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제48대 집행부가 출범 1년을 맞았다. 작년 2월 23일 하창우 협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법조계가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국민 앞에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일대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며 비장한 각오로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을 다짐한 바 있다.

하창우 집행부는 취임 일성대로 지난 1년간 사법개혁을 향해 쉼 없이 달려왔다. 전(前)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신청서를 반려하고, 새로운 대법관 후보자에게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선서를 요구하는 등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전례 없는 행보를 보였다. 사법사상 최초로 검사평가제를 시행했고, 대법원의 상고법원 도입을 적극 저지했으며, ‘김영란법’과 대법원의 형사사건 성공보수 무효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변협의 이러한 파격적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립각 일변도의 정책이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애초에 갈등 없는 개혁이란 없다. 지난 집행부 역사를 통틀어 주요 일간지 1면에 변협이 이토록 많이 등장한 것도 처음이었다. 그만큼 지난해 변협은 국민과 여론의 주목을 받았고, 화제의 중심이 됐다. 잡음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국민의 관심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다.

법조계에는 여전히 까다로운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밖으로는 법률시장의 본격적 개방을 앞두고 있고, 안으로는 변호사 수 증가, 법조직역 갈등, 사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간 갈등 등 단기간에 해결이 어려운 문제들이 제48대 집행부의 앞길을 막고 있다. 특히 변리사·세무사 등 법조유사직역의 계속되는 영역 침탈을 막고 변호사 직역을 새로이 확대하는 일이 시급하다.

하창우 집행부는 지난해 보여준 추진력으로 자신 있게 법조계의 고질적 문제들을 하나씩 타파해가기 바란다. 나날이 냉혹해지는 법조환경 속에 지친 변호사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통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 또한 하창우 집행부의 과제다.

지난 시간의 공과를 거울삼아 하창우 집행부가 남은 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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