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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조]아시안게임과 세계헌법재판회의 서울총회
김진욱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  jwkimlaw@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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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호] 승인 2014.09.22  11: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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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이 지난 19일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Diversity Shines Here’라는 슬로건하에 오는 10월 4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온 국민의 관심은 물론 우리나라가 획득하는 금메달 수에 쏠릴 것이다. 그리고 아마 그 중심에는 우리가 자랑하는 박태환, 손연재, 양학선, 이용대 같은 스포츠 스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40억명이 넘는 아시아인들의 잔치인 이번 아시안게임이 종반으로 치닫는 오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헌법재판의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헌법재판회의 제3차 총회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2009년 유럽평의회 산하 자문기구인 베니스위원회의 주도로 시작된 이 회의는 대륙을 돌아가며 총회를 열다가 이제 아시아 대륙에까지 이른 것이다. 제1차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제2차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에 이은 세 번째 총회인데 오는 28일부터 개최되는 이번 총회에는 세계 100여국의 헌법재판기관(헌법재판소, 대법원 등) 수장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는 종전에 세계헌법재판회의가 그때그때 모인 비상설적 조직이었던 것과 달리 제2차 총회 후 채택된 세계헌법재판회의규약에 따라 상설기구로 모이는 첫 총회가 된다. 동 규약은 헌법재판을 민주주의, 인권보장, 그리고 법의 지배의 핵심요소로 보기 때문에 이러한 헌법재판을 활성화하는 것이 세계헌법재판회의의 목적이 되는 것이다.

최소 3년에 한번 개최되는 세계헌법재판회의는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아재연합’)과 같은 헌법재판에 관한 지역별 또는 언어권별 협의체의 회원기관인 헌법재판소나 대법원 등이 회원이 된다.

나라에 따라서 어떤 나라는 독립적인 헌법재판소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대법원과 같은 최고법원이 민·형사에 관한 재판권한 외에 헌법재판권한도 행사하는 나라도 있다. 또 우리나라 제4공화국 시절과 같이 헌법위원회제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도 있어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또는 헌법위원회 등이 세계헌법재판회의의 회원이 된다.

종전에는 대법원 등 최고법원이 헌법재판권한도 행사하는 나라가 독립된 헌법재판소가 그 권한을 행사하는 나라의 숫자보다 많았으나 제2차 세계대전 후 신생독립국가들의 등장과 동 유럽 공산권의 붕괴에 따른 체제전환국가들의 출현, 그리고 그 중 대부분이 독립된 헌법재판소체제를 선택함에 따라서 이제는 독립적인 헌법재판소를 가진 나라들이 다수가 되었다.

이번 세계헌법재판회의 제3차 총회의 주제는 ‘헌법재판과 사회통합’이다. 최근 국내 의 한 경제연구소가 발간한 ‘한국의 사회갈등과 경제적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갈등지수는 OECD 국가들 중에서 터키, 폴란드 등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는 것이고, 갈등으로 인한 연간 사회적 비용이 GDP의 27%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회갈등과 통합의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범지구적인 문제로, 세계는 지금 급속한 세계화의 진전에 따른 자본과 사람의 전 세계적인 이동 등으로 인한 세대 간, 인종 간, 종교 간, 문화 간 극심한 갈등으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는 중이다.

이 때문에 ‘사회통합’은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나 절실한 화두가 되었는바, 이번 서울총회의 주제가 ‘헌법재판과 사회통합’으로 정해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어느 헌법이나 그 지향점은 사회통합임을 상기할 때 헌법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헌법재판관이나 대법관 등이 모여서 헌법재판을 통한 사회통합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시의적절하고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번 총회는 ‘헌법재판과 사회통합’을 대주제로 하되, 1) 세계화시대의 사회통합의 과제들, 2) 사회통합을 위한 국제기준, 3) 사회통합의 헌법적 수단, 4) 사회통합을 위한 헌법재판의 역할, 5) 헌법재판기관의 독립성의 소주제를 가지고 열띤 토론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사회마다 통합을 저해하고 갈등을 촉발하는 요인들은 다양할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적 양극화나 소수자의 권리침해 문제 등에 대한 대응방안, 사회적 갈등을 낮추고 사회통합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소외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확충하는 방안 등을 모색함에 있어서 헌법재판의 역할 등은 공통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고, 이 때 유럽인권재판소, 미주인권재판소 등 지역적 인권보장체제의 역할 등도 함께 모색될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헌법재판과 사회통합’을 주제로 한 이번 서울총회가 청명한 한국의 가을 날씨만큼이나 산뜻하고 신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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