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판례 > 주요판결
[최신판례]혼인 파탄 후 제3자와의 성적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사건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판례제공: 이왕민 변호사  |  법무법인 대륙아주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533호] 승인 2015.03.09  10:22:4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아니하였지만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른 경우,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한 성적인 행위가 배우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소극)/이러한 법률관계는 재판상 이혼청구가 계속 중에 있다거나 재판상 이혼이 청구되지 않은 상태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사실관계
원고와 소외 A(이하 ‘A’라고만 한다)는 1992. 10. 경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률상 부부로서 생활하다 경제적인 문제, 성격 차이 등으로 불화를 겪었다. A는 원고로부터 “우리는 부부가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2004. 2. 경 가출하여 이때부터 별거가 시작되었고, 원고는 그 후 A를 설득하려는 별다른 노력 없이 A를 비난하면서 지내왔다. 결국 A는 2008. 4. 경 원고를 상대로 이혼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08. 9. 경 이혼판결이 선고되었다. 이에 원고가 항소하고 2008. 11. 경 A를 상대로 이혼청구의 반소를 제기하였는데, 그 항소심에서 2010. 6. 경 ‘본소 및 반소에 의하여 A와 원고는 이혼하고, 본소 및 반소의 위자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었고, 2010. 9. 경 이에 대한 원고의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그대로 확정되었다. 한편 피고는 2006년 봄경 등산모임에서 A를 알게 되어 연락을 주고받고 금전거래를 하는 등 친밀하게 지내왔는데, 위 이혼소송이 항소심에 계속 중이던 2009. 1. 경 밤에 A가 홀로 거주하는 집에 찾아가 A와 애무하는 등 신체적 접촉을 가지다가 당시 밖에 있던 원고가 출입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그만두었다(이하 이러한 신체적 접촉 행위를 ‘이 사건 성적 행위’라 한다). 원고는, 피고가 2009. 1. 경 원고의 처인 A와 간통하는 등 부정한 행위를 함으로써 원고와 A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원인으로 위자료 3000만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였다(이와 별도로 원고는 2009. 2. 피고와 A를 간통죄로 고소하였으나, 2009. 8. 경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결정을 받았다).

하급심의 진행 경과
[제1심 판결 : 청구 기각]

피고가 A를 만날 무렵에는 이미 원고와 A의 혼인관계가 불화 및 장기간의 별거로 파탄되어 그 파탄상태가 고착된 이후로, 피고가 A와 부정한 관계를 맺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고와 A의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가정법원 2010. 12. 10. 선고 2010드단57735 판결).

[항소심 판결 : 일부 인용]
피고는 이미 원고와 A의 혼인관계가 불화 및 장기간의 별거로 파탄되어 그 파탄상태가 고착된 이후에 A를 만나게 된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피고가 A와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고와 A의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아 혼인파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다만 배우자 있는 사람과 부정한 행위를 한 자는 그 사람의 배우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따라서 그로 인하여 그 사람의 배우자가 입은 정신상의 고통을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면서 500만원의 위자료 지급을 명하였다(서울가정법원 2011. 8. 26. 선고 2011르130 판결).

대법원 판결의 요지
[다수의견]

민법 제840조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이혼사유로 삼고 있으며,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에는 위 이혼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부부가 장기간 별거하는 등의 사유로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실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하게 되고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이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비록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아니하였지만 이처럼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면,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이를 두고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고 또한 그로 인하여 배우자의 부부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법률관계는 재판상 이혼청구가 계속 중에 있다거나 재판상 이혼이 청구되지 않은 상태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김소영의 별개의견]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그 후에 이루어진 일방 배우자와 제3자의 부정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는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동의할 수 없다는 원칙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아래와 같이 예외적인 경우를 인정하였다. 필자주)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이를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후에 그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 부부 일방이 배우자에게 이혼의사를 표시한 경우라면, 이를 잠정적·임시적·조건적인 이혼의사라고만 할 수는 없으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비록 그 자체만으로는 이혼의 효력이 발생하지는 아니하나 장래에 향하여 배우자의 성적 성실의무 등을 면제 내지 소멸시키려는 의사로 인정할 수 있다. 또한 민법 제840조 제6호에 의하여 이혼이 가능한 파탄상태에서 실제로 부부 일방으로부터 이혼청구가 있는 경우에는 부부 상호 간에 성적 성실의무의 소멸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소멸되고 이를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서 부부 일방이 배우자로부터 이혼의사를 전달받았거나, 그의 재판상 이혼청구가 민법 제840조 제6호에 따라 이혼이 허용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실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여 혼인관계의 해소를 앞두고 있는 경우에는, 부부 일방은 배우자에 대한 성적 성실의무를 더 이상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후에 이루어진 제3자와 부부 중 일방 당사자의 성적 행위는 배우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

판례해설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위와 같이 판시한 후, 이 사건 성적 행위에 앞서 이미 원고와 A의 혼인관계가 불화 및 장기간의 별거로 파탄되어 그 파탄상태가 고착되었고 A가 제기한 이혼소송의 제1심에서 이혼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한 상태였다면, 원고와 A 사이에서는 더 이상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존재하지 아니하게 되었고 이를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며 비록 이 사건 성적 행위 당시 제1심 이혼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성적 행위가 원고와 A 사이의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방해하였다고 볼 수 없고 또한 그로 인하여 원고의 부부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성적 행위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별개의견은 피고가 A와 이 사건 성적 행위를 하였을 당시 이미 원고와 A의 혼인생활은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있었고, A와 원고 사이에 이혼청구의 본소 및 반소가 제기되어 혼인관계의 해소를 앞두고 있었으므로, 피고가 A와 위와 같은 성적 행위를 한 것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이 원심 파기 이유는 달리하였지만, 이 사건 성적 행위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는 결론에는 견해를 같이하였다.

이혼법에 있어서 유책(有責)주의와 파탄(破綻)주의의 오랜 논쟁의 변화 조짐이 최근 들어 가속화되고 있다. 하급심 판례에서는 이미 파탄주의를 따른 판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비록 본 사건이 위 논쟁거리를 정면으로 다룬 것은 아니나 다수의견이든 별개의견이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혼인 관계가 파탄상황에 이르렀다면 부부의 혼인관계상 의무를 일정 범위 내에서는 인정하지 않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이 오는 4월 유책주의 이혼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개최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간통죄를 규정한 형법 제241조에 대해 위헌결정을 한 바 있는데(2015. 2. 26. 2009헌바17결정), 이것도 위 논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난 상황임에도 혼인관계를 지속하게 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며, 위자료나 재산분할에서 유책배우자의 책임을 좀 더 고려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국회 법률안에 대한 변협 의견]“세종시 법원 신설, 인구수만으로 판단해선 안 돼”
2
조국 전 민정수석, 9일 법무부장관 지명
3
[제네바통신]한국인의 DNA와 글로벌 혁신지수
4
“국제인권조약, 재판에 적극 원용해야”
5
[회원동정]한상혁 변호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지명
Copyright © 2019 대한변협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koreanba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