 대한 조회’ 규정에 따르면 그 요청을 받은 공무소나 공사단체들이 법원에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기관의 개인정보 보호를 엄격히 요구하고 있는 현재 상황과 맞물려 재판 과정에서의 사실조회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다. 실체진실의 발견과 공판중심주의의 실질화를 위해서라도 법원과 국회가 함께 개선을 위한 논의를 모아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법원조직의 인력이나 예산 부족을 고려하면, 법관의 증원이나 형사기록의 전자문서화 등에 대해 시기상조 또는 이상론이라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인력과 예산의 확충을 위해서는 국회의 입법적인 뒷받침도 필요하기 때문에, 사법부와 입법부 간의 관계 설정도 매우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신속한 권리구제는 물론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믿는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변협, 법률구조공단 내홍 불식에 힘써
2
의학적 규명 어려워도 업무상 재해 인정해야
3
[전문분야 이야기]의료업(醫療業)에 대한 의료제도
4
[#지방회_해시태그]화학사고는 산재의 다른 이름
5
‘꿈과 희망의 나라’ 장애인도 갈 수 있어야
Copyright © 2019 대한변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koreanba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