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렀을 때 직장에서의 업무에 더 충실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후회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본다. 인생의 여정에서 힘든 순간에 직면하였을 때 자신의 인생을 처음부터 아니면 어느 시간 이후부터 다시 시작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가질 때가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통하여 과거로 돌아가서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으면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학업, 학위, 취직, 사회적 성공, 물질적 풍요 등 각자가 가진 가치관에 따라 행복과 더 큰 성취를 위하여 한 단계씩 더 높은 사다리를 타고 일정 지점까지 올라갔는데 사다리가 엉뚱한 곳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인생의 길에서 뭔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점검을 해야 한다. 유한한 재화와 위치를 무한한 욕망이 갈구하고 있으니 경쟁과 갈등이 존재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힘든 일이 생기면 일상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조금은 일탈을 꿈꾸거나 취미 생활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15소년 표류기, 로빈슨 크루소, 파리대왕에 등장하는 장면과 같이 무인도에서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 도달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텔레비전에서 자연적으로 극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하여 대처를 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혹시 저러한 일이 스스로에게 발생할 경우에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까 궁리해 보기도 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운동에 집착하는 분들이 있다. 사연을 들어보면 어떤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여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노력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건강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으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듯하다.

사람들의 얼굴 모양이 다른 것처럼 각자가 좋아하는 취미도 다르게 마련이다. 인사기록카드 등에 보면 취미를 기재하는 란이 있기도 하다. 통상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독서, 등산, 골프, 낚시, 자전거, 음악 감상, 요리, 산책, 여행, 스쿠버 다이빙, 서핑 등이라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참으로 다양하다. 최근에는 자신들의 취미생활을 SNS에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앉아서 좋은 구경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다.

단조로운 일상 생활에 무료함을 느낄 때 삶에 리듬과 액센트를 주는 취미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즐거움에서 시작하여 건강이나 지혜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취미가 되면 더욱 좋겠다. 취미란 한 폭의 동양화에서 여백의 미를 나타내는 것과 같이, 인생이란 나그네길에서 영혼의 무게를 느낄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변화를 위한 새로운 자극은 언제나 필요하다.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진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위하여 살고 있는지 생각할 여유를 갖는 것도 좋은 일이다.

삶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다. 4개 또는 5개의 보기에서 정답을 고르는 객관식 시험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고비마다 앞에 놓여 있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적절한 결정을 하고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로 보고서와 결정문을 여러 번 읽고, 오자와 탈자가 없는 상태를 만들기 위하여 부단히 애쓰는 동안 시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근시와 노안이 찾아오고,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비문증에 걸리기도 한다. 별다른 치료법도 없다. 안경을 쓰고 있어도 불편하고, 벗고 있어도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으며, 다초점렌즈도 뭔가 어색하고 적응이 쉽지 않다.

언제인지는 분명하게 모르지만, 인간의 삶은 유한한 것이므로 누구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종기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면 지금의 생활과는 다른 것을 다른 방식으로 영위하면서 살고 있을 가능성이 많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그네처럼 홀가분하게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다.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이 용이하지 않고, 경제적 사정이 허락하지 않아서 그럴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을 원하고 있을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방황을 하고 현명한 사람은 여행을 한다는 말도 있다.

낯익은 거리를 이방인의 시야로 보는 것도 새롭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많이 알고 떠날수록 여행의 즐거움은 커지고 추억이 많아진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 더욱 친근한 느낌을 주는 수확의 계절이 돌아왔다.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새처럼 훨훨 날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줄 멘토는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에게 가슴 뛰는 일은 무엇인지 찾으러 길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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