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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판례]특허권 행사 명목 의약품 제조 담합 사건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2두24498 판결
판례제공 : 최승호 변호사  |  법무법인 (유)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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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호] 승인 2014.06.23  1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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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에게 경쟁 제품을 생산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자사 제품의 독점 판매권을 부여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

1. 사실관계
원고 제약회사들(이하, ‘원고들’)은 a라는 신규 물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그 신규물질에 대한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받아 a가 포함된 의약품 A를 제조, 판매하고 있었는데, 소외 제약회사가 a를 다른 제조방법으로 자체 개발하였다고 하면서 그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받아 a가 포함된 다른 의약품 B를 출시하였다.

이에 원고들이 소외 회사를 상대로 특허침해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경고장을 소외 제약회사에 발송하자, 소외 제약회사는 원고들을 상대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들은 특허침해금지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후 원고들과 소외 회사는 ‘소외 회사가 5년간 B 의약품과 경쟁 제품의 제조·판매를 중단하고, 관련 청구와 소를 모두 취하하며, 원고들이 소외 회사에게 A의 공동 판매권과 다른 의약품 C의 독점 판매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는바, 위 합의의 당초 기간은 5년이었으나 그 후에도 갱신을 통하여 합의의 효력이 계속 유지되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원고들과 소외 회사의 위 합의가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범위를 초과하여 당해 특허 신약 및 복제약 등과 관련된 시장에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4호, 제9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들과 소외 회사에 대하여 시정명령 및 각 회사별로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였고, 원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누3028 판결)는 피고의 처분이 모두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요지
(1) 주문
원심판결 중 과징금 납부명령 부분 및 ‘당해 특정신약의 특허와 관련 없는 다른 신약의 복제약 내지 경쟁제품’에 관한 시정명령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2) 파기환송 사유(‘부당한 공동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공정거래법 19조 제1항은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하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금지하면서, 그 합의대상인 행위로 제4호에서 ‘거래지역 또는 거래상대방을 제한하는 행위’, 제9호에서 ‘제1호부터 제8호까지 외의 행위로서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 또는 사업내용을 방해하거나 제한함으로써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를 들고 있고, 공정거래법 제2조 제8호의2에 의하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란 ‘일정한 거래 분야의 경쟁이 감소하여 특정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의 의사에 따라 어느 정도 자유로이 가격·수량·품질 기타 거래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는 상태를 초래하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 중 C의 경쟁제품에 관한 부분이 공정거래법에 정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그 합의의 경쟁제한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경쟁제한성은 관련 상품시장의 획정을 거쳐 당해 합의로 인하여 경쟁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발생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고는 C의 관련 상품시장을 획정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합의 중 C의 경쟁제품에 관한 부분이 경쟁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하여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아니한 채 그 부분 합의의 경쟁제한성을 인정하여 이것이 공정거래법에 정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위와 같은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였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합의 중 C의 경쟁제품에 관한 부분까지 공정거래법에 정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정거래법에 정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주요한 상고이유에 대한 기각 사유
① 공정거래법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공정거래법 제59조는 “이 법의 규정은 저작권법, 특허법, 실용신안법, 디자인보호법 또는 상표법에 의한 권리의 정당한 행사라고 인정되는 행위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공정거래법이 적용되고, 이는 ‘정당한’이란 표현이 없던 구법 제59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행위’란 행위의 외형상 특허권의 행사로 보이더라도 실질이 특허제도의 취지를 벗어나 제도의 본질적 목적에 반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특허법의 목적과 취지, 당해 특허권의 내용과 아울러 당해 행위가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에 미치는 영향 등 제반 사정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의약품의 특허권자가 자신의 특허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의 제조·판매를 시도하면서 특허의 효력이나 권리범위를 다투는 자에게 행위를 포기 또는 연기하는 대가로 일정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기로 하고 특허 관련 분쟁을 종결하는 합의를 한 경우, 합의가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특허권자가 합의를 통하여 자신의 독점적 이익의 일부를 상대방에게 제공하는 대신 자신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합의의 경위와 내용, 합의의 대상이 된 기간, 합의에서 대가로 제공하기로 한 경제적 이익의 규모, 특허분쟁에 관련된 비용이나 예상이익, 그 밖에 합의에서 정한 대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합의는 원고들이 자신들의 특허권을 다투면서 경쟁제품을 출시한 소외 회사에게 특허 관련 소송비용보다 훨씬 큰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경쟁제품을 시장에서 철수하고 특허기간보다 장기간 그 출시 등을 제한하기로 한 것으로서 특허권자인 원고들이 이 사건 합의를 통하여 자신의 독점적 이익의 일부를 소외 회사에게 제공하는 대신 자신들의 독점력을 유지함으로써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는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공정거래법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원심 판결은 이 사건 합의에 공정거래법이 적용된다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공정거래법의 적용 제외 규정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② 원고들과 소외 회사가 수평적이고 대등한 경쟁사업자가 아니므로 부당한 공동행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 제8호, 제8호의2에 의하면, 같은 법 제19조 제1항 제9호에서 말하는 ‘일정한 거래분야’에는 경쟁관계가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경쟁관계가 성립될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되고, ‘부당한 공동행위’에서 경쟁제한성에는 경쟁이 감소하여 가격·수량·품질 기타 거래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그런데 원고들이 자신들의 항구토제인 A의 경쟁제품인 B를 출시한 적이 있는 소외 회사와 체결한 이 사건 합의는 잠재적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자의 사업내용을 제한하는 합의로서 공정거래법에 정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은 이 사건 합의가 공정거래법에 정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의 결론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부당한 공동행위’의 성립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대상 판결의 의미
이 사건에서 문제된 역 지급(reverse payment) 합의는 미국의 제약 특허 분쟁 과정에서 도출된 분쟁 종결 수단의 하나이다. 특허 등 지식 재산권 분쟁에 있어서 분쟁 종결 수단으로서 종종 이용되는 합의의 경우, 통상 추정 침해자가 권리자에게 손해배상 내지 향후 실시료(사용료) 등을 지급하게 된다. 그러나 역 지급 합의에서는 그와 반대로 권리자가 추정 침해자에게 금원 등 급부를 지급하므로 ‘역 지급’이라고 칭하며, 이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시장에의 진입을 지연시키는 합의가 포함되므로 Pay-for-delay 합의라고도 한다.

미국 연방대법원 또한 2013년 6월 17일자로 FTC v. Actavis 사건에서 역 지급 합의가 특허의 배타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경우에도 반독점법에 의한 심사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합리의 원칙(rule of reason)에 반하면 위법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고, 유럽위원회도 2013년 6월 19일자 Lundbeck사건에서 역 지불 합의의 위법성을 인정하는 최초의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위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역 지급 합의의 성격과 위법성 판단기준에 관한 최초의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4월 한미 FTA 체결을 통해 허가, 특허 연계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역 지급 합의와 같은 경쟁 제한적 행위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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