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라는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상상이 현실을 창조하는 것일까. 사회가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재미, 아름다움, 감성 등의 요소를 중요한 가치로 추구하며 이를 현실세계에 접목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한다. 이러한 창의성과 상상력은 IT 기술의 발전을 촉진시키고, 새로운 IT 패러다임인 ‘초연결사회(Hyper Connected Society)’의 시작을 열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시계는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갤럭시기어, G Watch, Apple Watch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경쟁 아이템으로 부각되었다. 우리가 첩보영화에서나 보고 재미로 상상하던 기기들이 현실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989년 ‘World Wide Web’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인터넷은, 25년 후인 지금은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까지도 인터넷에 연결되어 서로 통신하는 사회, ‘초연결사회’로 진전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 보급의 확산, 사물인터넷(IoT), SNS 등 IT의 발전으로 더 많은 연결이 가능해지고 더 빠른 연결을 통해 더 지능화된 연결과 연결의 가치 또한 증대하고 있다.

얼마전 가트너에서는 향후 3년간 기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로 ‘초연결사회’의 중추 기술인 ‘사물인터넷’을 선정했고, 버라이즌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0년 사물인터넷 단말기가 2000억개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세계 사물인터넷 시장은 2015년 319억 유로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IDATE, 2011).

국내외 관련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그 영향력 또한 광범위하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의료, 교통, 제조, 유통,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되어 기존 프로세스와 서비스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으로 이루어진 초연결시대는 인간에게 어떠한 창조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다양한 상황을 네트워크를 통해 관리하는 스마트 홈(Smart Home)이 가능해지고, 이동형 심장박동 모니터링과 같은 헬스케어도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하수도에 센서를 설치하여 하수 범람 수위를 실시간으로 체크한다든지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 대테러 감지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밖에도 교통, 헬스, 제조,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상상 뒤에는 예상되는 몇 가지 문제들이 있다.

그 첫 번째가 정보보호의 문제이다. 초연결사회의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사물에 전달되어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정보는 개인의 결제정보나 건강기록처럼 매우 사적인 범위에까지도 미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는 사물인터넷 보안에 대한 관리대책이 그렇게 철저하지만은 않은 듯하다. 지난 해 12월, 미국의 한 보안업체는 스마트 TV와 냉장고를 통해 75만건의 스팸 메일을 발송하는 사이버 공격 사례를 보고한바 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정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해 사회 각계의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하고 서비스별로 요구되는 개인정보의 수준과 범위를 엄밀하게 규정하고, 사물을 통한 정보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보의 관리와 보안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한 기술적 장치마련을 위한 선제적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그리고 사물의 기계적 오류로 인한 문제도 고려되어야 하는데, 사물에 예상치 못한 오류나 결함으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책임소재를 판가름하기 위한 선례조차도 충분치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사물에 의해 이루어진 행위의 법적·윤리적 책임 소재에 대한 가이드라인 또는 법제도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초연결사회가 앞으로 날개를 펼치고 진전할 수 있기 위해서는 다양한 차원에서의 발생가능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아야 하고, 관련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충분한 논의와 그에 따른 제도적 개선과 보완이 이루진 다음에야 비로소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신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초연결사회의 성공여부는 사람과 기기간의 단순 연결이 아니라 그 가치를 인간 중심에 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 시대에 들어서기 전에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여 행복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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