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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판례]위험회피거래와 이해상충방지의무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2757 판결
판례제공 : 변호사 최현오  |  hochoi@onelaw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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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호] 승인 2015.06.08  10: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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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관계

피고는 삼성SDI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quity-Linked Securities, 이하 ‘ELS’)을 발행한 증권회사이며, 원고들은 피고가 발행한 ELS를 매입한 투자자들이다.

이 사건 ELS는 발행일인 2005. 3. 16.의 삼성SDI 보통주(이하 ‘기초자산’) 종가인 10만8500원을 기준가격으로 하고, 중간평가일 및 만기평가일의 기초자산 종가를 그 평가가격으로 하며, 중간평가일은 이 사건 ELS 발행 후 4, 8, 12, 16, 20, 24, 28, 32개월 경과 시점으로 총 8차에 걸쳐 있고, 만기평가일은 2008. 3. 17.이다.

피고는 이 사건 ELS 투자자에게 각 중간평가일에 기초자산 중간평가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높거나 같을 경우 또는 기준가격 결정일 다음날인 2005. 3. 17.부터 해당 중간평가일까지 삼성SDI 보통주 가격이 장중가를 포함하여 한번이라도 기준가격의 110% 이상으로 상승한 적이 있는 경우에는 이 사건 ELS의 액면금에 각 차수가 도래할 때마다 액면금의 3%씩 증액된 수익금(연 9%의 수익금)을 더하여 중도상환금으로 지급하기로 하였다.

이 사건 ELS의 두 번째 중간평가일인 2005. 11. 16.(이하 ‘이 사건 중간평가일’) 삼성 SDI 보통주는 위 기준가격인 10만8500원에 거래되기 시작하여 같은 날 오후 12:00경부터 거래가 종료되기 10분 전인 14:50경까지는 위 기준가격 이상인 10만8500원 또는 10만9000원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피고 소속 트레이더는 같은날 거래가 종료되기 직전인 14:50경부터 15:00경까지 사이에 삼성SDI 보통주 13만4000주에 대하여 9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매도 주문을 내고, 그 중 8만6000주를 매도하였으며, 결국 당일 삼성SDI 보통주의 종가는 위 기준가격 이하인 10만8000원이 되었다. 이후 이 사건 ELS는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다.

원고들은 만기일에 피고로부터 원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만기상환금으로 지급받게 되자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중간평가일에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되었다고 주장하며 약정중도상환금에서 만기상환금을 뺀 차액 상당을 청구하였다.

2. 원심(서울고등법원 2012. 12. 14. 선고 2010나58607)의 판단 : 원고들의 항소 및 예비적 청구 기각

ELS 상품은 기초자산이 기준가격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 경우 약정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바, ELS를 발행한 금융기관은 ELS 발행으로 인한 위험을 회피하고, ELS 상환재원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금융기관은 이른바 ‘델타헤지’라는 금융기법을 활용하여 ELS의 기초자산을 거래함으로써 기초자산의 주가 변동에서 야기되는 위험을 관리함과 동시에 그 거래과정에서 얻게 되는 이익을 ELS의 상환재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원심은 델타헤지 거래행위가 ELS 발행의 전제조건으로 보편성과 필요성이 인정되는 헤지방법일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자산운용 건전성을 위해 법령상 강제되는 헤지거래의 한 방법이라고 할 것이므로 단지 거래수량이 많다거나 매매시기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만으로 델타헤지로 인한 주식매매가 인위적인 시장조작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피고가 2005. 11. 1.부터 2005. 11. 30.까지 사이에 델타값과 실제 주식보유수량을 정확하게 일치시키지는 않았으나 델타값의 증감에 따라 실제보유수량을 증감시켜온 점, 피고의 델타헤지 모습이 델타헤지의 기본원리에 정확하게 부합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우나 트레이더에게는 일정한 위험수준 한도 내에서는 재량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중간평가일에 피고가 대량매도주문을 한 것 역시 델타헤지에 부합하는 거래라고 판단하고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특정일의 종가에 의하여 델타값이 산정된 이후에 다음날 보유할 현물주식 수량을 맞추어 나가는 것이 적절한 델타헤지 원리라고 보게 되면 금융기관은 특정일의 다음날까지 현물주식의 보유에 따른 리스크를 전적으로 부담하여야 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에게 부당한 위험을 용인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원심은 사기적 부정거래 등과 관련한 원고의 예비적 청구 역시 피고의 행위는 정당한 델타헤지 거래행위로서 금융기관이 위험을 관리하기 위하여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것이므로 이를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하여 고의로 위계를 쓴 사기적 부정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이 사건 상고심의 판단

