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4년 9월 15일부터 11월 17일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6시 30분부터 8시까지 사단법인 법안전융합연구소와 대한변협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법조인 공학 실무(법안전공학과 사고분석기술)’ 교육을 수강하였습니다. 먼저 이번 교육을 주최한 법안전융합연구소(소장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권동일 교수, crifs.kr)에 대해 간략히 말씀 드리자면, 안전사회 구축을 위해 사건·사고·조사부터 사고예방에 이르기까지 전문적 활동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2010년 서울대학교-국립과학수사연구원 MOU 체결을 모태로 하여 2013년 11월 발족, 법공학에 대한 사회기반 확대를 위하여 힘쓰고 있는 안전행정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

제가 이번 교육을 신청하게 된 계기는, 손해보험회사에서 배상책임보험 소송을 담당하면서 다양한 손해배상사건을 다루다 보니 사실관계 및 사고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였습니다. 특히 화재사건에서 발화지점 미상·발화원인 미상이라는 사실조회 결과를 접할 때나, 건축공사하자·제조물하자 원인을 입증하기 위해 감정절차를 거칠 때마다, 좀 더 주체적으로 사실관계 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었기에 이번 교육은 가뭄의 단비처럼 느껴졌습니다.

교육수업은 서울대학교 신소재 공학연구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첫 수업은 이번 과정을 주최하신 권동일 교수님의 오리엔테이션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해당 교육을 주최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진행방향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시면서 수강생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희망하셨고, 교육과정에 참여한 30여명의 변호사들도 열의를 보이시며 화답해주셨습니다. 각자 하시는 업무는 다양하지만 교육과정에 참여한 변호사들은, 궁극적으로는 법공학에 대한 호기심과 사건사고파악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연수에 참여하신 것 같았습니다.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교육과정은 총 9회에 걸쳐 기계·가스·화학·전기·에너지·건축·의료·교통사고 등을 주제로 흥미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교육을 진행하시는 강사님들은 교수, 박사,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되었지만, 공통점이라면 현재도 실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라는 점이었습니다. 강의는 강사님들의 실무 경험을 토대로 생생하게 전달되었고, 수강하는 변호사님들께서도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 주셨습니다. 덕분에 수업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현업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을 만나 뵙고 그분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강사님들은 법과 무관하신 분들이 아니라 법원 감정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문심리위원 등 법적인 쟁점을 잘 파악하고 계신 분들이셔서 말 그대로 법조인에게 필요한 공학적 지식을 습득하는데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박성지 실장님(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교통사고 강의가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급발진과 관련된 다양한 동영상 자료를 보여주시면서 급발진 사고의 가능성, 급발진 여부를 파악하는 방법 등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동차 관련 수업이라 다른 수강생들께서도 많은 흥미를 보였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날 때 즈음, 권동일 교수님께서는 이번 법조인 공학 실무 교육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뜻을 내비치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그만큼 해당 교육과정에 대해 애착을 갖고 계시며 향후 교과과정을 확대하여 좀 더 구체적인 지식 전달의 장을 만들 것임을 약속하셨습니다. 방대한 분량의 공학감정을 속속들이 이해하기에 총 9회의 수업은 못내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교수님의 말씀은 매우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마무리 자리에는 최승수 대한변협 교육이사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수료증을 전달해 주시고,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또한 그동안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교류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래고자 많은 변호사님들께서 참석하셔서 좋은 말씀을 많이 나눌 수 있었습니다. (사)법안전융합연구소의 발전과 함께 법조인 공학 실무 교육이 앞으로도 활발히 진행되길 바라면서 수강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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