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변협 협회장을 뽑는 선거가 마무리되었다. 워낙 변호사 업계가 처한 상황이 절박하다보니 출마했던 모든 후보들의 공약이 변호사 선발제도의 개선, 신규변호사 배출인원 축소 등 법조시장 정상화 방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으므로 이러한 과제는 강력하게 추진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과제들은 모두 변협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 국민과 외부기관을 설득하고,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들의 저항을 극복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힘을 가진 변협이 필요한 이유이다. 변협의 힘을 강력하게 해주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 단결을 토대로 형성된, 과제해결 방향에 대한 통일된 의견이다.

그런데, 선거과정에서 제기되었던 여러 후보들의 주장을 보면 사법시험 존치 문제 등 핵심적인 쟁점에 관하여도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과연 변협 회원들의 힘이 하나로 결집될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서게 된다.

변호사 업계가 사법연수원 출신이냐 로스쿨 출신이냐, 개업변호사냐 사내변호사, 교수 등과 같은 비개업 변호사냐, 대형사무실 소속 변호사냐 개인변호사냐, 개업지가 서울이냐 아니냐 하는 차이에 따라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러나 이 갈등을 풀고 회원들 간의 이해관계를 잘 조절하여 결집된 힘을 끌어 내는 것은 신임 협회장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를 하지 못하면 공약으로 내걸었던 핵심 사업 중 어느 것도 제대로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하여 우선은 변협의 정책수립과정에서든 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과정에서든 갈등을 키우는 언행을 삼가는 것이 필요하고, 그 다음에는 비판을 감수하고서라도 그 이전에 했던 갈등 유발 언행을 취소해야 한다. 이해관계의 합리적 조정은 그 다음에 할 일이다. 변호사가 가진 탁월한 능력 중 하나인 조정능력을 우리를 위하여 발휘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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