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언론에서 ‘국내 변호사 절반, 월급 대기업보다 적어’라는 제목의 설문조사를 보도했다. 기사의 요지는 대부분의 청년변호사가 고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변호사가 좋았던 시절이 있긴 했냐”고 반문할 정도로 요즘 법조시장은 좋지 않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부동산 복비, 법무사 등기비는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변호사 수임료는 그렇지 않다”는 자조까지 나온다.

이런 푸념들이 정말 단지 ‘돈’ 때문일까.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변호사의 길을 택한 청년변호사는 없을 것이라 단언한다. 돈을 좇은 것이라면, 이보다 더 많은 길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청년변호사가 겪는 고됨은 선배 변호사가 나름 가슴에 품었던 자긍심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변협 신문 기고를 4년 만에 다시 시작한 필자도 그동안은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다음엔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버텨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전의 연배 높은 선배 변호사님들이 느낀 자부심은 느껴볼 기회가 아직 없었다. 물론 대한민국 청년들이 ‘헬조선’을 운운하는 이때 청년변호사라고 해서 요즘말로 ‘꽃길 걷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청년변호사들에게는 생계만큼이나 자긍심이 절실하다.

지난해 말 별세하신 조준희 변호사에 대해 고은 시인은 ‘만인보’에서 “거기 변호인석에서 경쾌하게 일어나며/그의 조목조목은 산 넘고 물 건너/꽃소식 한 다발 가져 온다”고 읊었다.

생계를 고민하는 일개 청년 변호사들이 짐작하기는 어려운 경지다. 이런 글에 비추어보면 당장 지금이 어려운 청년변호사들은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음이 확실하다.

지금 청년변호사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변호사로서 자긍심을 되찾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필자와 모든 청년변호사들의 추운 일상을 녹여줄 자긍심의 곁불은 어쩌면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청변들이 곁불을 쬘 수 있도록 자긍심의 불꽃을 피우는 일은 다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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