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20대 국회에 입성을 꿈꾸는 많은 이들이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나서고 있다. 이들은 다들 하나 같이 자신을 국회에 보내주기만 하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 바쳐 일하겠다고 말한다.

19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자신을 의원으로 뽑아주기만 하면 국민의 머슴이 되어 주인을 잘 섬기겠다고 공언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국회에 가고 난 후 대부분이 언제 그랬냐는 듯 계파와 특정세력의 이해관계에 매몰 돼 초심을 잃었다. 4년 임기 내내 제대로 된 법률안 하나 발의하지 않고 다른 의원이 낸 법률안에 이름만 올리거나 자구만 일부 바꿔 법률안을 내는 등 불성실한 의정활동을 한 의원들이 있었는가 하면,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로비스트가 되어 편파적 법안을 내거나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하지 않고 일단 지르고 보자는 인기영합적 부실법안을 낸 의원도 적지 않았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최우수 국회의원상을 제정하여 수상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법을 다루는 법률가 집단으로서 적어도 성실하게 입법 활동을 한 의원들을 격려하자는 것이다. 또 막상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국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엉터리 의정활동을 한 의원들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번 대한변협의 최우수 국회의원상 시상이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요소를 구체적으로 세분화하여 의원들의 활동을 전부 계량적으로 산정한 전면적 의원평가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의원들의 입법 활동의 양과 질을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법률전문가 집단인 변협이 나름의 지표를 정해 의원들의 활동을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세간에 던지는 의미가 크고, 그동안 세비만 축내온 의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국회의원이 더 이상 놀고먹거나 정당이나 계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거수기 노릇이나 해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들은 초심을 잃지 않고, 좌고우면하지 않고, 국민만을 바라보고 뚜벅뚜벅 일하는 국회의원을 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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