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몸도 마음도 넘어지기 쉬운 계절입니다. 척추는 지줏대이므로 안정성이 생명입니다. 넘어지거나 하여 척추가 무너지면 안정성을 잃을 수 있습니다.

척추가 불안정한가, 안정한가를 나누는 개념은 데니스의 삼주론(Denis three column theory)이 유명합니다. 척추를 전방, 중간, 후방의 세 등분으로 나누고 두 부분에 병변이 있으면 불안정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쉽게 말해 외상이나 질병, 염증으로 두 부분 이상 무너지면 불안정하다는 결론입니다. 약간의 이견이 있지만, 대체로 받아들여지는 개념입니다. 일반적으로 압박골절(compression fracture)은 전방의 한부분만 압박되는 것으로 안정골절이고, 방출성 골절(bursting fracture)은 두 부분 이상 무너지는 것으로 불안정 골절로 간주됩니다.

골다공증은 척추의 압박골절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65세 이상 할머니의 경우 뼈에 골다공증이 와 있다면 작은 부상, 넘어짐에도 척추가 쉽게 무너집니다. 의학적으로 이런 경우를 폐경기 이후에 생기는 급성 척추 압박골절이라 부르며, 압박골절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굉장히 많습니다. 당하게 되면 통증 또한 대단해서 집에서 꼼짝을 못하고 누워 있다가 도저히 못 참고 응급실에 오기시기도 하고, 외래로 카트에 실려서 오시기도 합니다. 허리를 두드려 보면, ‘아아’ 하며 손대지도 못하게 하십니다. 그 부위에 극심한 압통이 있으면 엑스레이 검사를 해서 이전 것과 비교하여 차이가 있으면 압박골절을 의심합니다. 더 정확한 검사는 MRI 검사입니다. 근래에 허리 압박 골절에 대해서 MRI 검사가 보험급여 인정이 되어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보고 있어 매우 긍정적입니다.

척추 압박골절은 한군데만 심하게 생겨도 허리가 구부정해지지만, 여러 마디에 생기면 허리가 잘 펴지지 않게 됩니다. 나이 들어 허리가 구부정하게 변하는 이유는 척추 여러 마디의 앞부분이 조금씩 주저앉게 되고 이것들이 모여 전체적으로 앞으로 굽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척추후만변형(kyphotic deformity)이 되고 심하면 복부의 용적이 줄어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흉강의 용적이 줄어서 심폐기능 호흡 기능도 떨어집니다.

골다공증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골밀도검사는 해마다 하는 게 좋습니다. 비용도 많이 비싸지 않습니다. 수치상 골밀도가 골다공증 범주에 들어간다면, 꾸준한 관심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골다공증은 그 자체만으로도 통증을 유발하며, 대퇴부 경부나, 척추, 손목 발목 등 다양한 부위의 골절을 쉽게 유도합니다. 이들 부위는 생활에 많이 참여하는 부위여서, 한번 다치면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줍니다. 타인의 도움을 받아 식사를 하거나, 걷지 못하고, 며칠 동안 누워 지내야만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노인에게 발생할 경우 골절 치료가 잘 되었다하더라도, 상당기간의 누워있는 시간 때문에 하지의 근력 등이 감소될 수 있어 조기에 치료나, 예방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척추압박골절의 치료는 금세기 초반에 척추체성형술이 도입되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압박골절이 있는 척추체 내에 이물질을 넣어 안정하게 해주면 통증이 많이 가십니다. 통증의 호전율이 높아 시술 후 그 다음날 걸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시술자들도 결과가 좋아 시술에 적극적입니다. 한 단계 더 발전되어 압박된 골절 부위에 굵은 관을 넣고 풍선같이 부풀려서 압박을 되돌리는 시술(kyphoplasty)도 도입이 되어서, 척추압박골절에 대해서는 좋은 시술방법이 많이 개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척추체성형술을 해 놓으면, 그 위 아래 인접부위의 변화(ASD, adjacent segment degeneration)가 올 수 있습니다. 인접부위의 변화가 오는 이유는 아마도 척추체성형술을 받은 그 부위는 재질이 강화된 이물질에 의해 타 부위에 비해 다소 강화되는 반면, 인접부위는 상대적으로 약화되어 골절이 오기 쉬운 것으로 가설화 되어 있습니다. 척추가 불안정해지면 안정화시키는 수술(나사못 고정술, 유합술 등)을 해야 합니다. 또, 신경학적 증후가 생길 경우에도 수술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신경학적 통증 후유증, 마비, 소 대변 장애, 성기능 장애 등이 덜 오거나, 안 올 수 있습니다.

백번말해도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최고입니다. 차선으로는 어쩔 수 없이 넘어져도 견딜 만큼 튼튼한 허리를 가지셔야 합니다. 햇살이 비친다 싶으면 슬그머니 산책하고(비타민 D 합성), 콩 두부 등 칼슘이 함유된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며(식이요법), 골다공증 수치가 심하면 골다공증 제재를 복용(약물요법)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넘어져도 척추체성형술의 결과는 양호하므로 큰 부담 없이 병원을 방문하시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넘어지기 쉬운 계절, 몸도 마음도 다잡고, 일상의 기본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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