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리의 겨울은 유독 깊다. 이곳에 가면 대지주 최씨 가문의 4대에 걸친 비극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박경리의 ‘토지’ 내용이 파노라마처럼 따라 붙는다. 그 시기 개인사와 가족사뿐 아니라 우리의 역사, 풍속, 사회사를 한겨울 백설 위에 나목으로 드리운다. 긴 담장으로 둘러친 골목길에 아직도 서희와 길상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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