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판례 > 주요판결
[주요판결]과실에 의한 방조와 공동불법행위의 성립-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다234985 판결
판례제공 : 법무법인(유)원 천창현 변호사  |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598호] 승인 2016.07.11  10:07:2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1. 사안의 개요

가. 경북 예천군 소속 공무원인 A는 원고에게 경북도청 이전 예정지 인근지역 예천군 소유의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를 불하받도록 해 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다음 입찰서 작성에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원고로부터 주민등록증과 인감도장을 교부받았다.

나. A는 피고 은행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는 피고 B에게 위와 같이 교부받은 원고의 주민등록증과 인감도장을 제시하고 거래신청서에 원고의 인감도장을 날인하여 제출하는 방법으로 원고 명의의 예금계좌(이하 ‘이 사건 계좌’)를 개설한 다음 원고의 인감도장이 날인된 통장(이하 ‘이 사건 통장’)을 교부받았다.

다. 피고 B는 이 사건 계좌의 개설 과정에서 A에게 원고 명의의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요구하는 등 원고의 적법한 위임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A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통장의 예금주란 아래 부분에 ‘(예천군)’이라는 부기를 해주었다.

라. A는 원고에게 이 사건 통장사본이 마치 예천군청의 법인통장인 것처럼 말하면서 이 사건 계좌로 이 사건 토지의 불하대금 5억원을 입금하도록 요구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계좌에 5억원을 입금하자, 이 사건 계좌 개설 신청 당시 미리 원고의 인감도장을 찍어 놓았던 출금전표를 이용하여 이 사건 계좌에서 5억원을 출금하여 이를 편취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법원은 “금융기관으로서는 대리인을 자처하는 자에게 예금계좌를 개설해 주는 과정에서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제출받고 대리인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등의 최소한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대리인에 의하여 개설된 예금계좌가 불특정 다수의 잠재적 피해자에 대한 범죄행위에 이용될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해 타인의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않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 B에게는 이 사건 계좌 개설 과정에서 본인확인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고, 이러한 피고 B의 과실과 A의 사기행위로 원고가 입은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원고에 대하여 피고 B는 과실에 의한 방조로 인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고, 피고 은행은 피고 B의 사용자로서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 판결의 요지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인정한 것과 같이 피고 B에게 이 사건 계좌 개설 당시 원고 본인의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하여도, 피고 B에게 사기행위에 대한 방조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피고 B가 이 사건 계좌를 개설하여 이 사건 통장을 발급하여 주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피고 B가 이 사건 계좌를 개설할 때에 이 사건 계좌를 통하여 위와 같은 사기행위가 이루어지며 이 사건 계좌가 그 사기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점에 관한 예견가능성과 아울러 사기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이 사건 계좌가 사기행위에 관한 원고의 신뢰 형성에 기여한 정도, 원고가 스스로 쉽게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 등의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이 사건 계좌 개설 당시 피고 B에게 원고 본인의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과실과 A의 사기행위로 원고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4.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과실에 의한 방조와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에 관한 종전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3다91597판결,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2다84707판결 등)의 태도를 유지하면서,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과실에 의한 방조로서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방조행위와 불법행위에 의한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며,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할 때에는 과실에 의한 행위로 인하여 해당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사정에 관한 예견가능성과 아울러 과실에 의한 행위가 피해 발생에 끼친 영향, 피해자의 신뢰 형성에 기여한 정도, 피해자 스스로 쉽게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법조나침반]한국은 법치주의 사회인가
2
[기자의 시선]8년 전 데자뷔, 소년법 폐지 여론
3
[법조계 신간 엿보기]로스쿨의 사계
4
법치주의 확립, 법학교육의 내실화 및 인권보호의 선봉장
5
법전원 평가기준은 엄격히, 평가는 엄정히
Copyright © 2017 대한변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koreanba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