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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조]세계로 뻗어나가는 헌법재판소
김진욱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  jwkimlaw@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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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호] 승인 2014.05.19  10: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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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고 말 할 수 있지만 헌법재판의 역사는 불과 200년 남짓이라 할 수 있다. 1803년 Marbury vs. Madison 사건에 대한 미국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바로 그 효시이다. 이 판결에서 위헌적 법률의 적용이 거부되었는데 이러한 위헌성 심사를 사법심사(judicial review)라 부른다. 우리가 보통 헌법재판(constitutional adjudication)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응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이러한 사법심사는 애초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20세기에 들어서 활성화되었다. 유럽의 경우, 1920년 독립된 헌법재판소로 설치된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소가 규범통제권을 보유한 최초의 사례라고 할 수 있으나, 미국연방대법원과 함께 세계 헌법재판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1951년 설립된 독일연방헌법재판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헌법재판에 관한 세계 총회가 올해 9월 서울에서 열린다. 이 총회는 세계 각국에서 헌법재판을 실제로 담당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나 대법원 등 최고사법기관의 수장 또는 재판관들이 모여서 헌법재판의 현안이나 향후 발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이며, 이번에 약 100여개 국가의 대표가 참석하므로 명실상부하게 헌법재판에 관한 ‘세계 총회’라고 할 만하다.

그동안 2009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제1차 총회가, 201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제2차 총회가 개최되었고, 제3차 총회가 9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데 아시아 대륙에서는 처음 열리는 것이라서 그 의미가 자못 깊다.

그러면 이렇게 역사도 일천한 헌법재판이 여타 재판영역을 제치고 전 세계적인 규모에서 가장 자주, 활발하게 국제 교류를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각 나라들이 겪어 온 역사나 각자가 처한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환경 등은 상이해도 헌법재판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커다란 방향이나 지향점이 공통되기 때문이리라.

세계헌법재판회의 규약은 이를 인권보장, 민주주의, 법치주의의 세 가지로 요약한 바 있다. 또한 이처럼 헌법재판을 실제로 담당하는 기관의 구성원들이 전 세계적인 규모에서 서로 만나서 그동안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각 나라의 헌법재판에도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렇게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자연법론과 법실증주의에 관한 논쟁을 차치하고서라도 법률가들은 대개 국회에서 제정된 법률을 주어진 것(given)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잘 해석·적용하는 법률가가 좋은 법률가, 유능한 법률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은 비록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제정된 법률일지라도 그것이 헌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 그 효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을 토대로 하는 것이므로, 주어진 법률을 해석하여 구체적인 사건에 적용할 뿐인 민·형사 재판과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헌법재판에 관한 권한 역시 사법주권의 하나로서 한 주권국가 안에서 행사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겠으나, 오늘날 유럽인권재판소의 예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초국가적인 차원에서 설립된 사법기관에 의해 헌법재판이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헌법재판에서 활발한 국제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또 다른 배경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많은 신생독립국가들이 등장하고 동유럽 공산권의 붕괴로 민주주의로의 체제전환 국가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들 국가들이 대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를 모델로 한 독립된 헌법재판소 체제를 선택하여 헌법재판에 있어서도 이제는 미국이나 영국과 같이 대법원을 정점으로 한 법원이 헌법재판을 하는 국가보다 독립된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을 하는 국가들이 많아졌는바, 이들 헌법재판소들이 활발하게 국제교류를 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헌법재판소들이 설립 20주년, 30주년, 40주년, 50주년마다 이를 기념하는 국제회의를 개최해 오던 것이 관례가 되었고 이에 더하여 구소련의 붕괴로 탄생된 체제전환 국가들에 의해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헌법재판소들이 최근 20주년을 맞이하면서 앞 다투어 국제회의를 개최함에 따라 헌법재판에 관한 국제회의는 이제 연중행사가 되어 버렸다.

우리 헌법재판소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2008년 9월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세계헌법재판소장회의’를 개최하여 국제적으로도 좋은 평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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