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건강칼럼에서 손유나 연세클리닉 원장님이 코골이라는 수면 장애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 주셨다.

사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장애는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스스로 증상을 체크하기도 힘들뿐더러,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라고까지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선 칼럼의 내용처럼 코골이는 그 자체로 타인의 수면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를 준다는 점, 코골이 환자의 35%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전신적으로 악영향을 준다는 점, 그리고 수면무호흡증은 수면부족 증상을 초래하여 주간기면증이나 피로감 외에도 성격변화, 인지능력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는 점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수면장애, 진단은 어떻게 하나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의 정밀진단 시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수면다원검사’이다. 수면다원검사는 특수한 기계와 설비를 이용하여 약 6~12시간 동안의 수면중인 환자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것으로, 수면 중 코와 입을 통한 공기의 흐름, 가슴과 복부의 호흡, 뇌파, 안구운동, 혈중 산소 포화도, 심전도 및 근전도 등의 7가지 검사를 동시에 시행한다. 하지만 이 수면다원검사는 특수장비의 물리적, 비용적인 측면의 한계 때문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기는 힘들다. 이에 수면장애를 일반적으로 진단하는 데에는 보통 3가지 정도의 검사를 종합하여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첫째는 병력이다. 보통 코골이나 수면장애는 본인이 인지하기보다 주변에서 언질을 해줘야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족들(배우자, 부모 혹은 형제)의 진술이나 친구들끼리 여행을 갔다가 알게되는 경우 등 주변인들이 본인에게 해당 증상이 있음을 고지해주게 된다. 두 번째는 신체검사이다. 비록 정상일지라도 상대적으로 두껍고 큰 혀 및 큰 구개편도 등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엑스레이나 CT 등의 방사선 검사를 통해서 위와 같은 신체기관들의 부조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간이수면검사, 설문지 검사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이나 불편함을 체크한 뒤, 위 3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면장애를 최종적으로 진단하게 된다.

수면장애 치료로는 수술 여부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이 되며,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구강내 장치(코골이 방지 장치)나 양압기 등의 특수 장치를 사용하는 방법과 비록 제한적인 경우에 해당이 되기는 하지만 교정치료 등이 있다.

먼저 수술법으로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기도 폐쇄를 주로 일으키는 주요 3부위(비강, 인두, 설근)를 각각 넓히기 위한 수술법이다. 개개인마다 기도 폐쇄를 일으키는 부위와 그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정밀한 검사를 통하여 원인을 분석한 후, 대부분 전신마취를 하고 위의 세 부위의 신체구조물들을 적절히 처치하여 기도를 넓히게 된다.

비수술적 치료의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구강내 장치(코골이 방지 장치)가 있다. 기도를 막는 주된 원인 부위인 혀와 연구개 사이의 기도를 넓히는 장치를 착용하여, 잠자는 동안 공기의 흐름이 끊어지는 것을 차단하는 장치이다. 구강내 장치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구강내 장치는 하악전방이동장치이다. 아래턱을 앞으로 내민 상태로 유지시켜 기도가 좁아지는 현상을 방지함과 동시에 위·아래 치아에 마우스피스를 끼워 수면 동안 아래턱이 뒤로 돌아가는 것을 방지한다. 구강내 장치는 물리적으로 기도를 넓혀줄 뿐만 아니라 혀와 주변 근육을 안정화시켜 기도를 확보하는 것을 도와주며, 기도를 유지하는 여러 근육의 긴장도를 증가시켜 그 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1982년부터 2006년 사이에 구강내 장치에 관해 3000여명의 환자에게 이루어진 89개의 연구를 바탕으로 분석해보면 수면 중 무호흡-저호흡 지수가 감소할 확률은 54%로 나타났고, 코골이는 약 45%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양압기(C-PAP)’라 불리는 장치가 있는데, 이는 양압(positive pressure)을 지속적 비강기도에 불어넣어 기도를 확보하는 장치이다. 무호흡 상태를 감지하여 무호흡이 생기면 밖에서 공기를 불어넣어 무호흡을 막는 방법이다. 치료 효과가 높고 중추성 수면무호흡에도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가격이 고가이고 수면 중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교정치료가 있다. 대부분의 환자에게 가능한 방법은 아니고, 위턱이 좁아 혀가 밑으로 처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환자에게만 특수하게 치료효과가 있다 하겠다. 교정치료로 위턱을 조금 확대시키면 밑으로 쳐졌던 혀가 정상위치로 찾아가면서 수면무호흡증이 개선될 수 있다.

최근들어 수면장애로 진단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그 치료법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던 수면장애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었다는 것이고, 의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 원인이 밝혀지고 적절한 치료법이 개발된 덕분이다. 수면장애는 신경과, 이비인후과, 치과 등에서 활발한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더 이상 고민만 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 찾아가 상담 받아보시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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