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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EX 참관기-4]캄보디아, 메콩강의 기적을 기대하며
이형원 변호사·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jdreamerlh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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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호] 승인 2014.03.31  11: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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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날에는 캄보디아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NGO 단체 대표들과 캄보디아 인권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은 채 정부에 의해 이루어지는 토지수용의 문제점, 언론의 자유, 체계적인 법률교육과 법률정비의 필요성 등이 화두였다. 캄보디아의 경우 아직 법률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분야가 많았는데 한국변호사들이 우리나라 법제의 발전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캄보디아 법률 정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보였다.

일요일인 나흘째 날에는 모처럼 여유롭게 싸이클로(캄보디아의 운송수단)를 타고 단체로 프놈펜 시내 관광을 하였다. 현지인들로부터 경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왓프놈 사원, 캄보디아 왕궁과 그 부속 사찰인 실버 파고다, 내셔널 국립박물관을 방문하였다. 잔혹한 폴포트 정권 아래 많은 유적들이 파괴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유적들만으로도 크메르 문명의 화려함을 엿볼수 있었다. 오후에는 ‘킬링필드’로 알려진 청 아익(Choeung Ek) 학살센터를 방문하였다. 두개골과 뼛조각, 어린 아이들의 머리를 찧은 나무, 시신을 모아놓았던 웅덩이, 희생자들의 옷가지까지 생생하게 보전되어 있었다. 가이드를 통해 조직적인 대량학살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 조직이 얼마나 공포스러울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깨닫고, 그 잔인함에 몸서리쳐졌다. 이후 고등학교를 폴포트 보안군이 감옥으로 변경하여 사용하였다는 툴 슬렝(Toul Sleng) 감옥을 방문하였다. 악명 높은 고문이 자행되었던 툴 슬렝 감옥에서는 각종 고문기구들과 고문현장을 기록한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저녁에는 유엔전범재판관으로 캄보디아에 계시는 정창호 판사님과 함께 식사를 나누며 한국 법조인의 시각에서 본 캄보디아의 상황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캄보디아의 현재 정치적 상황, 폴포트 정권과 크메르루주 유엔 특별재판소(이하 ECCC)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자리를 함께 했던 최영익 국제이사님, 정창호 판사님, 그리고 필자는 한국이 인권과 관련하여 국제적으로 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중국은 아직 인권을 말할 만큼 자국내 인권의식이 높지 못하고, 일본이 인권을 이야기할 경우 과거 역사로 인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나라들이 많기 때문에 사실상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인권과 관련하여 국제적으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의 인권신장의 역사와 경험들을 국제무대에서 나눔으로써 국제 인권 향상에 한국이 일조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마지막 날인 닷새째 날에는 ECCC를 방문하였다. ECCC는 1975~1979년 크메르루주 정권이 자행한 학살 사건을 심판하기 위해 2006년 프놈펜에 설립한 국제재판소다. 재판부는 유엔재판관과 캄보디아 재판관이 혼합되어 구성되었다. 재판에 관여하는 판사, 변호사, 검사들로부터 다양한 관점에서 ECCC의 운영과 재판 진행 방식에 대해 들었다. 그곳에서 다시 만난 정창호 판사님은 ABA 대표단에게 ECCC가 갖는 특수성과 의미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하며 대한민국 법조인력의 우수성을 보여주시는 모습에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오후에는 최영익 국제이사님과 함께 유엔 고등판무관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그곳에서 이완희 소장님은 캄보디아 변호사들의 법률교육을 위해 변호사 교육센터에서 강의해 줄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캄보디아는 판례가 공개되지 않고 법률교육이 미비한 관계로 변호사들조차도 사법부의 독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기본법에 대한 이론과 실무 강의, 사법부의 독립, 한국법제의 발전과정 등에 대해 영어로 강의해 줄 수 있는 한국변호사들이 와서 교육해 주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해 주셨다.

이번 ABA 국제법률교류(ILEX)는 단순한 방문의 성격을 넘어 캄보디아와 미얀마가 법의 지배(Rule of Law)를 확립하는데 어떻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얀마에서는 ABA 대표단이 미얀마 변호사들에게 변호사협회의 존재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는데 한국에 돌아온 이후 미얀마 변호사협회 설립을 위한 위원회가 곧 열릴 예정이라는 뉴스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또한 캄보디아 변호사들의 법률교육을 위해 개인적으로나 소속 단체를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추진해 가는 대표단 멤버들도 볼 수 있었다.

인권의 신장과 눈부신 경제발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한국 변호사들의 역할은 점점 더 커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저력과 실력을 갖춘 한국 변호사들이 국제무대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여 캄보디아가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메콩강의 기적을 일구는 데에도 글로벌 리더로서 한몫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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