상고심은, 피고가 이 사건 ELS와 관련된 델타헤지거래로 삼성SDI 보통주를 매도하는 것은 위험회피라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므로 그 과정에서 투자자의 신뢰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과 같이 중간평가일의 기초자산 가격이 중도상환조건을 성취시키는 가격에 근접하여 형성되고 있어 그 종가에 따라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될 가능성이 커서 피고와 투자자 사이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상황에서는 피고가 중도상환조건의 성취여부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는 방법으로 헤지거래를 함으로써 투자자를 보호해야지 그 반대로 중도상환조건의 성취를 방해함으로써 투자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헤지거래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였다. 상고심이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피고는 이 사건 중간평가일에 델타값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삼성SDI 보통주 중 상당량을 매도할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중도상환조건 성취 여부와 무관하게 이 사건 중간평가일의 접속매매시간대 전체에 걸쳐 분산하여 매도함으로써 중도상환조건 성취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인 종가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의무가 있었다. 나아가 단일가매매시간대 직전의 삼성SDI 보통주의 가격이 기준가격을 상회하여 투자자로서는 이 사건 ELS의 중도상환조건이 충족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는 단일가매매시간대의 시장수급에 영향을 줄 것이 예상되는 대량의 매도주문을 하려면 조건성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기준가격 이상의 호가를 제시하였어야 했다. 피고가 이 사건 중간평가일에 이르기까지 델타헤지를 하면서도 삼성SDI 보통주를 델타값에 일치시키지 않고 그 이상으로 보유하여 온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를 요구하는 것이 피고에게 과다한 위험을 부담시키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중간평가일의 접속매매시간대에는 매도 주문 시 그 호가 대부분을 직전체결가보다 높게 제시하여 대부분의 계약체결이 무산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오히려 총 7만주의 매수 주문을 내기도 하는 한편, 단일가매매시간대에는 같은 시간대 전체 매도 주문의 약 79%를 차지하는 13만4000주에 관하여 매도 주문을 하면서 그 중 9만4000주에 관하여는 기준가격인 10만8500원에 미치지 못하는 호가를 제시하였고, 단일매매시간대 전까지 기준가격인 10만8500원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던 삼성SDI 보통주가 피고의 위와 같은 대량매도 주문으로 인하여 종가가 10만8000원으로 결정되었으며, 결국 이 사건 ELS의 중도상환조건 성취가 무산되었다.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원고들에 대한 투자자보호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서 신의성실에 반하여 이 사건 ELS의 중도상환조건 성취를 방해한 것이다.

4. 검토

가. 델타헤지의 기본원리 및 방식

델타헤지는 기초자산의 가격변화에 대한 옵션가치의 민감도를 표현하는 단위인 델타값을 근거로 가격변동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적정한 수량의 기초자산을 보유해 옵션의 손익과 보유하는 기초자산의 손익이 상쇄되도록 하는 거래방법이다. 기본적으로 주가 상승시에는 기초자산을 매도, 하락시에는 매수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델타(기초자산 변화에 따른 ELS의 가치 변화)를 ‘0’으로 만드는 포지션을 취하기 때문에 델타중립(Delta Neutral)전략이라고도 불린다.

ELS 상품은 기초자산이 기준가격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 경우 약정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바, ELS를 발행한 금융기관은 ELS 발행으로 인한 위험을 회피하고, ELS 상환재원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금융기관은 델타헤지라는 금융기법을 활용하여 ELS의 기초자산을 거래함으로써 기초자산의 주가 변동에서 야기되는 위험을 관리함과 동시에 그 거래과정에서 얻게 되는 이익을 ELS의 상환재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실제 거래에서 이용되는 델타값은 파생상품 가격결정모델 내에 여러 시장변수를 입력하여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산정되고 그에 따라 금융기관이 보유하여야 할 기초자산의 수량도 산출된다. 실무에서는 헤지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동종의 기초자산으로 발생하는 위험을 하나의 풀(Pool)로 관리하여 델타값도 일괄하여 산정하는 풀링(Pooling)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위 사건에서도 피고는 이 사건 ELS를 포함하여 삼성SDI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6개의 ELS 상품을 통합하여 델타헤지를 수행하였다.

ELS의 구조가 가격이 변함에 따라 옵션의 가치 또는 손익구조가 비례적으로 변하는 구조가 아닌 이른바 ‘전부 아니면 전무’의 구조(이 사건 ELS의 경우 삼성SDI 보통주가 조기상환기준가격인 10만8500원을 상회하면 100원 상승이든 1원 상승이든 일정한 수익인 연 9%를 얻고, 조기상환기준가격을 하회하면 1원 하락이든 100원 하락이든 동일하게 수익금을 지급받지 못함)를 가지기 때문에, 중간평가일에 가까워질수록, 나아가 상환기준가격 근처에서 주가가 변화할수록 델타값이 급격히 증가하였다가 다시 급격히 하락하는 특성을 보인다.

나. 델타헤지의 필요성

금융기관들은 법령상 자산운용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헤지를 통한 위험관리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거래를 취급하는 금융기관의 경우 그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고 헤지하여 재무건전성을 유지, 확보함으로써 고객의 위탁재산을 보호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금융기관의 델타헤지는 필연적으로 ELS의 기초자산인 주식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사건과 같이 델타헤지로 인하여 주가가 하락함으로써 ELS의 상환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은 고객보호의무의 일환으로 투자자들에게 이러한 델타헤지의 특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고지함으로써 투자자들이 이와 같은 위험성을 미리 인식하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

다. 대상판결의 의미

대상판결은 금융기관들이 위험회피라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델타헤지거래를 선택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까지 부적합한 방법이라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델타헤지가 정당한 헤지거래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피고의 대량매도주문 역시 델타헤지거래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투자자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헤지거래를 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대상판결은 단일가매매시간대에 시장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량의 매도주문을 하려면 중도상환조건 성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기준가격 이상의 호가를 제시하여야 한다고 일응의 기준을 제시하였다. 또한 금융기관이 중간평가일에 이르기까지 델타헤지를 하면서 기초자산을 델타값에 일치시켜 보유하는지 여부도 주요한 평가요소로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금융기관이 투자자에게 ELS 운용시 델타헤지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을 사전 고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현재 이 사건과 유사한 소송이 대법원을 비롯하여 각급 법원에 여러 건이 진행 중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제정한 ‘ELS 헤지거래 가이드라인’이 2009. 10. 1. 시행된 이후부터는 과거와 같은 장 마감 직전의 대량매도행위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결과가 있으나, 그 이전에 이루어진 델타헤지거래의 경우 여전히 위와 같이 발행금융기관과 투자자 사이의 분쟁 가능성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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