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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판례]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사건
판례제공 : 강성헌 변호사  |  법무법인 (유)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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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호] 승인 2015.09.25  17: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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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지 여부의 판단기준

1. 사실관계
원고와 피고는 1976년 3월 9일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서 그 사이에 성년인 자녀 3명을 두었는데, 원고는 2000년 1월경 집을 나와 원고의 딸을 출산한 소외인 A(이하 ‘A’라고 한다)와 동거를 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집을 나간 후 혼자서 세 자녀를 양육하였는데, 직업이 없어서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월 100만 원 정도의 생활비로 생계를 유지하였으며, 원고는 세 자녀의 학비를 부담하였다. 피고는 별거를 시작한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혼인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은 하지 않았다.

원고는 당뇨와 고혈압의 질환이 있고 합병증으로 인하여 신장장애 2급의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데, 2011년 말경 피고와 자녀들에게 신장이식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가 거절당한 채 A의 도움을 받아 집에서 복막투석을 받고 있는 등 A의 개호와 협력이 없이는 생활하기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고, A와 동거하면서 그 사이에 태어난 미성년의 딸을 양육하고 있다. 피고도 원심 변론종결 당시 만 63세가 넘는 고령으로서 위암 수술을 받고 갑상선 약을 복용하고 있는 등 건강이 좋지 않고, 원고와의 혼인관계에 애착을 가지고 혼인을 계속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하여 재판상 이혼을 청구한 바, 제1심과 원심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2. 대법원 판결의 요지
(1) 다수의견
1. 대법원은 일찍부터 재판상 이혼원인에 관한 민법 제840조는 원칙적으로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 왔다. 그리하여 민법 제840조 제1호 내지 제5호의 이혼사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그 이혼사유를 일으킨 배우자보다도 상대방 배우자에게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그 상대방 배우자는 그러한 이혼사유를 들어 이혼청구를 할 수 없다고 하였다. 또한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이혼사유에 관하여도 혼인생활의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사유로 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임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법원은 제6호 이혼사유에 관하여, 혼인의 파탄을 자초한 배우자에게 재판상 이혼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혼인제도가 요구하고 있는 도덕성에 근본적으로 배치되고 배우자 일방의 의사에 의한 이혼 내지는 축출이혼을 시인하는 부당한 결과가 되므로 혼인의 파탄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희망하지 아니하고 있는 상대방 배우자의 의사에 반하여서는 이혼을 할 수 없도록 하려는 것일 뿐, 상대방 배우자에게도 그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까지 파탄된 혼인의 계속을 강제하려는 취지는 아니므로, 상대방 배우자도 이혼의 반소를 제기하고 있는 경우 혹은 오로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이혼에 불응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에 있어서는 혼인의 계속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하는 등 이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비록 혼인의 파탄에 관하여 전적인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라 할지라도 이를 인용함이 타당하고, 그러한 경우에까지 이혼을 거부하여 혼인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은 쌍방이 더 이상 계속할 의사가 없는 혼인관계가 형식상 지속되고 있음을 빌미로 하여 유책배우자를 사적으로 보복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이를 시인할 수 없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제6호 이혼사유에 관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아니하는 종래의 대법원판례를 변경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은 그 주장이 들고 있는 여러 논거를 감안하더라도 아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 그러나 대법원판례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혼인제도가 요구하는 도덕성에 배치되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방지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혼인제도가 추구하는 이상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책임이 반드시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한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혼인과 가족제도를 형해화할 우려가 없고 사회의 도덕관·윤리관에도 반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허용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대법원판례에서 이미 허용하고 있는 것처럼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일방의 의사에 의한 이혼 내지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는 물론, 나아가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파탄 당시 현저하였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과 같이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유책배우자의 책임의 태양·정도,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 및 유책배우자에 대한 감정, 당사자의 연령, 혼인생활의 기간과 혼인 후의 구체적인 생활관계, 별거기간, 부부간의 별거 후에 형성된 생활관계, 혼인생활의 파탄 후 여러 사정의 변경 여부, 이혼이 인정될 경우의 상대방 배우자의 정신적·사회적·경제적 상태와 생활보장의 정도, 미성년 자녀의 양육·교육·복지의 상황, 그 밖의 혼인관계의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한다.

