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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추심의 소와 중복제소여부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3다202120 전원합의체 판결
김선혜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ksha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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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호] 승인 2014.02.14  11: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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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안의 개요
(1) 전소 : 소외인(전소의 원고)은 2010. 11. 10. 대한주택보증주식회사(전소, 후소의 피고)를 상대로 자신이 (주)알투엔건설로부터 분양받은 아파트의 신축공사가 중단되었으므로 알투엔건설과 주택분양보증계약을 체결한 피고는 소외인이 알투엔건설에 분양대금으로 납부한 2억4760만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여 환급이행금 청구의 소(전소)를 제기하였고, 2011. 5. 24. 소외인 전부승소의 제1심판결이 선고되었다. 이에 피고가 항소하여 전소는 서울고등법원에 계속 중이다.

(2) 이 사건 소(후소) : 소외인의 채권자인 한국주택금융공사(후소의 원고)는 2011. 7. 6. 소외인이 위 전소에서 지급을 구하고 있는 채권의 일부인 ‘피고의 주택분양보증계약에 따라 소외인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계약금 및 중도금 반환채권 중 121,593,944원에 달할 때까지의 금액’에 대하여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하 ‘이 사건 추심명령’)을 받아 2011. 7. 8. 이 사건 추심명령이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원고는 2011. 11. 25. 제3채무자인 피고를 상대로 추심의 소인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제1심 및 원심의 판단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8. 30. 선고 2011가합125156 판결)은 전소 중 106,000,000원 부분과 추심권자인 원고가 제기한 이 사건 소는 소송물이 동일하므로 중복제소에 해당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고, 원심(서울고등법원 2013. 1. 31. 선고 2012나83409 판결)은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에서 원고는 이 사건 추심명령으로 소외인은 당사자적격을 상실하였으므로 전소는 부적법한 소이고 따라서 이 사건 소가 중복제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으나 원심법원은 전소가 부적법한 소라 하더라도 그 소송이 계속 중인 이상 후소는 중복제소금지에 위배된다고 하여 배척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1) 다수의견은 아래 (2)와 같은 요지의 법리를 설시하고, 이 사건 소는 민사소송법 제259조에서 금지하는 중복제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자판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제1심법원에 환송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관 3인은 아래 (3)과 같은 요지의 반대의견을 냈다.

(2) 다수의견
민사소송법 제259조에서 중복된 소제기를 금지하는 취지는, 이를 허용하면 상대방 당사자에게 이중 응소의 부담을 지우고 심리가 중복되어 소송경제에 반하므로 그러한 불합리를 피하고 판결의 모순·저촉을 방지하는 데 있다.

그런데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으면 민사집행법 제238조, 제249조 제1항에 따라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압류채권자(이하 ‘압류채권자’)만이 제3채무자를 상대로 압류된 채권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고, 채무자는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므로, 채무자가 제기한 이행의 소는 부적법한 소로서 본안에 관하여 심리·판단할 필요 없이 각하하여야 하고(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7다6041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사정은 직권조사사항이다. 따라서 채무자가 제기한 이행의 소가 계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압류채권자가 제기한 추심의 소의 본안에 관하여 심리·판단한다고 하여, 제3채무자에게 불합리하게 과도한 이중 응소의 부담을 지우고 본안 심리가 중복되어 당사자와 법원의 소송경제에 반한다거나 판결의 모순·저촉의 위험이 크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추심의 소를 중복제소라는 이유로 각하한 다음 당사자적격이 없는 채무자의 이행의 소가 각하 확정되기를 기다려 다시 추심의 소를 제기하도록 하는 것이 소송경제에 반하고, 민사집행법 제238조, 제249조 제1항과 대법원판례에 의하여 압류채권자에게 보장되는 추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의 행사와 그에 관한 실체 판단을 바로 그 압류 및 추심명령에 의하여 금지되는 채무자의 이행의 소를 이유로 거부하는 셈이어서 부당하다.

한편 압류채권자는 채무자가 제기한 이행의 소에 승계참가할 수도 있으나, 상고심에서는 승계참가가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압류채권자의 소송참가가 언제나 가능하지는 않으며, 압류채권자가 참가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채무자가 제기한 이행의 소가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경우에도 압류채권자는 추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압류채권자가 제기한 추심의 소는 채무자가 제기한 이행의 소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소송법 제259조가 금지하는 중복된 소제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이인복의 반대의견
가. 중복제소 금지는 소송의 계속으로 인하여 당연히 발생하는 소제기의 효과이므로 전소가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적법한 소라고 하더라도 취하·각하 등에 의하여 소송 계속이 소멸하지 않는 한 그 소송 계속 중에 다시 제기된 후소는 중복제소로서 각하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45532 판결 참조).

압류 및 추심명령은 어디까지나 압류채권자에게 추심할 권능만을 부여하는 것일 뿐 피압류채권이 압류채권자에게 이전되거나 귀속되는 것은 아니므로 채무자가 먼저 제기한 이행의 소와 압류채권자가 나중에 제기한 추심의 소는 비록 당사자는 다를지라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건으로서 후소는 중복된 소에 해당한다.
양소는 채권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한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는데, 채무자대위소송에 관한 위 대법원 97다45532 판결의 법리가 추심의 소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이유가 없다.

