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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조]세계헌법재판회의 서울총회를 마치며
김진욱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  jwkimlaw@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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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호] 승인 2014.10.20  10: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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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세계헌법재판회의 제3차 총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세계 각국의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등 93개 헌법재판기관과 국제기구 포함하여 총 92개국 109개 기관의 대표 305명이 참석한 회의였다.

세계헌법재판회의를 상설기구로 만든 세계헌법재판회의 규약은 2011년 1월 리오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2차 총회 종료 후에 비로소 채택되었고 이에 따라 이번 총회부터는 원칙적으로 세계헌법재판회의의 회원기관만 참석하는 것으로 하여서 지난 총회보다 참석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으나 그러한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서울총회 참석 등을 위해 세계헌법재판회의의 회원 가입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현상마저 있어서 고무적이었다.

이번 총회는 이러한 외형적인 측면이 아닌 질적인 측면에서도 종전 대회들과는 다른 대회였다.
헌법재판의 독립성을 대주제로 열린 제2차 브라질 총회가 a) 기관으로서의 헌법재판소의 독립성, b) 헌법재판관의 독립성, c) 독립성 보장방안으로서의 소송절차의 3개의 분과회의로 나뉘어져 각 기관들은 희망하는 특정 세션에 가서 발표와 상호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각자 진행된 후에 전체 세션에 그 논의 결과가 조사위원(rapporteur)에 의해 상정되고 다시 토론되는 방식으로 다소 산만하게 진행되었던 것과 달리, 이번 회의에는 분과회의 없이 모든 회의가 전체 회의로 진행되었다.

즉, ‘헌법재판과 사회통합’을 대주제로 하여 세계화시대의 사회통합의 과제들, 사회통합을 위한 국제기준, 사회통합의 헌법적 수단들, 사회통합을 위한 헌법재판의 역할 등의 소주제가 전체 회의로 순차적으로 진행되었는바, 이렇게 회의 방식이 바뀜에 따라 토론이 다소 덜 활성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으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면서도 시간배분이 잘 된 알찬 회의가 되었다.

종전 회의는 분과회의나 전체 회의에서의 발언이나 토론이 그때그때 즉석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토론 내용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중언부언 또는 산만하게 되어 회의 종료시간도 거의 지켜지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으나, 이번 회의는 거의 예정시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참가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informative) 효율적인 회의진행이 되었던 것이다.

사실 우리 헌법재판소가 회의를 모두 진행하는 것도 아니었고, 우리 측 역시 역할 수행자의 일원으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두 번째 ‘사회통합을 위한 국제기준’ 세션의 기조발제를, 강일원 재판관은 네 번째 ‘사회통합을 위한 헌법재판의 역할’ 세션의 조사위원 역할을 맡았을 뿐이었다.

즉, 모든 세션에는 사회자와 기조발제자, 조사위원이 있되 기조발제는 자기가 발제하고 싶은 내용을 임의로 정해서 발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통합과 관련하여 각 항목별로 상세하게 작성된 질문지(questionnaire)에 대해 각 기관들이 작성하여 사전에 제출한 답변서를 분석·종합하여 발제하도록 되어 있었고, 사회자는 각 세션의 토론을 진행, 조사위원은 그 토론 내용을 요약하여 마지막 날 전체 토론에 상정하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다 보니 실제 회의시의 토론은 이러한 질문지 답변이나 기조발제 등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간 토론이 이루어짐으로써 효율적이면서도 짜임새 있는 토론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회의를 통해 각국은 헌법재판기관이 행사하는 재판권한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이 사회통합에 궁극적으로 기여한다는 점에 대하여 의견 일치를 보았는바, 헌법재판기관은 사회갈등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함으로써 갈등을 순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세계헌법재판회의의 성과는 총회를 마치면서 채택된 서울 코뮤니케에도 잘 나타나 있는바, 참가국들은 유럽과 미주, 아프리카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적 인권재판소가 국제적 인권규범의 실효적 보장에 기여하였음에 주목하고 이러한 국제적 인권규범에 바탕을 둔 아시아인권재판소(가칭)의 설립을 포함하여 아시아지역에서의 인권 제고 노력에 대한 지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총회를 주최하면서 양자회담, 다자회담, 티타임 등 다양한 형식으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총 67개 기관과 총 22회 면담을 하였고 대표단(이진성, 안창호, 강일원 재판관) 역시 조찬회동을 통해 총 21개 기관과 면담을 실시하면서 상호 우의와 협력을 다졌는바, 이를 통해 형성된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는 앞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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