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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법학전문대학원 제도와 입법형성의 자유헌법재판소 2015. 6. 25. 2011헌마769, 2012헌마209ㆍ536(병합) 변호사시험법 제18조 제1항 위헌확인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conlaw@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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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호] 승인 2015.10.19  10: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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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개요

2009년 시작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2017년 마지막으로 시행될 예정인 사법시험의 존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고, 법전원 제도가 기득권의 세습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미에서 소위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전원 제도는 사법시험을 통하여 법조인을 ‘선발’하는 기존 제도를 학교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는 새로운 제도로 전면 교체한 것이다. 기존 선발 제도에 장·단점이 있듯이 새로운 양성 제도에도 장·단점이 있다. 단점이 부각되면 고쳐야 한다. 보완할 정도의 단점이라면 하루 빨리 보완해야 하고, 아무리 보완해도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다면 제도를 바꿔야 한다. 문제는 누가 그러한 판단을 할 것인가이다. 헌법재판소는 그동안 법전원 제도의 도입 취지와 입법형성의 자유를 존중해 법전원 제도와 관련된 위헌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법전원 제도의 기본 틀에 대해서 위헌결정을 내린 것은 대상판결이 처음이다. 쟁점은 변호사시험 성적을 합격자에게 공개하지 않도록 규정한 변호사시험법(2011. 7. 25. 법률 제10923호로 개정된 것) 제18조 제1항 본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다.

Ⅱ. 결정요지

1. 법정의견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를 통하여 법학전문대학원 간의 과다경쟁 및 서열화를 방지하고, 교육과정이 충실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하여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양질의 변호사를 양성하기 위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그러나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로 인하여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어서 오히려 대학의 서열에 따라 합격자를 평가하게 되어 대학의 서열화는 더욱 고착화된다. 또한 변호사 채용에 있어서 학교성적이 가장 비중 있는 요소가 되어 다수의 학생들이 학점 취득이 쉬운 과목 위주로 수강하기 때문에 학교별 특성화 교육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학교 선택에 있어서도 자신이 관심 있는 교육과정을 가진 학교가 아니라 기존 대학 서열에 따라 학교를 선택하게 되며, 법학전문대학원도 학생들이 어떤 과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지 등을 알 수 없게 되어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법조인 양성이라는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오히려 시험성적을 공개하는 경우 경쟁력 있는 법률가를 양성할 수 있고, 각종 법조직역에 채용과 선발의 객관적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변호사시험 성적의 비공개는 기존 대학의 서열화를 고착시키는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으므로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법학교육의 정상화나 교육 등을 통한 우수 인재 배출, 대학원 간의 과다경쟁 및 서열화 방지라는 입법목적은 법학전문대학원 내의 충실하고 다양한 교과과정 및 엄정한 학사관리 등과 같이 알 권리를 제한하지 않는 수단을 통해서 달성될 수 있고, 변호사시험 응시자들은 자신의 변호사시험 성적을 알 수 없게 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다.

2. 재판관 이정미, 강일원의 반대의견

변호사시험 성적이 공개되지 않을 경우, 법학전문대학원에서의 이수 교과과정, 활동과 성취도 등 다양한 기준에 의하여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어 학생들은 성적의 고득점보다는 인성과 능력개발을 위한 노력을 하게 되므로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법학전문대학원과 학생들은 시험 준비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고, 변호사 채용에 있어서도 다면적인 기준에 의한 평가를 할 수 있으며, 석차만을 공개하지 않거나 법학전문대학원별 성적을 공개하지 않는 등의 방안으로는 법학전문대학원에서의 교육이 시험위주로 변질될 우려 및 성적공개로 인해 대학의 서열화 및 과다 경쟁을 방지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청구인들이 제한받는 사익은 자신의 변호사시험 성적을 알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러한 청구인들의 사익은 심판대상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의 요건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Ⅲ. 검토

1. 제한되는 기본권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조항이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의 성적이라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청구인의 ‘알 권리’를 제한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청구인이 주장한 ‘직업의 자유’에 대해서는 시험 성적의 비공개가 법조인으로서의 직역 선택이나 직업 수행에 있어서 어떠한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해서는 변호사시험 성적이 정보주체의 요구에 따라 수정되거나 삭제되는 등 정보주체의 통제권이 인정되는 성질을 가진 개인정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한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실시하는 각종 시험의 성적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로서 알 권리의 대상이 된다고 본 것은 타당하다. 하지만 개인의 시험 성적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대상이 되는 개인정보가 아니라는 판시 내용은 납득하기 어렵다. 청구인의 시험 성적은 “공적 생활에서 형성된 정보”로서 “인격주체성을 특징짓는 사항”이므로 개인정보이며(99헌마513 등), 시험 성적의 비공개는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을 거부한 것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제한에 해당한다.

