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에 가장 많이 진출하는 직업군이 바로 우리 변호사들이다. 그런데 변호사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협회장 중에서 국회로 진출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협회장도, 국회의원도 선거를 통하여 선출되는 선출직이니 협회장 중에 국회의원을 한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의외로 많지 않다.

처음 국회의원이 된 사람은 8대(1959년), 10대(1961년) 협회장을 한 정구영 변호사이다. 이분은 민주공화당 초대총재, 민주공화당 당의장까지 하신 분이다. 지역구 국회위원이 아니라 두번 모두 전국구 의원이다. 1963년 12월에 제6대 국회의원(민주공화당), 1967년 제7대 국회의원이 되었다. 제6대 국회의원 선거는 박정희 대통령이 5·16으로 정권을 잡은 이후에 처음 치러진 선거로 처음으로 전국구 의원제도가 채택이 되었고, 정구영 협회장이 1962년 6월에 협회장을 마치고, 협회장 자격으로 전국구 국회의원의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국회에 진입하신 분은 19대(1970년) 홍승만 협회장이다. 1971년 5월에 실시된 제8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민주공화당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도 지역구 의원이 아닌 전국구 의원이었고, 1971년 5월에 협회장 임기를 마쳤으니 임기를 마치면서 바로 민주공화당 전국구 의원으로 영입이 되었고, 그해 7월에 국회의원 에 취임하였으니 협회장을 마치고 바로 국회로 출근을 한 복많은 협회장이다.

그 다음 국회의원이 되신 분은 김두현 협회장(1981년, 30대)이다. 이분은 유일하게 전국구가 아닌 지역구 국회의원을 하였고, 그것도 협회장을 한 이후에 국회의원을 한 것이 아니라 그 훨씬 전인 제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고향인 당진의 민주공화당 후보로 나와 당선이 되었다.

보통 한번 정치에 입문하면 평생 그 판을 벗어나기 힘들다는데 그는 제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지자 본업인 변호사에 복귀하여 서울회 회장, 변협 협회장, 언론중재위원장, 한국법학원장을 거쳐 지금까지 정정하게 종로의 사무실에 출근하고 계시다. 1926년생으로 아직까지 건강하시니, 관운 보다 더 중요하다는 건강운도 타고 나신 분이다.

그 다음으로가 아니라 현재까지 마지막으로 협회장 출신 국회의원은 이병용 협회장이다(1983년, 32대). 1988년 4월에 실시된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민정당으로 바뀐 여당의 전국구 의원으로 국회에 진입을 하였다. 이병용 협회장이 1985년 2월에 협회장 임기를 마치고 3년이 흘렀으니 협회장 명성만으로 전국구 의원이 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 제19대 국회(2012~ 2016)이다. 이병용 협회장이 제13대 전국구 의원을 한 이후에 대한변협 협회장 중에 국회로 진입하신 분은 없다.

한동안 없다보니 협회장이 왜 국회의원을 해야 하냐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최초 직선제 선거에서 협회장이 되었고, 50대 중반의 나이에 협회장이 된 제47대 위철환 협회장이 국회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무성한 기대와 소문이 퍼져있는데 그가 경기중앙회 회장으로서 기적과 같이 변협 협회장의 자리를 꿰찬 것처럼 한동안 막혀있는 협회장의 국회진출의 새로운 교두보를 확보할 야심찬 꿈을 키울 것인지, 아니면 조용히 수원으로 내려가 변호사의 본업에 충실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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