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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통신]DDA 농업협상에 대한 동상이몽(同床異夢)
송재원 주제네바대표부 2등 서기관  |  jwsong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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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호] 승인 2015.05.11  10: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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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주의를 방지하고 자유무역체제를 확산하기 위해 설립된 WTO가 올해 12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2001년 DDA 협상이 출범한 이후 10년이 넘도록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다가, 2013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9차 WTO 각료회의에서 조기수확 이슈에 대해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꺼져가는 다자무역체제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2010년 유럽 재정위기로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유인이 높은 가운데 WTO 모든 회원국이 합의를 통해 향후 협상의 모멘텀을 확보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였다.

하지만, 이번 제10차 WTO 각료회의는 이전보다 더 어려운 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발리 각료회의 당시 합의하지 못하고 미뤄두었던 까다로운 문제들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으며, 미국 등 주요국들은 WTO 협상보다는 상대적으로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등 메가 FTA 협상에 집중하면서 다자 협상에 대한 동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DDA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이면에는 DDA 농업협상을 바라보는 데 있어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수출국과 수입국 간 견해차가 존재한다. 특히, 현재 다자무역체제, 즉 우루과이라운드(UR)에서 합의된 국제무역 규범에 대한 각국의 인식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먼저, 현재 세계무역체제와 관련하여 인도, 중국 등 일부 개도국은 우루과이라운드가 가지고 있는 제도적 불균형으로 인해 개도국에게 공정한 경쟁 기회(level playing field)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번 DDA 협상은 개발(development) 의제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개도국의 열악한 현실을 고려한 개도국 우대(special and differential treatment)가 보장되어야 하며 기존의 제도적 불균형을 시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반면에, 미국 등 선진국은 최근 개도국의 농업생산 및 교역 비중이 늘어난 상황을 반영하여 중국, 인도 등 신흥개도국이 그에 걸맞은 기여를 해야 하며 일부 국가에게만 부담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개도국 우대를 이유로 무역왜곡적인 조치들이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보조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일부 개도국들은 UR 협정 당시 국내보조를 지급할 여력이 없어 감축대상보조(AMS) 상한을 부여받지 못하고 농업생산액의 10% 수준에 해당하는 최소허용보조(de minimis)만을 부여 받았다.

반면에, 선진국은 당시 지급하고 있던 국내보조를 감축대상보조 상한으로 부여받음으로써, 비록 단계적 감축의무를 지기는 하였지만 상당 규모의 국내보조를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감축대상보조의 상당 부분을 생산비연계 직접지불제 등 허용보조 형태로 전환하여 국내적으로 보조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개도국들은 지속적으로 이러한 불균형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선진국은 개도국의 무역왜곡적인 국내보조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규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시장접근에 있어서 현 농업협정은 시장개방에 따른 수입 급증이나 가격 폭락에 대비한 구제조치로서 특별세이프가드(SSG)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농업협정상 발동기준이 까다로워 개도국들은 실질적으로 발동요건을 충족하기 쉽지 않고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필요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기도 어려워 시의적절한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현행 특별세이프가드는 선진국들에 의해 대부분 활용되어 지고 있는 바, 개도국들은 이번 DDA 농업협상에서 개도국을 위한 활용가능하고 효과적인 특별세이프가드 메커니즘(SSM)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국 및 선진국은 현 농업협정에서 특별세이프가드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개도국이 제시한 특별세이프가드 메커니즘은 발동 기준이 완화되어 정상무역을 저해하고 빈번한 발동으로 시장접근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하며 특별세이프가드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DDA 농업협상의 광범위한 이슈와 복잡한 국가별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일부 이슈에 대한 단순화된 설명만 가지고 협상의 전반적인 모습까지 완벽하게 보여주지는 못하겠지만, DDA 협상을 둘러싼 그룹별 기본입장을 보여주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결국, 제10차 WTO 각료회의도 그동안 나타난 선진국과 개도국 간 시각차를 어떻게 좁혀 가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케냐 나이로비에서 WTO가 다자무역체제의 신뢰를 제고하고 자유무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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