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소변이 마렵고 이 때문에 밤에 잠을 자주 깨어 소변을 보는 등의 비뇨기 증상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중에서 과민성 방광(overactive bladder)이라는 것이 있다.

요로 감염이 없고 다른 명백한 질환이 없으면서 하루 8회 이상 자주 소변을 보는 증상(빈뇨), 강하고 갑작스런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이 마려우며 참을 수 없는 증상(요절박),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싸는 증상(절박성 요실금), 야간 수면 시간에 배뇨를 자주 하는 증상(야간뇨) 등은 과민성 방광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과민성 방광은 특히 여성에서 더 잘 나타나며 그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려 사회 생활을 어렵게 한다. 소변을 참을 수 없어 소변 횟수가 잦아지면서 수면 부족과 업무 능력 저하가 초래될 수 있고, 정신적으로는 우울증과 수치심을 유발하여 대인관계 기피 등 다양한 형태로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줄 수 있다.

과민성 방광 환자가 당뇨 환자보다도 삶의 질이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고, 과민성 방광은 결국 수면 및 주간 활동을 방해하고, 불편감, 수치심, 자신감 상실 등으로 환자를 고립시켜 신체적 건강뿐만이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불안장애 환자 중 많은 환자들이 자주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자주 가는 빈뇨 증상과 자다가도 소변을 보기 위해 자주 깨는 등 불면증과 수면장애를 겪는다. 이로 인해 결국 기분의 변화가 나타나고, 낮 시간에 자주 졸리고 피로감을 느끼며 능률이 떨어지기도 하고, 인지 기능의 저하와 함께 사고의 위험성을 초래한다.

노인 인구의 낙상 사고 중 25%가 야간에 일어나는데, 이 중 25%가 소변을 보기 위해 깨어 일어나다가 발생하며, 이는 결국 사고로 인한 노인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과민성 방광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에는 요로 감염 등의 비뇨기 질환 및 부인과적 질환과, 호르몬 결핍, 약물 부작용, 과도한 수분 섭취, 변비, 비만, 당뇨 등과 함께 불안 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건강 문제가 있다.

과민성 방광의 진단을 위해서는 증상에 대한 평가, 신체검사, 소변 검사를 통한 요로 감염 여부 및 하루 중 배뇨 시간, 배뇨량, 배뇨 횟수, 수분 섭취량, 요실금 발생 횟수 등을 기록하는 배뇨일지가 도움이 된다.

또한, 비뇨기과적 혹은 부인과적 병력 및 검사, 당뇨 혹은 신부전, 이뇨제 복용 등 빈뇨와 야간뇨를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의 복용 여부, 방광 자극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변비, 요로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배뇨통, 증상 발현 시기, 가능한 원인, 즉 신경학적 원인이나 대사적 원인 등에 대한 검사 등과 신경질환이 동반되었거나 동반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요역동학 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과민성 방광에 대한 원인 검사에서 특별한 기질적, 신체적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정신건강의학적, 심리적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특히, 신경학적 원인이나 요로 감염에 의한 것이 아닐 때, 우울, 불안 증상이 항상 동반될 때, 항불안제나 항우울제에 치료반응을 보일 때, 신경 비뇨 관련 약물에 반응하지 않을 때에는 정신건강의학적, 심리적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과민성 방광 환자의 관리에 있어 정신 건강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과민성 방광의 치료로는 행동 치료와 약물치료 등이 있는데, 행동 치료로는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배뇨에 관한 교육과, 본인의 배뇨 습관 중 올바르지 못한 부분을 개선시키도록 시간제 배뇨법, 방광 훈련, 골반근육 운동, 바이오피드백 치료 등을 들 수 있다. 약물 치료는 행동치료와 더불어 과민성 방광 치료의 일차적 치료로 주로 사용되는 약제는 항콜린제(부교감신경 억제제)이다.

과민성 방광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가이드와 식이요법을 준수한다면 발생 및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비만 환자에서 과민성 방광의 위험이 높으므로 체중 조절을 위해 적당한 운동을 하고, 만성적인 기침은 방광 자극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금연한다.

육류의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섭취를 늘려 변비를 개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탄산 음료에는 인공감미료, 착색제, 방부제, 구연산 등 방광을 자극하는 물질들이 들어 있어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탄산음료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카페인은 이뇨 효과 외에 방광을 흥분시키는 작용이 있으므로 카페인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과도한 수분 섭취 역시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수분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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