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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착공신고 반려행위의 처분성 관련 신고의 법리의 문제점대법원 2011. 06. 10, 2010두7321 판결 ‘착공신고서처리불가처분취소’
김남철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tuebinger@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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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호] 승인 2015.01.12  10: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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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론
신고는 일반적으로 사인이 행정청에 대하여 일정한 사실을 알림으로써 공법적 효과가 발생하는 행위를 말한다. 통상 신고는 행정청이 수리함으로써 그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고, 여기에서의 수리는 타인의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준법률행위적 행정행위로 그 자체로써 독립한 행정행위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데 규제완화에 따라 종래 허가 대상이 신고 대상으로 변경되는 경우가 생기면서, 최근의 학설·판례는 신고를 행정청의 수리 여부에 따라 행정청에 대하여 일정한 사항을 통지하고 도달함으로써 효과가 발생하는 ‘수리를 요하지 아니하는 신고’와 행정청이 수리함으로써 법적 효과가 발생하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로 구분하면서, 전자의 경우 신고거부는 -수리라는 개념이 없으므로- 처분이 아니고, 후자의 경우는 수리거부가 처분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건축신고를 ‘적법한 요건을 갖춘 신고만 하면 행정청의 수리행위 등 별다른 조치를 기다릴 필요 없이 건축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리를 요하지 않는 신고’로 이해하고 ‘이 경우 신고를 수리한 행위는 건축주 등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 변동을 초래하는 처분이라 할 수 없다’고 하는 입장을 견지하다가(대판 1999. 10. 22, 98두18435 참조), 최근에 와서 건축신고가 시정명령·이행강제금·벌칙과 연관되는 점을 고려하여 건축신고의 반려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하여 종전의 입장을 변경하였다(2010. 11. 18, 2008두167 전원합의체 참조). 이와 같은 대법원의 입장변경은 그 후 착공신고와 관련된 위 대상판례의 경우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기존의 논리대로라면, 수리를 요하는 신고인가 아닌가를 구분하는 실익은 그 거부행위의 처분성이 인정되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은 입장변경을 통하여 수리를 요하지 않는 신고의 경우에도 신고의 미이행이 벌칙 등의 불이익과 관련되는 경우에는 그 거부행위를 처분이라고 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차제에 -조금 더 나아가서- ‘수리를 요하지 않는 신고’라는 개념을 파기하고 모든 신고에는 행정청의 수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하는 것이 공권력행사의 거부를 처분개념으로 하고 있는 행정소송법 규정의 취지 및 개인의 권리구제의 확대라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와 같은 점에서 대상판례를 소개하고 그 문제점을 논의해 본다.

II. 대상판례의 내용
1. 관련규정

구 건축법(2008. 3. 21. 법률 제897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현행 제14조)는 허가 대상 건축물 중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건축신고를 하면 건축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69조(현행 제79조)는 위반건축물에 대한 공사중지명령·그 건축물의 철거 등의 조치명령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69조의2 제1항 제1호(현행 제80조 제1항 제1호)는 이러한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80조 제1호(현행 제111조 제1호)는 신고 미이행에 대하여 벌금형의 벌칙을 규정하고 있다.

2. 사실관계
피고 OO광역시 OO구청장은 2008년 1월 24일 OO광역시장으로부터 구 건축법 제12조 제2항, 제4항에 의한 건축허가 및 건축허가를 받은 건축물의 착공 제한을 통보받고서 2008년 1월 28일 OO광역시 OO구청 공고로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OO광역시 OO구 OO동 일대 22,712㎡에 관하여 2008년 1월 28일부터 2010년 1월 27일까지 건축물의 신축, 증축, 착공신고 등의 건축행위를 제한한다. 다만, 재해복구 또는 재난수습에 필요한 응급조치를 위하여 허가권자가 인정하는 건축허가 및 행위는 제한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의 건축허가 제한을 공고하였다.

원고들은 2008.4.경 피고에게 건축허가에 기한 근린생활시설의 신축공사를 하기 위하여 착공신고를 하였는데, 피고는 2008년 4월 15일 원고들에게 이 사건 토지가 위치한 지역이 주택재개발 정비예정구역으로서 이 사건 공고에 의하여 건축물의 착공이 제한된다는 이유로 착공신고처리가 불가하다고 통지하였다.

3. 원심 및 대법원의 판단
(1) 원심 서울고등법원의 판단
원심은 “건축허가를 받은 건축주는 허가권자에게 건축관계자 상호 간의 계약서 등을 첨부하여 착공신고를 하고 그 수리 여부에 상관없이 공사에 착수하면 되는 것이지 착공신고가 수리되어야 비로소 공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볼 수 없으며, 허가권자가 착공신고를 수리하여 착공신고필증을 교부하는 행위는 착공신고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는 의미의 사실로서의 신고수리행위에 불과하다”고 하여 착공신고를 수리를 요하지 않는 신고로 보고, 나아가 이 경우 “착공신고의 수리거부행위로 인하여 그 신고인에게 어떠한 권리를 설정하거나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등 신고인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 변동을 초래하지는 않으므로 착공신고 수리거부행위는 행정소송법 제4조 소정의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서고판 2010.3.18, 2009누16819).

