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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판례]형법 제347조의2 컴퓨터등 사용사기죄에 있어서의 ‘재산상 이익’또는 ‘사람의 처분행위가 개재됨이 없이 컴퓨터등의 정보처리과정에서 이루어진 행위’의 의미
판례제공: 이영삼 변호사  |  yslee@sh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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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호] 승인 2015.09.07  09: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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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도16099 판결

1. 사실관계

피고인들은 지방자치단체인 발주처의 재무관 컴퓨터와 입찰자의 컴퓨터에 각각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이를 운용하여 재무관 컴퓨터로부터 예비가격(이하 ‘예가’) 15개 및 그 추첨번호를 미리 알아내고, 입찰자 컴퓨터에서 미리 지정된 추첨번호 4개가 선택되도록 입찰자가 선택한 추첨번호를 변조·조작하여 입찰 대상 공사의 낙찰하한가를 산출하고, 이를 토대로 낙찰 가능한 입찰금액을 특정 입찰자들에게 알려주어 해당 입찰자가 낙찰받게 하였다.

위 각 시설공사의 전자입찰은 모두 적격심사를 거치게 되어 있고, 적격심사 대상공사에 대한 전자입찰은 입찰공고, 예비가격 작성, 투찰, 개찰, 적격심사, 낙찰자 선정, 계약의 순서로 이루어지는데, 그 구체적 과정은 아래와 같다.

(1) 먼저 발주처의 재무관이 입찰공고를 한다. (2) 개찰 전까지 인증된 재무관용 컴퓨터를 통하여 조달청 서버에서 공사기초금액의 ±3% 범위 내에서 15개의 예가를 생성하되, 각 예가와 이에 대응하는 추첨번호는 임의로 섞여 재무관의 인증서와 함께 암호화되어 조달청 서버에 전송·저장된다. (3) 입찰자는 입찰기간 중 인증된 입찰자용 컴퓨터를 이용하여 입찰금액을 입력한 다음 예가가 표시되지 않는 15개의 추첨번호 중 임의로 2개를 선택하여 조달청 서버에 그 값을 전송·저장한다. (4) 개찰시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입찰자들이 선택한 예가 추첨번호 중 가장 많이 선택된 상위 4개의 번호에 대응하는 예가를 평균하여 공사예정금액을, 여기에 투찰율을 곱한 낙찰하한가를 산정하게 된다. (5) 재무관은 낙찰하한가 이상 공사예정가격 이하로서 낙찰하한가에 가장 근접한 입찰금액으로 투찰한 입찰자 순서대로 계약이행경험, 기술능력, 재무상태,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적격심사를 거쳐 일정 점수 이상인 자를 낙찰자로 결정한다.

검사는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범죄사실에 대하여 형법 제347조의2 컴퓨터등 사용사기죄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2. 판결의 요지

이 사건의 제1심과 파기환송전 원심은 컴퓨터등 사용사기죄를 인정하여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하였으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심 판결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였다.

“형법 제347조의2는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이는 재산변동에 관한 사무가 사람의 개입 없이 컴퓨터 등에 의하여 기계적·자동적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증가함에 따라 이를 악용하여 불법적인 이익을 취하는 행위도 증가하였으나 이들 새로운 유형의 행위는 사람에 대한 기망행위나 상대방의 처분행위 등을 수반하지 않아 기존 사기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신설한 규정이다.

여기서 ‘정보처리’는 사기죄에 있어서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상응하는 것이므로 입력된 허위의 정보 등에 의하여 계산이나 데이터의 처리가 이루어짐으로써 직접적으로 재산처분의 결과를 초래하여야 하고, 행위자나 제3자의 ‘재산상 이익 취득’은 사람의 처분행위가 개재됨이 없이 컴퓨터등에 의한 정보처리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적격심사를 거치게 되어 있는 시설공사의 전자입찰에 있어서 특정 건설사가 낙찰하한가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고 투찰할 경우 그 건설사가 낙찰자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낙찰하한가에 가장 근접한 금액으로 투찰한 건설사라고 하더라도 적격심사를 거쳐 일정 기준 이상이 되어야만 낙찰자로 결정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 등이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에 입찰자들이 선택한 추첨 번호가 변경되어 저장되도록 하는 등 권한 없이 정보를 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직접적으로 얻은 것은 낙찰하한가에 대한 정보일 뿐, 위와 같은 정보처리의 직접적인 결과 특정 건설사가 낙찰자로 결정되어 낙찰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게 되었다거나 그 낙찰자 결정이 사람의 처분행위가 개재됨이 없이 컴퓨터등의 정보처리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3. 대상 판결의 의의

개정 형법(2001. 12. 29. 법률6543호)에서 신설된 컴퓨터등 사용사기죄는 전자기록위작·변작죄와 함께 컴퓨터범죄에 대한 대책으로서 핵심적인 의미를 가지는 조항이었다.

그러나 최근까지 이에 대한 대법원의 구체적인 판결이 거의 없어 위 범죄의 구성요건 해당성에 관한 해석은 학설에만 의존해 왔다. 대상 판결은 ‘정보처리’는 사기죄에 있어서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상응하는 것이므로 입력된 허위의 정보 등에 의하여 계산이나 데이터의 처리가 이루어짐으로써 직접적으로 재산처분의 결과를 초래하여야 하고, 행위자나 제3자의 ‘재산상 이익 취득’은 사람의 처분행위가 개재됨이 없이 컴퓨터등에 의한 정보처리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판시함으로써 형법 제347조의2 컴퓨터 등 사용사기죄의 구성요건 해당성에 관한 선례적인 판례로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 사건과 관련하여 참고할 점은 파기환송후 원심에서 검사는 공소사실을 주위적으로 ‘컴퓨터등 사용사기’로, 예비적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로 변경하였는데, 원심은 이에 대하여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유죄 취지로 원심 판결을 다시 파기·환송하였다.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도11966 판결

피고인들은 악성프로그램을 통하여 이 사건 각 입찰에서 낙찰자 선정의 기준이 된 공사예정가격과 그에 따라 산정된 낙찰하한가를 사전에 조작하고 이를 모르는 발주처의 재무관으로 하여금 그 가격이 부정한 행위 없이 정상적으로 결정된 공정한 가격이라고 믿게 하여 낙찰자 선정 절차가 진행되도록 하고, 나아가 특정 입찰자에게 그 가격을 알려 주어 그로 하여금 그 가격에 가장 근접한 입찰금액으로 투찰하도록 했다.

발주처의 재무관이 만약 그러한 사정을 알았더라면 위와 같이 부정한 방법으로 정하여진 가격을 기초로 낙찰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여 위와 같은 특정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피고인들이 낙찰하한가의 결정 과정을 적극적으로 왜곡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정하여진 낙찰하한가를 토대로 특정 입찰자가 입찰가격을 정하여 투찰한 일련의 행위는 이 사건 발주처의 재무관이나 입찰담당자에 대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또 피고인들의 이러한 기망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인 발주처나 입찰담당자가 특정 입찰자에 대하여 최우선적인 지위를 부여하여 적격심사를 진행함으로써 그 특정 입찰자가 이 사건 각 공사의 낙찰자로 결정되고 나아가 그에 따른 공사계약 체결과 공사대금 지급이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하므로, 위 기망행위와 이러한 처분행위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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