본 사안과 밀접한 관계에 있고 침해의 정도가 큰 기본권은 오히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다. 알 권리는 “모든 정보원(情報源)으로부터 일반적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권리(2008헌마638)”로서 “표현의 자유의 한 모습(97헌마362)”이다. 즉 주권자인 국민이 사상과 의견을 자유로이 표명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에의 접근이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88헌마22)에 인정되는 권리가 알 권리다. 개인의 시험 성적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에 필요한 정보가 아니고, 일반적으로 접근가능한 정보도 아니다.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의 공개와 관련된 사안이면 무조건 제한되는 기본권을 알 권리라고 판단하는 판례의 태도는 수정되어야 한다. 일반인이 정보공개를 청구할 때는 알 권리가 주된 기본권이지만, 정보주체가 청구할 때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주된 기본권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본 사안에서 직업의 자유가 제한되는지 여부는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심판대상조항이 직업의 자유를 직접 제한하는 바는 없으나, 변호사시험 성적이 변호사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변호사라는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이 가장 크게 제한받는 생활 영역 역시 직업의 자유다. 그렇다고 보면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하여 제한되는 주된 기본권을 직업의 자유라고 보아 그 위헌성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대상판결은 심판대상조항이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바 없다고 하면서도 위헌을 논증하는 과정에서 변호사시험 성적이 “각종 법조직역의 진출과정에서 객관적 지표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점, 즉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강조하고 있어 이율배반적이다.

2.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와 입법형성의 자유

법전원 제도와 관련된 선행 사건에서 주된 쟁점은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였고, 헌재는 입법재량을 인정하여 이를 위헌심사에 반영하였다. 법전원 석사학위 취득자에 한하여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변호사법 제5조 제1항 본문에 대한 위헌심사에서 “위와 같은 입법재량을 감안하여 헌법 제37조 제2항의 요구가 다소 완화된다”고 하였고(2009헌마754), 법전원 입학자 중 비(非)법학사 및 타교출신 비율이 1/3 이상 되도록 규정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2항 및 제3항에 대한 위헌심사에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로스쿨의 입학정원을 전공별 및 출신학교별로 제한하는 경우에…입법자가 그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2007헌마1262).

대상판결에서도 반대의견은 “입법자는 변호사시험이라는 전문분야에 관한 자격제도를 마련함에 있어서 그 제도를 마련한 목적을 고려하여 정책적인 판단에 따라 자격제도의 내용을 정할 수 있고, 그 내용이 명백히 불합리하고 불공정하지 아니하는 한 원칙적으로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가 인정된다”고 하였으나, 법정의견은 입법형성의 자유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법정의견은 통상의 과잉금지원칙을 적용하여 알 권리의 침해 여부를 검토하였다. 법정의견의 논증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첫째, 법정의견은 수단의 적절성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는 입법목적을 잘못 잡은 데 기인한다.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는 한번의 시험이 아닌 학교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고자 하는 법전원 제도의 도입 취지를 실현하기 위한 데 목적이 있는 것이지, 법정의견처럼 ‘대학의 서열화 방지’에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침해의 최소성 심사는 “입법자에게는 전문직 자격제도에 관한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므로, 변호사시험에 있어서도 어떠한 제도를 선택할 것인지에 관하여 형성의 여지가 있다”는 종전 판례(2009헌마608 등)에 따라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필요한 범위 내의 것인지를 심사하는” 완화된 기준을 채택하는 것이 올바른 분석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법정의견은 법전원 제도 아래서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어떻게 침해하는지 논증하지 않고, 법전원 제도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변호사의 전문성은 일단 변호사가 된 다음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상당 기간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음과 동시에 학문적·이론적으로 깊이 연구·천착함으로써 비로소 달성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시하여 법전원에서의 전문성 교육을 부정하고, “우리나라의 변호사시험은 단순한 자격시험에 그치지 않고 선발시험의 성격도 가지고 있는 점에 비추어…변호사시험 성적은…각종 법조직역의 진출과정에서 객관적 지표로서 기능할 수 있다”라고 하여 한번의 시험이 아닌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법전원의 도입 취지를 부정하고 있다.

대상판결에서 7명의 재판관들은 법전원 제도 자체에 대한 깊은 불신과 사법시험 제도의 기본 틀(시험에 의한 선발)을 유지하고자 하는 적극적 의사를 분명히 나타냈다. 과거 사법시험을 계속해서 실시하는 방안(사법시험 존치안)이나 법전원의 석사학위 취득자가 아닌 사람도 예비시험을 합격하면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예비시험안)에 부정적이었던 종전 태도(헌재 2012.3.29. 2009헌마754 2012.4.24. 2009헌마608 등)가 그대로 유지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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