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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기자실]판사는 정리해고 당할 일 없으니까…?
장용진 파이낸셜뉴스 기자  |  ohngbea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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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호] 승인 2016.07.11  10: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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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기자가 현재의 회사로 오기 전, 모 방송사에서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였다. 당시 그 회사는 임금체불 중이었다. 심할 때에는 최대 두달치가 넘게 밀린 적도 있다. 노동자에게 임금은 곧바로 생계와 직결된다. 임금이 밀리면 당장 생활이 어려워진다. 아이들은 다니던 학원을 그만둬야 하고 카드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 방송사는 국내 최대 종단이 운영하는 곳으로 재정상 문제가 생길 이유가 없는 곳이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이사장이던 스님이 몇년째 회삿돈 수억원을 이런저런 명목으로 빼내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경기도에서 불교문화재 다큐멘터리 제작을 하라며 지급한 3억원의 지원금까지 그 스님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노조위원장으로서 몇 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회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직원들은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는데 꼭 그래야 되겠느냐는 호소는 묵살됐다. 결국 기자는 이사장을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수밖에 없었다. 노동청에는 임금체불에 대한 진정서를 냈다.

하지만 검찰은 이사장 스님을 기소하지 않았다. 돈을 빼내간 것은 맞는데 횡령·배임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경기도가 지급했던 3억원의 다큐멘터리 제작지원금 마저도 ‘우회지원금’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해괴한 이름을 붙여가며 면죄부를 줬다.

더욱 황당했던 것은 실무를 담당했던 간부직원은 배임혐의로 기소됐다는 점이다. 돈을 빼내라고 지시하고 받아간 사람은 빠져나가고 시키는 대로 한 사람만 걸려든 셈이다. 노동청에 낸 임금체불 진정서는 더욱 황당하게 처리됐다. 몇 달을 끌면서 처리를 미루던 관할 노동청은 어느 날부터 “진정을 취하하라”고 종용하기 시작했다. 회사의 탄압과 압박을 견디다 못해 기자가 사표를 던진 직후였다.

여담이지만 당시 기자가 받았던 탄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징계와 해고 협박은 말할 것도 없고 이사장이 동원한 사람들이 회사 앞에 몰려와 ‘스님을 능멸했다’ 시위를 벌였다. 심지어 아들이 다니던 초등학교에 불량배들이 쳐들어 온 적도 있었다.

이런 식의 노조 탄압은 명백히 불법이다. 하지만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잘못을 지적한 나는 쫓겨나듯 회사를 떠났지만 그들은 지금도 잘 살고 있다.

얼마 전 서울중앙지법은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집시법, 일반교통방해, 특수공무집해방해치상 등이 유죄로 인정됐다.

죄가 있으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 죄가 무겁다면 당연히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한상균을 무겁게 처벌한 법의 저울이 사용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판사는 정리해고 같은 것을 당할 일이 없으니까 그런 판결을 내리는 거냐는 피맺힌 목소리에 사법부가 귀를 기울일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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