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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연수기]자동차 관련 주요 사건 및 소송
나지원 변호사  |  largeon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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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호] 승인 2015.01.26  09: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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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해 마지막 날 필자는 가족여행을 마치고 하루 15시간 넘게 약 1000마일(1600킬로미터)을 달려 해가 바뀌는 자정 무렵 집에 간신히 도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미국의 최남단인 플로리다 키웨스트를 돌아서 다시 미국 중부 세인트루이스로 오는 열흘 동안 약 4000마일 가량을 직접 운전하면서 새삼 미국의 광활함과 이곳이 자동차의 본고장임을 체감하였다. 쉬운 예로 대로변에 드라이브 인 이용이 가능한 식당, 은행이 즐비하며 심지어 약국까지 자동차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자동차가 생필품이다 보니 자동차를 기부하여 불우이웃을 돕거나 참전군인 가정을 돕는 캠페인도 자주 접하게 되고, 기부 받은 차량을 수리하여 저소득층의 이동수단으로 제공하는 공공 프로그램도 많이 보인다. 이번 연수기는 미국 생활과 가장 밀접한 자동차 관련 사건과 소송 동향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미국에서 자동차에 관한 규제는 크게 ‘안전규제’와 ‘환경규제’로 나뉘는데, 자동자 결함에 따른 리콜명령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배기가스 및 연비 규제는 미국 환경청(EPA)에서 담당하고 있다. 먼저 2014년 자동차 리콜과 관련하여 가장 큰 사건은 타카타 에어백 리콜사건이라고 할 것이다. 이는 작년 6월에 자동차 사고 발생 시 에어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금속 혹은 플라스틱 파편이 튀어나와 탑승자를 다치게 하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작되었다. 일본 타카타사는 세계 2위의 에어백 제조업체로 차량 부품에 문제가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이를 장착하여 판매한 완성차 업체가 리콜을 하게 된다.

이에 BMW, 크라이슬러, 포드, 토요타, 혼다, 닛산, 마쯔다 등 10개 업체가 리콜에 관여되어 작년 9월부터 2000만대의 리콜이 시행되고 있으며,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8억5200만 달러(약 9429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필자는 이곳에서 토요타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어 이번 여행 전에 딜러십 정비센터에 리콜수리를 의뢰해 보았는데, 에어백 리콜은 해당되지 않았고 다른 2개의 리콜 무상 수리를 받은 바 있다.

한편 현대기아자동차는 2012년 미국에서 불거진 ‘연비 과장’ 문제로 작년 11월 미국 환경청(EPA)과 1억 달러(약 1073억원)의 배상금(벌금) 합의를 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연비측정 절차와 방법에 관하여 정부 부서 내 기준 혼선과 중복 규제가 논란이 되었고, 나아가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에서의 벌금 부과에 앞서 같은 사안에 대하여 미국 내 소비자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에서 문제가 된 13개 차종 평균 1인당 353달러를 일시불로 지급하거나, 개별 소비자가 매년 실제 주행거리를 제시하면 그에 따라 유류비 차액을 보전해주는 보상 방식에 합의한 바 있다. 미국 현대자동차 웹사이트에 가보면 이러한 보상에 관한 친절한(?)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는데, 국내에서도 잇따르고 있는 연비 과장 문제에 대해 미국과 같이 적극적인 피해보상에 나설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을 흔히 ‘자동차의 천국’이라고 하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자동차(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천국’이라고 풀이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이제까지는 경제성장, 수출산업이라는 이유로 다른 의미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사업자)의 천국’이지 않았나 싶다.

최근 우리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이 매우 높아지고 있고, FTA 등 시장개방의 영향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경쟁압력이 거세지면서 조만간 우리나라도 진정한 의미의 ‘자동차의 천국’이 되지 않을까 전망해 본다. 하지만 미국과 우리나라 상황을 비교할 때 넉넉한 도로 사정과 성숙한 교통문화 같은 것을 제외하고 주목할 만한 다른 점이 있다면, 자동차 산업을 규제하는 행정기관들의 친소비자적 성향과 소비자들이 개별적 또는 집단적으로 제기하는 자동차 관련 소송을 처리하는 사법부의 적극성에서 큰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필자가 토요타 딜러십 정비센터에서 리콜수리를 받으면서 느낀 점은 리콜에 대하여 미국인들은 자동차라는 복잡한 기계장치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이를 담담하게 수용한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곳의 정서는 리콜정보가 없는 자동차가 비정상이고 제조회사가 소비자에게 무엇인가 숨기는 것은 아닐까하고 의구심을 가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도 문제가 있다면 이를 축소하거나 감추려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대처하고 널리 적극적으로 시정하는 것이 오히려 제품이나 회사의 명성에 긍정적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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