(2) 대법관 6인의 반대의견
혼인생활의 회복이 불가능하여 법률이 예정한 부부공동생활체로서의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소멸하였다면, 이는 실질적인 이혼상태라 할 것이므로 그에 맞게 법률관계를 확인·정리하여 주는 것이 합리적이고, 혼인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파탄 상태에 이르러 혼인의 실체가 소멸한 이상 귀책사유가 그 혼인 해소를 결정짓는 판단기준이 되지 못하므로, 회복불가능한 상태의 파탄에 이르게 된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이혼사유에 의한 재판상 이혼청구를 허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의 종전 대법원판례는 변경되어야 한다.

3. 판례해설
대법원은 종래 신의칙과 여성배우자 보호를 큰 축으로 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불허하여 왔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간통죄가 폐지되고, 하급심에서 파탄주의적 경향의 판결이 잇따라 선고되자, 전원합의체 판결을 앞둔 대법원이 과연 유책주의에 종말을 고하는 판결을 선고할 것인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2015. 9. 15. 선고된 전원합의체 판결의 결론은 유책주의 원칙의 유지였다.

본 판결의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은 크게 세 가지 지점에서 대립하였다. 먼저, 유책배우자에 대한 혼인생활 계속의 강제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반대의견은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고 객관적 회복가능성이 없는 경우라면 그 혼인을 토대로 하여 형성된 가정이 그 구성원인 부부와 자녀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는 조직체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 지속이 오히려 자녀에 대해 부부의 악감정을 대물림시켜 부모와 자녀관계마저 파탄시킬 우려가 있다고 본 반면, 다수의견은 다른 파탄주의 국가들과는 달리 우리 이혼법이 협의상 이혼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유책배우자도 진솔한 마음과 충분한 보상을 통해 이혼할 방법이 있어 유책배우자의 행복추구권을 위해 굳이 파탄주의를 도입해야 할 필연적 이유는 없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다수의견이 ‘가혹조항’, ‘이혼 후 부양제도’ 등 혼인관계 파탄에 책임이 없는 상대방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입법적 보호가 마련되지 않았음을 들어 파탄주의의 도입을 시기상조로 판단한 반면, 반대의견은 여성의 자립에 관한 사회·경제적 여건이 개선되었고 재산분할청구권·면접교섭권 등 법제도가 정비된 만큼 재판실무의 운영을 통해 상대방 배우자 등의 보호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세 번째로, 다수의견은 간통죄 위헌결정이 사실상 중혼에 대한 형사처벌규정의 폐지라 보고, 중혼과 축출이혼의 방지를 위해 유책주의를 고수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으나, 반대의견은 간통죄와 혼인파탄에 따른 이혼은 그 제도의 목적과 법적 효과가 다르며, 이혼청구권의 인정여부가 외형뿐인 혼인 계속을 강제하여 응보 내지 사적 보복의 달성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여 이를 비판하였다.

이러한 팽팽한 대립의 결과 7:6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대법원의 기존 판례가 유지되는 결론에 도달했지만, 유책주의와 파탄주의의 대립은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사회문화적·경제적 상황의 변화, 양성평등의 진전, 관련 법제도의 정비 등에 따라 그 결과가 유동적이라 할 것이다.

이 판결의 의의는 이처럼 유책주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에 있음과 더불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예외적으로 가능한 경우를 보다 완화하는 취지로 설시했다는 데 있다. 대법원은 ‘이혼을 청구하는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쌍방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을 제시하고 있는 바,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충분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졌는지 여부가 향후 소송 실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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