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났다. 법조인 49명이 제20대 국회에 입성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번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법조인들에게 몇 가지 특별히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는 인권과 정의를 우선하는 의정활동을 해달라는 것이다. 당파의 색깔을 떠나 국가권력이나 경제·사회적 강자가 우리 사회 약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은 없는지, 불의와 부정한 일부 세력에 의해 다수의 이익이 훼손되는 경우는 없는지 늘 감시해주길 바란다.

둘째는 법률의 제정과 개정에 있어 전문가적 역량을 보여 우리 입법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달라는 것이다. 누가 뭐래도 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법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도 국민이 필요로 하는 법을 제 때에 잘 만드는 것이다. 특히 법률가적 지식과 양심을 작동시켜 우리 국회가 전체 이익을 도외시하고 일부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법,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위헌성이 다분한 법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는 법조인 특유의 섬세함과 성실함을 살려 타협하고 상생하는 의정활동을 해달라는 것이다. 말이나 앞세우고 싸움질만하는 정치가 아니라 합리적인 방안을 찾고 끈질기게 상대방을 설득하는 대화와 협상의 정치문화를 조성하는데 앞장서길 기대한다.

넷째는 국민의 혈세로 충당되는 정부 예산이 잘 짜이고 잘 집행되게 해달라는 것이다. 예산낭비는 없는지, 어디 빈 구멍으로 돈이 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세심하게 살펴주길 바란다.

다섯째는 제정된 법이 우리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살펴서 보완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계속해 주길 기대한다.

국회와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지탄을 받는 일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 정치 불신은 정치인들의 불행을 넘어 국민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20대 국회가 진정한 의미에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듬뿍 받길 기대한다. 그러려면 먼저 의원들 인식부터 변해야 할 것이다. 어디 가서 큰 소리치고 대접 받을 생각은 아예 접고 신발 끈 질끈 동여매고 일에만 전념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 법조인 출신 의원들부터 모범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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