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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제공 : 김재환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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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호] 승인 2014.05.12  11: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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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나 한의사의 의료행위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및 한의사가 새로 개발·제작된 의료기기 등을 사용하는 것이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0도10352 판결
[의료법위반] 파기환송

1. 사실관계

가. 한의사인 피고인은 2006년 6월경부터 2009년 9월경까지 피고인 운영의 ‘OO한의원’에서 잡티제거 등 피부질환 치료를 위한 광선조사기인 아이피엘(IPL, Intense Pulse Light, 이하 ‘IPL’이라 한다) 1대를 설치하여 공소외인 등 1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피부질환 치료행위 등을 하였다.

나. 검사는 피고인의 행위가 한의사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을 의료법위반으로 기소하였다.

2. 원심법원의 판단
원심법원은 어떠한 진료행위가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한의사만이 할 수 있는 한방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결국 해당 진료행위가 학문적 원리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IPL이 한의학적 이론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IPL은 태양광(자연광)과 유사한 제논램프에서 발산되는 빛을 집약하여 인체의 피부에 간헐적으로 조사하는 의료기기로서 빛을 병변에 조사하는 치료기법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한방의료기관에서 사용이 허용되는 적외선치료기나 레이저침치료기와 같은 작용원리에 기초하고 있다고 보았다.

또 피고인이 이 사건 IPL을 사용한 것은 환자의 피부에 발생한 병변에 대한 외과적 처치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병변을 인체의 균형이 무너짐으로 인하여 생긴 경락의 울체로 보고 여기에 한의학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빛을 사용하여 이를 해소하고 온통경락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한의에서 행해지는 IPL의 사용은 현대 이학적인 기기를 이용하여 경락을 자극하고 기혈순행을 높여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정해, 피고인이 이 사건 IPL을 이용하여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원심의 판단에는 한의사의 면허된 의료행위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가. 구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 따르면, 의료인이란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 한의사 등을 말하고(제2조 제1항),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의 임무를,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의 임무를 각 수행하며(제2조 제2항 제1호, 제3호), 의사 또는 한의사가 되려는 자는 의학 또는 한의학을 전공하는 대학 또는 전문대학원을 졸업하는 등의 자격을 갖추고 국가시험에 합격한 후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제5조). 그리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제27조 제1항 본문), 이를 위반한 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제87조 제1항).

이와 같이 구 의료법에서 의사와 한의사가 동등한 수준의 자격을 갖추고 면허를 받아 각자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이원적 의료체계를 규정한 것은 한의학이 서양의학과 나란히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으로 하여금 서양의학뿐만 아니라 한의학으로부터도 그 발전에 따른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의사와 한의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국가로부터 관련 의료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검증받은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를 할 경우 사람의 생명, 신체나 일반공중위생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의료법령에는 의사, 한의사 등의 면허된 의료행위의 내용을 정의하거나 그 구분 기준을 제시한 규정이 없으므로, 의사나 한의사의 구체적인 의료행위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이원적 의료체계의 입법 목적, 당해 의료행위에 관련된 법령의 규정 및 취지, 당해 의료행위의 기초가 되는 학문적 원리, 당해 의료행위의 경위·목적·태양, 의과대학 및 한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이나 국가시험 등을 통해 당해 의료행위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한의사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의료기기나 의료기술(이하 ‘의료기기 등’이라 한다) 이외에 의료공학의 발전에 따라 새로 개발·제작된 의료기기 등을 사용하는 것이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이러한 법리에 기초하여, 관련 법령에 한의사의 당해 의료기기 등 사용을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이 있는지, 당해 의료기기 등의 개발·제작 원리가 한의학의 학문적 원리에 기초한 것인지, 당해 의료기기 등을 사용하는 의료행위가 한의학의 이론이나 원리의 응용 또는 적용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당해 의료기기 등의 사용에 서양의학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아 한의사가 이를 사용하더라도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제2권)의 기재에 의하면 IPL은 피부 색소침착, 여드름, 모세혈관 확장의 각 치료 및 미세한 주름제거를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고, 증 제7호증의 1(논문)의 기재에 의하면 IPL은 주위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는 채 특정한 조직을 파괴하는 선택적 광열용해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특정 색소 제거 등에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므로, 이에 의할 때 IPL이 적외선·레이저침을 이용하여 경락에 자극을 주어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적외선치료기·레이저침치료기와 작용원리가 같다고 보거나, 이 사건 IPL을 사용한 피부질환 치료가 빛을 이용하여 경락의 울체(울체)를 해소하고 온통경락(온통경락)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우선 피고인이 사용한 IPL의 개발·제작 원리가 한의학의 학문적 원리에 기초하였는지, 만일 그렇지 않다면 피고인이 이를 사용한 경위·목적·태양 등에 의할 때 한의학의 이론이나 원리를 응용 또는 적용하여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 심리하고, 나아가 IPL의 사용에 서양의학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아 한의사가 이를 사용하더라도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없는지 등을 살펴 이를 토대로 이 사건 IPL을 이용한 진료행위가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만을 근거로 위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는 결국 한의사의 면허된 의료행위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대상판결의 의의
의료공학의 발달로 종래 의사가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되던 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사용하거나 한의사가 활용하는 것으로 인식되던 한방의료기법을 의사가 활용하려는 시도가 빈번해지면서 이러한 행위들이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후단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논란을 촉발시키고, 이것이 의사와 한의사간의 직역갈등으로 비화되어 이로 인한 행정조치나 형사소추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판례는 “구체적인 행위가 의료법 상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의료법의 목적, 구체적인 의료행위에 관련된 규정의 내용, 구체적인 의료행위의 목적, 태양 등을 감안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고(대법원 2011. 5. 26. 선고 2009도6980 판결 참조), 헌법재판소 결정례 역시 이러한 입장을 반영하여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는 구체적인 의료행위의 태양 및 목적, 그 행위의 학문적 기초가 되는 전문지식이 양·한방 중 어디에 기초하고 있는지, 해당 의료행위에 관련된 규정, 그에 대한 한의사의 교육 및 숙력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헌법재판소 2013. 12. 26. 선고 2012헌마551,561(병합) 결정 등 참조].

이후 대법원 판례는 “의사나 한의사의 구체적인 의료행위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이원적 의료체계의 입법 목적, 당해 의료행위에 관련된 법령의 규정 및 취지, 당해 의료행위의 기초가 되는 학문적 원리, 당해 의료행위의 경위·목적·태양, 의과대학 및 한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이나 국가시험 등을 통하여 당해 의료행위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으로 견해를 정리하였고(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1도16649 판결 참조), 대상 판결도 이러한 일반적인 기준을 그대로 수용하였다.

다만, 대상 판결은 이러한 일반논리를 기초로 하면서도 이를 특화하여 의료공학의 발전에 따라 새로 개발·제작된 의료기기 등을 사용하는 것이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관련 법령에 한의사의 당해 의료기기 등 사용을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이 있는지, 당해 의료기기 등의 개발·제작 원리가 한의학의 학문적 원리에 기초한 것인지, 당해 의료기기 등을 사용하는 의료행위가 한의학의 이론이나 원리의 응용 또는 적용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당해 의료기기 등의 사용에 서양의학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아 한의사가 이를 사용하더라도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한의사가 새로 개발·제작된 의료기기 등을 사용하는 것이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세부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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