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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판례]선사용표장을 승계하였다고 인정되는 계열사들을 선사용표장의 권리자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후3657 판결【등록무효(상)】
판례제공: 이왕민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  |  wmlee@draj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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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호] 승인 2015.03.02  11: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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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조직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계열사들로 이루어진 기업그룹이 분리된 경우 그 기업그룹의 선사용표장을 채택하여 등록·사용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그 선사용표장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로 인식됨과 아울러 그 선사용표장을 승계하였다고 인정되는 계열사들을 선사용표장의 권리자로 보아야 한다.

사실관계

선사용표장 ‘현대’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대규모로 계열분리가 이루어지기 이전에는 국내의 대표적인 기업그룹이었던 구 현대그룹 및 그 계열사들이 상표 또는 서비스표 등으로 사용해 온 저명한 표장이었다. 구 현대그룹의 대규모 계열분리 이후 ‘컴퓨터주변기기, 워드프로세서, 전자계산기’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고, ‘ ’와 같이 구성된 이 사건 등록상표의 권리자인 피고가 위 등록상표에 대하여 제1차 지정상품 추가등록을 출원한 2003. 10. 14.(추가 지정상품 : 가이거계산기, 광디스크, 광학식 문자판독장치 등) 및 제2차 지정상품 추가등록을 출원한 2008. 9. 5.(추가 지정상품 : 감열식 프린터, 개인용 컴퓨터, 광스캐너 등) 당시에는 이미 구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이던 원고 현대중공업 주식회사, 현대자동차 주식회사, 주식회사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주식회사 등이 자신들의 계열사와 함께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산업개발그룹 등의 개별그룹들을 형성하고 있었고, 그 이후 이들 개별그룹들은 이른바 ‘범 현대그룹’을 이루고 있었다. 피고는 2000. 5.경 상호를 ‘현대이미지퀘스트 주식회사’로 하여 구 현대그룹의 계열사이던 현대전자산업 주식회사의 자회사로 설립되었는데, 2001. 3.경 ‘이미지퀘스트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하였고, 상호를 ‘주식회사 하이닉스 반도체’로 변경한 현대전자산업 주식회사와 함께 2001. 7.경 구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되었고, 이 사건 제1, 2차 지정상품 추가등록결정일 당시 범 현대그룹을 이루는 개별그룹들과는 경제적, 조직적으로 아무런 관계도 맺고 있지 않았다. 원고들은 이 사건 등록상표권자인 피고를 상대로 하여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으나 기각되었고, 이에 원고들은 특허심판원의 심결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특허법원에 제기하였다.

