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

모든 것이 풍요롭고 아름답게 비치는 나라, 제도의 배경이나 연혁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고찰 없이 뭐든지 모든 분야에서 언필칭 비교우월적 인용의 대상이 되는 나라, 미국. 그래서인지 몰라도, 미국은 한자로 ‘아름다울 美’자를 쓰고, ‘미제’라고 하면 왠지 품질 좋은 제품으로 떠오른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미제’ 로스쿨과 배심원제도가 이식(transplant) 또는 계수되었고,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제도까지도 도입이 논의된다. 그러나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도 있지만, 미국의 사법제도는 태평양을 건너와서 도대체 무엇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이왕에 미국식을 도입하려면 ‘좀 더 빠다 발음 나는 미국식으로’, 최소한 탱자처럼이라도 고쳤으면 하는 삐딱한 생각이 떠오른다.

우선, 각 지역별 변호사시험을 각 지역의 로스쿨과 지방변호사회가 주관하도록 하고, 시험문제도 해당 지역의 자치법규나 조례 등에 대한 것을 묻게 하여, 그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회사에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지역에서만 변호사 개업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려고 할 경우에는 그 요건을 엄격하게 하거나, 다른 지역의 변호사 시험을 다시 치르도록 해야 한다. 마치 미국 캘리포니아주 바 시험과 뉴욕주 바 시험이 다르듯이 말이다. 각 지방변호사회 내에서만 변호사로서 활동할 수 있고, 타 관할구역 내에서는 변호사로 활동할 수 없으니, 타 관할구역의 변호사와 협약을 맺어 공동으로 소송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은 열어두면 될 것이다. 이것이 지역경제발전이나 로스쿨 제도도입의 본지에 맞을 것이다.

위와 같이 각 지방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자들이 일정한 경력이 되면, 그 경력자들 중에서 각 지역 지방법원판사 후보로 입후보해서 변호사회원들이 투표로써 각 지방법원 판사를 선출하도록 하고, 고등법원판사들은 위 변호사들 중에서 각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추천하고, 광역지방의회의 청문회절차를 거쳐서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임명하도록 한다. 물론, 고등법원판사들은 종신제이고, 퇴임하면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다. 판사를 투표로써 선출하게 되면 적어도 ‘막말’을 하는 판사는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친절도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검찰이나 경찰과 같은 수사인력도 경찰이 수사 및 기소권을 갖고, 검찰은 공소유지나 화이트범죄 같은 일부 중대범죄의 수사에만 집중을 하게 한다. 수사한 경찰은 미국식 형사재판처럼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서 증언하여야 한다.

사내변호사는 현재 ‘사내개업’인지 소송대리인의 ‘사내선임’인지 모를 모호한 지위를 갖고 있는바, 근거도 없는 10건도 없애고 아예 소송대리를 할 수 없도록 해서, 말 그대로 기업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변호사의 자격을 갖고서 할 수 있는 활동은 법과 관련된 모든 분야이기 때문에, 변리사, 세무사, 노무사, 관세사 등의 모든 법조인접 내지는 유사자격들은 모두 ‘변호사’로 통합하고, 다만, 전문 영역에 따라 명칭 앞에 전문영역을 붙일 수 있도록 하고, TV를 비롯하여 모든 매체에 다양하게 광고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우리도 이제 TV에서 “Call Now!”하면서 교통사고 피해자를 모집하는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의 광고나, 아이디어가 있으면 특허를 출원하라는 특허전문 변호사의 광고를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도 이제는 모든 부동산거래나 유언이나 상속에서도, 제도적으로 반드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그런 세상이 올 것이고, 혹자들이 걱정하는 ‘무변촌’이 없어져서 병원처럼 거의 모든 동 단위에 법률사무소가 생기고(과거 ‘무변촌’을 운운하던 학자는 구체적으로 그 ‘촌’이 동네인지를 이참에 밝혀야 할 것이다), 법률사무소의 문턱은 아예 낮아져서 문턱도 없고 대신 시간당으로 보수를 청구하는 그런 ‘아름다운’ 나라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참에 정부법무공단도 소송을 수행하는 곳이 아니라 의료보험공단처럼 정부법무보험공단으로 바꾸어서(변호사는 또한 늘 의사와 비교되고 있으므로) 법률상담을 받는 국민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해 주는 기관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개헌논의가 있을 때, 이런 것들이 논의되면 좋으련만, ‘아, 그러나 지금 여기는 2014년 대한민국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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