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아동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6건 정도 발생하였고 모두 부모의 학대가 원인이었다. 위 사건들은 전 국민의 분노가 사그라질 틈도 없이 ‘OOO 사건’이라 불리며 연일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리고 같은 도시에서 유사한 사건이 여러 건 발생하다보니 문화도시를 표방한 해당 도시는 이미지 손상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

숨진 아이들의 부모들은 시신을 토막 내 냉동실에 보관하거나, 시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초를 피워두거나, 숨진 아이를 야산에 묻었다고 한다. 그런데 재판과정에서 죽은 아이가 곧 부활할 것이라 믿으며 매일 시신 옆에서 기도했다고 말한 피고인도 있는 것 같고,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변소하고 있는 피고인도 있는 듯 했다. 억울해서일까? 피고인이 느끼는 억울함은 대부분 범행 당시 ‘고의’가 없었다는 항변으로 표출되는 것 같다. 재판과정에서 여러 간접적 정황을 들며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범행 당시 피고인의 심정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 또는 재물에 대한 욕망 등이 기괴한 심리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위 사건들의 경우 피고인은 부모이고 피해자는 어린 자녀이기에 범행은 더욱 잔혹하게 느껴지고, 그 때문에 더욱 ‘진지한 반성’을 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사랑한 건 틀림없는데…용서해다오’라고 말하는 피고인에게 인간이 맞는지 따져 물은 판사님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 판사님의 심정은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억울한 사람은 너무 많지만 억울하다고 평가받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억울함을 대변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정말 억울해할만한 사람인지를 생각하면서 변론에 임하고, 그런 사람을 왜 변호하고 있냐는 방청석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것은 자질이 부족해서인건지 소신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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