(2) 대법원의 판단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건축주 등으로서는 착공신고가 반려될 경우, 당해 건축물의 착공을 개시하면 시정명령, 이행강제금, 벌금의 대상이 되거나 당해 건축물을 사용하여 행할 행위의 허가가 거부될 우려가 있어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는 점’을 근거로, “착공신고 반려행위가 이루어진 단계에서 당사자로 하여금 반려행위의 적법성을 다투어 법적 불안을 해소한 다음 건축행위에 나아가도록 함으로써 장차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에서 미리 벗어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고, 위법한 건축물의 양산과 철거를 둘러싼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법치행정의 원리에 부합하므로 행정청의 착공신고 반려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판단하고 있다(대판 2011. 6. 10, 2010두7321).

III. 대상판례의 비판적 검토 및 결론
대상판례의 의의는 건축신고나 착공신고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미신고로 인하여 신고인이 받게 될 건축법상의 불이익으로부터 신고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신고 반려행위를 항고소송의 대상으로 인정함으로써 권리구제의 범위를 확대하였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종래의 다수설 및 판례의 신고에 관한 논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수정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즉 종래의 논의는 수리를 요하지 않는 신고는 수리라는 개념 없이 신고를 함으로써 신고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는데, 이 경우 행정청이 신고를 받아주지 않으면 미신고행위가 되어 고스란히 법적 불이익을 받게 될 수 있는데도 신고반려행위에 처분성이 인정되지 않아 이를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법원은 대상판례와 같이 이러한 경우 처분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종전의 입장을 변경함으로써 종래 신고의 법리가 가지고 있던 문제를 해소해 보려고 한 것이라고 판단되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신고라는 것은 행정청의 낮은 단계의 ‘규제’행위이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행정청의 수리가 동반된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해석일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고를 ‘수리를 요하는 경우’와 ‘요하지 않는 경우’로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이지 못하고 신고에 관한 법리를 오히려 혼란스럽게 하였다는 생각이다. 이 점은 과거에도 여러 문헌에 의하여 비판을 받은 바 있다(상세는 졸저, 행정법강론, 박영사, 2014년, 112면 이하 참조). 대상판례가 신고반려행위의 처분성이 인정되는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매우 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와 같은 신고에 관한 종래의 복잡한 법리가 수정되었어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볼 여지 또한 매우 크다.

요컨대 신고를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하는 종래의 법리는 그 구별에 따라 신고반려행위의 처분성을 결부시키면서도 왜 처분성이 결부되어야 하는지, 그 구별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거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이는 허가가 신고로 전환된 것을 종래의 신고와 구분하기 위하여 제시된 이론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어떤 신고는 신고만 하면 되고, 어떤 신고는 행정청이 수리하여야 신고한 것이 되는 신고가 있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논리인지 의문이다. 허가의 대상이냐 신고의 대상이냐는 규제의 정도와 관련된 것이다. 즉 보다 강한 규제가 필요하면 허가의 대상으로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신고만 하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리를 요하는 신고와 요하지 않는 신고로 신고를 두 가지 종류로 나눌 것이 아니라, -규제가 덜 요구되기 때문에 신고로 전환한 것이므로- 신고인 이상 모두 행정청의 수리를 요하는 것으로 단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대상판례는 신고반려행위의 항고소송에서의 대상성을 인정하였다고 해서 착공신고를 수리를 요하는 신고라고 하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데, 차라리 명백하게 착공신고를 포함한 건축신고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라고 보는 것이 더 간단한 해결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대상판례의 논리대로 라면, 건축신고는 여전히 수리를 요하지 않는 신고인데 이 신고에 법적 불이익이 결부되는 일정한 경우에만 수리거부(대상판례에서는 신고의 ‘반려행위’로 표현되고 있다)의 항고소송 대상성이 인정된다고 하는 더욱 복잡한 논리가 또 하나 추가되는 셈이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신고거부가 처분인가 하는 것은, 신고의 종류가 구별되기 때문이 아니라, 이 거부행위가 행정소송법상의 처분개념, 즉 ‘구체적 법집행행위로서의 공권력행사의 거부’에 해당하는지를 해석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행정청이 신고에 관한 법률의 규정을 구체적인 사건에 적용하여 공권력행사를 통하여 신고를 받아주지 않는 경우, 여기에 행정소송법상 처분의 개념적 징표로서의 ‘구체적 사건’, ‘법적 규율’, ‘공권력행사’가 모두 존재하면 처분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대상판례가 이 점을 전제로 신고의 반려행위에 처분성을 인정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나아가 수리를 요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따라 신고 또는 수리거부의 처분성 인정 여부를 결정하는 종래의 법리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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