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이 지난 16일 올해로 탄생 100주년, 서거 50주기를 맞은 김홍섭 판사를 기리기 위한 추념식을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에서 개최했다.

이 밖에도 16일부터 18일까지 김 판사의 자작 스케치와 시, 선생이 입었던 변호사복과 법복, 사형수들과 주고받은 편지 등 유품들도 함께 전시됐다.

이날 추념식에는 양승태 대법원장, 하창우 대한변협 협회장, 이상민 국회 법사위원장 등 법조계 인사 200여명과 김 판사의 부인 김자선 여사, 차남 김계훈 서울시립대 교수가 참석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김 선생께서 법관으로서 가졌던 근원적인 질문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재판할 수 있느냐’라는 것이었다”며 “이 화두는 곧 재판의 근거가 무엇이며,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자신은 이에 얼마나 부합하는지에 대해 겸허한 자세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성찰적 삶의 원천이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 선생은 검소함과 강직함을 바탕으로 공직자가 가져야 할 몸가짐을 자신의 삶 그 자체로 보여주었다”면서 “사법부 구성원 모두가 선생이 보여주신 거룩한 삶의 태도와 자세를 통하여 법관으로서의 절제와 윤리의식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기는 것이야말로 선생께서 바라시는 진정한 추모의 자세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하창우 협회장은 “김 선생은 언제나 ‘인간에 대한 재판’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으로, 법관이 사건 하나하나에 얼마나 정성을 들이고 당사자에 대한 이해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알려주었다”면서 “선생의 가르침을 본받아 법원이 이뤄야 할 사법제도의 개혁과 당사자의 승복이라는 법관의 숙명적 과제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며, 변협 역시 인권옹호와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하여 선생의 발자취와 사상의 성찰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서울고법은 현직 법관, 김홍섭 선생과 생전에 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몇몇 사건의 판결과 논문, 사진, 글, 신문기사 등이 실린 자료집도 발간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