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준섭 지음, 서해문집, 2016

 
   
 
 
 

18세기 근대혁명이 서구 유럽에서 시작됨으로써 21세기 현재까지 서구 유럽의 가치와 법이 세계의 중심적 가치와 법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맡아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서구 중심의 성장과 발전은 스스로의 개혁과 노력이 있었음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아시아 지역인과 아프리카 지역인의 희생과 고통을 토양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세계 중심적 가치와 법으로 공유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아시아 지역 국가와 아프리카 지역 국가 중에서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와 법을 제시할 수 있는 국가가 있을까?

과거 일본이 얄팍한 역사적 인식을 통한 섣부르고 왜곡된 대동아 공영을 시도하였다가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물론이고 세계 여러 국가들에게 심각한 민폐와 고통을 끼친 것을 모두들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가치와 법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명확한 대답은 아직은 하기 어려우나 적어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아시아인들은 물론이고 아프리카인들과 서구인들이 중국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어떠한 일을 함께 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일들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중국의 가치와 법에 대한 이해가 첫번째 과제이며 중국의 가치와 법에 함께 참여하고 함께 논의하는 것이 두번째 과제라고 할 것이다. 세번째 과제는 중국이 지향하는 가치와 법을 서구의 가치와 법과 함께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검토하며 논의하는 일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첫번째 과제를 위해 소준섭 박사가 집필한 중국법의 이해는 중국의 법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법체계를 일목요연하게 잘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중국법에서 현재 논의되는 쟁점의 핵심들을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정리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중국법 논의의 장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훌륭한 지침서와 안내자의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중국법 이해를 통한 아시아의 가치와 법을 회고하고 21세기 진정한 세계 공유가치 논의와 참여를 위한 시대적 임무를 한국에서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 중국법을 해설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였다. 법제사, 법사상, 법 구조에 대한 거시적 접근이거나 현장에서 사용되는 미시적 매뉴얼이었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중국 법은 반쪽으로만 해설되는 경향이 있었고, 따라서 중국 법을 공부하는 데 가장 어려운 것은 ‘시작’하는 일이었다.

중국법은 사회주의 법체계의 전통, 유교사상에서 기인한 고유한 법문화, 개혁개방 과정에서 새로 제정된 최신 법이론 등이 얽혀 있어 그 맥락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독자들이 느끼게 될 이런 어려움을 감안하여 본서는 실정법의 구조 및 사례를 다루는 데 주력한다.

그리하여 중국 법의 전체적인 구조와 그 구조를 설계한 이론을 먼저 개괄한 다음 각 부문의 개별법을 설명하고 있다.

일의대수, 가장 가까운 인접국으로서의 한국과 중국은 특히 한중 FTA를 계기로 중국 법에 대한 이해는 우리에게 그야말로 필수불가결한 요구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수요에 부응할 만한 좋은 ‘참고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중국 법의 용어와 체계가 우리와 너무 상이하고 관련 전문가도 부재하며 동시에 그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지 못한 척박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서, ‘중국법의 이해’야말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공구서(工具書)”, 혹은 교과서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중국법의 이해’는 중국과 관련된 업무를 하시는 분이나 중국법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으신 분들 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제와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법적인 이해를 필요로 하는 분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다음 작품과 함께 21세기 동아시아의 변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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