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丙申)년 새해가 밝았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고난의 2015년을 거울삼아 2016년은 희망과 행복의 새해로 만들어보자.

정치적으로 2015년은 ‘계파 정치’가 판을 친 한해다. ‘배신자’로 낙인찍혀 집권당의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유승민 의원이 계파 정치의 최대 희생양이다. 계파 갈등은 비단 여당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주류 의원들은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을 강하게 반대하기도 하였다.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계파가 다른 의원의 정책토론회에는 절대 참석하지 않고, 여당은 야당의원의, 야당은 여당의원의 정책토론회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사사건건 주류와 비주류, 친박과 비박, 친노와 비노로 갈려 계파싸움을 하는 그들에게 국민들은 냉소적이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것은 친노에 피로감을 느낀 결과로 보인다. 2015년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퇴보의 시기였다. 계파 정치는 결국 국민의 불이익과 동일한 개념이다. 대의명분도 없이 오로지 계파의 이익이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016년은 총선이 있는 해다. 벌써부터 공천권을 놓고 대립하는 형국이다. 국민을 위해 어떠한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가보다는 자신에게 공천을 줄 사람에게 부합하는 색깔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계파 정치라면 희망이 없다. 계파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가 아닌 국민의 편에 서서 오로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는 정치의 원년이 되길 기대해본다. 우리가 그런 사람을 뽑는 것이 최선이다.

경제적으로 2015년은 ‘청년일자리 창출 노력’으로 요약된다. 10%를 넘나드는 청년실업률은 심각하다.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는 반짝 효과에 그쳤다. 단기 부양책으로 경제가 안정된 것이 성과이긴 하나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냉정한 평가다. 2014년은 최근 수년간 중 사상 유례 없는 무역수지 흑자와 관광객 수 증가가 있었으나, 2015년은 무역수지 적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국가를 떠받치는 제조업의 쇠락은 향후 대한민국 경제에 크나큰 악재로 작용할 듯하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 상승이 우리나라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인 가계부채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상환이자 부담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어서 가계부채 관리가 정부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세계 3대 신용 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로 평가하였다고는 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역대 어느 때보다 차갑다. 그러나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IMF를 극복한 저력이 있다. 우리가 살면서 언제 과도기가 아니었던 적이 있었던가. 국가 신용등급 상승은 국내 경제의 체질이 탄탄하다는 증거다. 청년희망펀드가 청년의 실업률을 줄여줄 것이다. 믿어보자.

사회적으로 2015년은 ‘메르스’와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요약된다. 보건복지부는 세계보건기구 기준에 따라 구랍 12월 24일 0시에 메르스 상황이 종료되었다고 밝혔었다. 2015년 대한민국을 불안의 시간 속에 가두었던 메르스가 불과 얼마 전에 그 종식을 알린 것이다.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우리는 이 낯선 질병에 허둥대야 했다. 대한민국의 방역체계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바닥을 쳤다. 신종감염병의 해외 유입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방역당국의 체계적인 방역대책 수립은 당연하다. 정부와 집권여당이 추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국론을 분열시켰다. 반대여론이 높은 가운데 추진된 국정화는 그 필요성에 의문부호를 단 채 집필진 구성에 애를 먹고 있다. 부실한 국정교과서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사시존치 논란은 법조계의 민낯을 드러내는 일이었다. 또다른 변호사단체의 탄생은 향후 변호사의 위상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메르스는 끝이 났고, 방역당국은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새로운 질병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준비가 되었다고 믿자. 국정교과서 문제는 아직 진행 중이다. 솔로몬의 지혜를 기대하자. 변호사가 누구인가. 국민의 권익 대변자로서 갈등을 해결하는 슬기로움이 있다. 2016년에는 노동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로 비정규근로자의 고용안정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TV의 ‘응답하라’시리즈는 불패다. 지나간 시절이 지금보다 정치, 사회적으로 발전해서도, 경제적으로 윤택해서도 아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이 시간들이 너무나 팍팍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응답하라’에 ‘응답’하는 것뿐이다.

2016년은 국민을 위한 정치가 펼쳐지고, 모든 사람들이 실업, 빚 없는 사회에서 함박웃음 짓는 새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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