나. 다수의견이 말하는 소송경제에 반한다는 점은 압류채권자는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이행의 소에 승계참가할 수 있으며, 채무자가 제기한 이행의 소가 상고심에 계속 중 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경우에는 상고심은 당사자적격 상실을 직권으로 조사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이 내려진 부분의 소를 파기하여야 하고, 압류채권자는 그 파기환송심에서 승계참가를 하면 되므로, 굳이 민사소송법이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기본 법리인 중복된 소제기의 금지 원칙을 깨뜨리면서까지 압류채권자에게 채무자가 제기한 이행의 소와 별도로 추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을 허용할 것은 아니다. 이를 허용하는 것은 제3채무자에게 이중 응소의 부담을 지우는 결과가 되어 바람직하지 않다.

4. 검토
(1)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금전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소송계속 중 채무자의 채권자가 위 금전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고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의 소를 제기한 경우에 채권자의 추심의 소가 민사소송법 제259조의 중복제소에 해당하는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민사소송법 학자들은 민사소송법 제259조가 금지하는 중복된 소제기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①전소, 후소의 당사자의 동일 ②청구(소송물)의 동일 ③전소 계속 중에 후소를 제기하였을 것을 들고 있다. 여기에서 ① 당사자의 동일 요건은 전소와 후소의 당사자가 현실적으로 동일하지 않더라도 후소의 당사자가 민사소송법 제218조의 기판력의 확장에 따라 전소판결의 기판력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이 요건이 충족되는 것으로 본다. 즉 선정당사자나 채권자대위소송의 경우 등에는 이 요건이 충족된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다수의견)의 입장은 채무자에 의한 금전채권이행의 소 제기 중 추심채권자가 제기한 추심의 소는 제259조가 금지하는 중복된 소제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을 뿐 위 ①②③ 요건 중 어느 요건이 미비된 경우라고 적시하고 있지는 않다.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에서 금지되는 재소(再訴)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①당사자의 동일, ②소송물의 동일, ③전소의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선고 후의 취하 외에 ④권리보호이익의 동일이라는 요건을 요하고 그 점이 중복제소금지와 다르다고 설명되고 있는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중복제소에 관하여도 위 ①②③ 요건 외에 중복제소금지의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여 제소가 허용되는 경우가 아니어야 할 것이라는 제4의 요건을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또한 우리 판례는 법률이 통상의 소 아닌 간이하고 경제적인 특별구제절차를 마련해 놓고 있는 경우에 그에 의하지 않고 소를 제기하는 경우, 예컨대 등기관의 처분에 대한 이의로 해야 할 것을 민사소송으로 말소를 구하는 경우 등 소위 제소장애사유가 있는 경우는 소의 이익이 없어 소를 각하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 사건에서 압류채권자가 전소에 승계참가할 의무가 없다 하더라도 전소가 사실심에 계속 중이므로 승계참가에 의하여 간이하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별소 제기한 경우이므로 소의 이익이 문제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사건의 소수의견이 전통적 민사소송이론체계에 부합되는 것으로 보인다.

(2)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금전채권의 이행의 소의 계속 중에 채권자가 추심명령을 받은 경우에 채무자가 원고적격을 상실한다는 것은 이 사건 대법원판결에서 적시한 바와 같이 대법원판례의 거듭확인된 입장이고 이 사건 소수의견도 그 점은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다. 우리의 법체계하에서 추심명령이 있으면 집행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잃게 된다고 보아야 할 논리필연성이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이시윤, 신민사집행법 제6판 432면은 판례의 태도에 반대). 민사소송법학자들은 소송 중에 당사자적격을 상실하는 경우에 관하여 당연승계의 경우에는 신적격자의 소송수계에 의하여, 소송물의 양도의 경우에는 신적격자의 참가승계 또는 신적격자에 대한 인수승계에 의한다고 대체적으로 설명하는데 대법원판례와 같이 추심명령으로 집행채무자가 원고적격을 잃게 되는 것이라면 그것을 당연승계의 범주에 넣어 소송중단, 소송수계의 방식을 취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 사건의 전소와 같이 제1심에서 본안에 관하여 심리, 판단하고 원심까지 소송진행을 하였는데 원고의 채권자가 받은 추심명령으로 그 때까지의 소송진행이 무위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나, 만일 추심명령신청 취하 등에 따라 추심채권자가 추심권능을 상실하게 되면 채무자는 당사자적격을 회복하게 되므로(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다64877 판결 참조) 이 경우 채무자가 다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것과 같은 소송운영은 분명 소송경제에 반한다. 그러나 현행 민사소송법상으로는 추심채권자가 소송수계를 할 근거규정이 없기 때문에 역으로 추심명령에 의하여 굳이 채무자의 당사자적격을 상실시켜야 할 필요성이 과연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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