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다. 그 뒤를 이어올 주말을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지면서, 마주치는 모든 이에게 친절해지는 시간이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말소리에 즐거움이 묻어난다.

저녁이 되어 예술의 전당 광장에 위치한 카페 모차르트에서 간단한 식사를 한 다음 유니버설 발레단의 창작 발레 ‘심청’을 만났다. 무용수의 가느다란 팔과 다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섬세한 동작들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무용수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우아함은 고된 연습을 통하여 만들어진 강인함과 열정의 산물이다. 특히 한국인 무용수는 연습량이 많은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는데, 무용수들 사이에서는 “연습을 하루 안 하면 자신이 알고, 이틀을 안 하면 선생이 알고, 사흘을 안 하면 관객이 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무용수가 토슈즈를 신고 발끝으로 섰을 때 바닥에 닿는 부분은 직경 3㎝에 불과하다고 한다. 온몸을 폭이 좁은 토슈즈 위에 지탱한 채 여러 가지 동작을 선보여야 하니, 발이고 발톱이고 온전할 리가 없다.

한때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이 소개되어 보는 이에게 충격과 감동을 선사한 적이 있다. 그녀는 매일 19시간을 연습에 쏟아 부었고, 남들이 2~3주 동안 신는 토슈즈를 하루에 4켤레나 갈아 신어야 했다고 한다. 그녀는 그렇게 세계 정상에 올랐다.

경기불황, 법률시장 개방 및 변호사의 대량 배출로 법조 환경이 급변하면서, 생존 경쟁에 내몰린 변호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변호사 스스로 관심 분야에 대한 꾸준한 공부와 실전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생존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물론 경쟁력을 키운다거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법조인이 되기 위하여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았던 그 때를 떠올려보자. 그리고 다시 한번 우뚝 서자.

발레리나 강수진의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에서 발췌한 부분을 인용하며 이 글을 마친다.

누구든지 자기 스스로 서야 한다. 모든 것이 내가 하기에 달렸다. 직장을 구하는 것,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법, 인간관계의 문제, 경제적 독립까지 다 마찬가지다. 내가 아는 한 세계는 거대한 정글이다.

나에게 “노력은 했는데 안돼요”라는 말은 “더 이상 정글에서는 못 살겠어요”라는 뜻과 같다.

인간도 동물이다. 내 몸에 저절로 습관이 들 때까지 연습하면, 언젠가는 당당히 이 정글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한번 얼룩말을 잡아 보면, 비로소 진짜 사자가 되는 것이다.

정글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꾹 참고 다 습득했을 때, 그 정글은 나를 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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