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종북세력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질서와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고 종북이라는 말은 명실상부한 금기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종북은 ‘빨갱이’와 같은 말이다. 과거 빨갱이라는 말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종북이라는 말이 특정인에 대한 사회적 사형 선고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행여라도 종북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종북사냥이 마녀사냥처럼 만연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과거 빨갱이사냥이 성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무고하게 빨갱이로 몰려 인권을 유린당했고 수십년이 지나서야 겨우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헌법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 및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마녀사냥이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은 자명하다.

무차별적인 종북사냥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종북이라는 개념이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한다. 종북의 정확한 뜻은 무엇이고, 이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언제쯤일까? 종북(從北)과 자주 혼용되는 친북(親北)이라는 말은 종북과 같은 말일까?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종북주의(從北主義)에 관한 설명이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집권 정당인 조선노동당과 그 지도자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을 추종하는 경향이 바로 종북주의이고, 종북이라는 말은 2001년 12월 한국사회당이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당시 한국사회당은 ‘친북세력에는 종북세력 즉, 조선노동당 추종세력 외에 북한과 친해지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친북과 구별하기 위하여 종북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한다고 했다.

이러한 연원에 의하면 친북은 종북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종북의 반대 개념은 무엇일까? 또 친북 중 종북은 아니면서 북한과 친해지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종북이 북한 정권을 추종하는 것이라면 반대는 북한 정권을 배척하고 말살하려는 것이다. 즉 종북의 대척점에 있는 개념은 멸북(滅北)이다. 종북은 아니면서 북한과 친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남북이 분단의 히스테리를 극복하고 서로 소통하며 평화롭게 화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화합할 화(和)자의 화북(和北)이 어떨까? 요컨대, 현재의 북한 정권을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종북, 화북, 멸북으로 구분된다. 당신은 이 중 어느 세력에 속하는가?

종북세력은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위헌적인 세력임이 확인되었다. 멸북세력이나 화북세력은 어떨까?
만일 멸북세력이 북한 정권을 무력으로 말살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들 또한 위헌세력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우리 헌법 제4조가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북세력은 어떨까? 이들은 종북세력과 달리 헌법상 자유민주주의 질서와 평화통일을 지향하기 때문에 합헌적인 세력임이 분명하다.

종북사냥은 멸북세력에 의해 추동될 수밖에 없다. 이들은 태생적으로 종북과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에서 멸북세력이 벌이는 무차별적인 종북사냥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무차별적인 종북사냥에 의해 자칫 피해를 당할 수 있는 세력은 어떤 세력일까? 바로 화북세력이다.

화북세력이 종북세력으로 몰려 희생당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화북세력이 이런 일을 겪지 않으려면 스스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종북세력과의 차별성을 분명하게 선언해야 한다. 그것이 스스로를 지키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길이다.

더불어 화북세력은 멸북세력과도 맞서 싸워야 한다. 평화통일을 부정하는 멸북세력은 종북세력과 똑같이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부정하는 위헌적인 세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화북세력은 멸북세력과도 명확하게 선을 긋고 이들이 대한민국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한다.

요컨대, 화북세력은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종북세력과 멸북세력 모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경계를 철저히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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