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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해외법조]홍콩과 중국의 관계에 대하여
김희정 변호사  |  heejung.kh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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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호] 승인 2014.10.13  11: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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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언론에서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는 것처럼, 현재(10월 첫째 주 기준) 홍콩 센트럴에서는 연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질서와 평화 속에 이어져 아직까지 별다른 긴급 상황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센트럴에 위치한 각 기업 및 홍콩 증권거래소는 저마다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마련하여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위의 배경에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제도에 관한 뿌리 깊은 갈등이 있습니다. 1997년 홍콩의 반환 당시 중국 정부는 홍콩 민심의 안정을 위하여 50년간 1국2체제를 유지할 것을 선언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홍콩은 중국 영토의 일부이지만, 2047년까지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고는 입법, 행정, 사법에 걸쳐 고도의 자치권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회제도는 반환 이전과 같이 유지되고 있고, 여권도 홍콩 사람들은 별도의 홍콩 여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 나라 속에 두 가지 체제가 공존하는 전례 없는 독특한 체제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 홍콩기본법입니다. 홍콩의 최고 지도자인 행정장관을 선출함에 있어서, 홍콩 기본법 45조는 보통선거로 결정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며 이를 위해 점진적으로 제도를 마련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선거위원회에서의 투표로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간접선거제였으나, 2017년부터는 처음으로 직접선거가 시행됩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후보추천위원회’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홍콩 행정장관 후보로 나설 수 없도록 후보자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하자, 홍콩 시민들이 이에 반발하여 민주적인 보통선거를 요구하면서 거리로 나오게 된 것이 이번 시위의 발단입니다.

복잡한 갈등이 얽혀있는 정치와는 달리 경제적인 면에서 홍콩과 중국의 관계는 매우 긴밀하며, 홍콩의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거대한 중국 시장을 배후지로 삼아 중국 진출의 관문으로서 역할을 한 것이 반환 이후 홍콩 경제 발전의 주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홍콩에 사는 한 사람으로서는, 예전과 다르게 상점에서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곤란을 겪을 때에 점점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실감하고는 합니다. 가게 점원의 영어 실력보다 중국어 실력이 중시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인민폐를 직접 받는 상점도 늘어났고, 이전에는 영어와 중국어가 병기되던 광고나 안내문도 지금은 중국어로만 표기된 것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경향을 가속할 만한 변화로는 상하이와 홍콩의 증권시장연계를 들 수 있는데, 상하이 증권거래소 A 증시와 홍콩증권거래소 사이의 양방향 자유매매를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기존에는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QFII(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 또는 RQFII(RMB Qualified Foreign Institu tional Investor)의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 제한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하이 홍콩 증시연계가 개설되면 홍콩증권사를 통해 개인을 포함한 거의 모든 투자자에게도 자유롭게 중국 주식시장에서의 매매가 가능하게 됩니다.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고, 총 투자 한도 및 일일 투자 한도 금액의 제한은 있으나, 홍콩 시장을 통한 본격적인 중국 증시의 해외 개방이 시작된 것이므로 홍콩을 경유하는 중국 본토로의 자금유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홍콩에 있어서 이러한 중국과의 밀접한 관계는 양날의 칼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 대륙과 세계를 잇는 창구로서의 역할은 홍콩 금융시장의 경쟁력이자 다른 금융 허브와 차별화되는 장점입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불확실성은 국제 금융중심지로서 안정성에 치명적인 약점이 됩니다. 최근 홍콩 시위 사태에 있어서 최대 수혜자는 홍콩의 경쟁자인 싱가포르라는 시각이 있을 정도입니다. 현재 많은 중국기업이 홍콩증시를 통해 해외자금을 유치하고 있으므로, 홍콩의 정세가 불안해지면 중국에도 악재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앞으로 홍콩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됩니다.

매 회 지면을 통하여 홍콩의 소식을 전하면서 부족한 지식과 경험의 한계로 인해 더 깊은 내용을 담지 못한 것에 늘 아쉬움을 느낍니다. 홍콩의 사법체계와 금융시장에 관하여 알리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큰 보람이겠습니다. 지금까지 저에게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면서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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