특허법원 판결의 요지

특허법원은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제1차 지정상품 추가등록 출원일(2003. 10. 14.) 및 제2차 지정상품 추가등록 출원일(2008. 9. 5.) 당시 선사용표장인 ‘현대’는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구 현대그룹과 유사한 특성을 공유하는 저명한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5~7개의 특정한 대규모집단으로 그 대상이 일정하게 한정된 범 현대그룹들의 상호나 상표 등을 표시하는 것으로 널리 인식된 저명한 표장인 반면, 피고는 제1, 2차 지정상품 추가등록일 당시에는 범 현대그룹들의 계열사가 아니었고,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중소기업에 불과하여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들이 선사용표장인 ‘현대’가 표시하는 영업주체로 범 현대그룹들 이외에 피고까지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는 제1, 2차 지정상품 추가등록일 당시를 기준으로 하는 한 선사용표장인 ‘현대’가 표시하는 영업주체에 포함되지 않는 타인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후, 선사용표장인 ‘현대’와 이 사건 등록상표의 표장인 ‘ ’가 호칭, 관념, 외관이 동일·유사한 점, 여러 산업분야에 걸쳐 이종상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이 일반화된 최근의 산업구조 하에서는 저명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저명상표의 지정상품이 아닌 다른 상품에 사용하더라도 수요자들로서는 저명상표권자나 그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에 의하여 그 상품이 생산·판매되는 것으로 인식하여 상품의 출처나 영업에 관한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점, 범 현대그룹들은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고 그 사업영역이 여러 다양한 분야에 걸쳐 다각화되어 있는 점, 범 현대그룹들의 전신인 구 현대그룹이 한때 현대전자산업 주식회사를 통하여 전자산업 분야에 진출한 적이 있었고, 범 현대그룹들의 일부 계열사가 2000년경부터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IT와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여 오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제1, 2차 추가등록 지정상품인 전자응용기계기구 등이 선사용표장인 ‘현대’를 상표 또는 상호 등으로 사용하는 범 현대그룹들의 계열사의 상품과 경제적 견련관계도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의 제1, 2차 추가등록 지정상품은 그 등록 당시 범 현대그룹들의 계열사의 상품을 쉽게 연상시켜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에 충분하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범 현대그룹을 이루는 개별그룹들은 구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기업그룹으로서 선사용표장의 채택과 등록 및 사용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그 선사용표장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로 인식됨과 아울러 그 선사용표장을 승계하였다고 인정되므로, 이들 개별그룹들은 선사용표장의 권리자라고 할 것이고, 반면, 이 사건 제1, 2차 지정상품 추가등록결정일 당시 구 현대그룹은 계열분리되어 사회적 실체가 없게 되었고, 구 현대그룹의 계열사이던 피고는 선사용표장의 채택과 등록 및 사용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현대’라는 명칭이 포함되지 않은 상호로 변경한 적도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피고가 그 선사용표장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로 인식된다거나 그 선사용표장을 승계하였다고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선사용표장의 권리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후, 선사용표장은 이 사건 제1, 2차 지정상품 추가등록출원일 당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그룹들을 나타내는 저명한 상표 또는 서비스표로서 이 사건 등록상표 ‘ ’와 그 외관, 호칭, 관념이 동일하거나 유사하고, 범 현대그룹을 이루는 개별그룹들은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그 사업영역이 자동차, 건설, 조선, 백화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다각화되어 있으며, 실제로 일부 계열사가 이 사건 제1, 2차 추가등록 지정상품들과 밀접한 경제적 견련성을 가지고 있는 IT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1, 2차 지정상품 추가등록은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그 추가 지정상품이 범 현대그룹을 이루는 개별그룹들이나 그와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에 의하여 생산 또는 판매되는 것으로 그 출처에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으므로 제1, 2차 지정상품 추가등록은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에 해당하여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판례해설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0호는 ‘수요자 간에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그 식별력 또는 명성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는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동 호에서 수요자 간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의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게 하는 것은 일반 수요자에게 저명한 상품이나 영업과 출처에 오인·혼동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고, 위 규정에 따라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와 대비되는 저명한 상표 또는 서비스표(이하 ‘선사용표장’이라 함)의 권리자는 상표등록 출원인 이외의 타인이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위 대법원 판결은 경제적·조직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계열사들로 이루어진 기업그룹이 분리된 경우 ‘그 기업그룹의 선사용표장을 채택하여 등록·사용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그 선사용표장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로 인식됨과 아울러 그 선사용표장을 승계하였다고 인정되는 계열사들을 선사용표장의 권리자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여 기업그룹이 분리된 경우 선사용표장의 권리자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대기업의 계열사가 그룹명칭에 대한 상표권을 보유할 경우 인수합병 등으로 계열 관계가 변경된 이후에도 그룹명칭을 계속 상표로 사용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오인·혼동이 발생할 수 있고, 수십개의 계열사가 그룹명칭에 대한 상표권을 획득하여 사용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희석화 및 상표가치 하락이 우려되는 등 대기업 상표권 분쟁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최근 특허청은 ‘대기업 상표심사지침(안)’을 발표하고, 앞으로 대기업 그룹명칭이 들어간 상표는 앞으로 하나의 상표관리회사 또는 지주회사가 일괄적으로 관리하면서 출원해야만 등록받을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지주회사가 상표권을 보유 및 관리하면서 각 계열사 또는 자회사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형태로 상표권을 일원화하거나 일부 계열사 간 상표권을 공유하여 공유관계에서 배제된 계열사는 공유자 전원의 허락 없이는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 브랜드 사용료 산정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법인세법상 부당행위로 제재를 받거나 대표자의 배임행위가 문제될 우려가 있고, 후자의 경우 권리주체간의 이해관계의 충돌로 인하여 효율적인 상표권 관리 및 행사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유의하여 각 기업마다 자신의 실정에 맞는 상표권 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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