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기구 두는 절충형태 제안…특별감찰관 임명 법안은 불필요
수사대상에 고위공직자 및 고위공직자 가족, 국회의원도 포함

여야가 지난해 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에서 제도특검을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2월 임시국회에서 이를 처리하기로 알려진 가운데, 대한변협이 상설특검제도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변협은 지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11차례에 걸쳐 시행된 임시특검제도가 이렇다 할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한데다, 소수의 정치적 사건 때문에 검찰 전체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의심받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이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상설특검제도 도입에 찬성하기로 의견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변협은 그간 현행제도의 한계나 대안에 대한 합리적 논의 없이 상설특검제를 신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밝혀왔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미 예견됐다는 반응들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들도 대부분 기존 특검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며 “변협이 이번에 의견을 변경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회가 최근 소속회 회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8.6%(563명)가 기존 특검이 실패했다고 평가했으며, 75.9%(540명)가 상설특검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 중에서도 변협은 제도특검의 형태로 상설특검을 도입하되, 사무소를 설치하고 상주직원 및 수사인력을 배치하는 등 사무처의 상설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변협이 주장한 형태는 일반법에 특별검사의 근거만을 두고 특검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사무소를 꾸리는 형태의 ‘제도특검’에 별도의 기구와 조직, 인력을 갖춘 특검사무소를 상설로 운영하는 ‘기구특검’ 제도를 절충한 형태다.

특검은 변호사 중 위촉 제안
또 변협은 특별검사를 변호사 자격자 중에서 선발할 것을 제안했다. 변협은 “상설특검의 수사구조에서는 검찰이나 경찰로부터 빌려온 전문수사인력은 수사가 끝나면 친정인 검찰이나 경찰로 복귀하는데, 본인들 조직에 문제가 있어 수사하게 된 경우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겠느냐”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직 법관과 검사를 제외한 변호사 자격자 중에서 대통령이 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특별검사보나 특별수사관 역시 변호사 자격자 중에서 선발토록 규정했다.

이 밖에도 변협은 수사의뢰 주체로 국회, 법무부와 검찰,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를 제시했다. 이는 여야가 지난해 말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에서 합의한 수사의뢰 주체(국회, 법무부 장관, 특별감찰관)와 차이가 있어 상설특검제 도입 시 어떤 형태로 반영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특히 변협은 상설특검제도가 도입되면 대통령의 친인척 및 측근들과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상시적인 감찰을 담당하는 ‘특별감찰관’ 제도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직 공직자도 수사대상에 포함
수사대상자의 범위도 논란의 대상이다. 여야는 특별감찰관을 대통령 소속으로 합의하면서 감찰 대상에서 국회의원을 제외하기로 했으나, 이에 대한 비판의 여론이 높아지자 특별감찰관의 독립성 확보를 전제로 국회의원과 판·검사도 감찰 대상에 넣는 방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변협은 수사대상 고위공직자의 범위를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의 친·인척, 장관급 이상 공무원, 차관급 이상 기관장 공무원, 대통령 비서실 수석급 이상 공무원, 중장 이상 장관급 장교로 규정하면서, 국회의원, 법관 및 검사, 퇴임 후 2년 이내의 전직 공직자도 고위공직자의 범위에 포함시켰다.

또 고위공직자의 가족(배우자,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 배우자의 직계 존속과 형제자매)도 특검 수사대상으로 규정했다.

위철환 협회장은 “지금까지 제출된 법률안은 대체로 고위공직자의 범위를 이보다 넓게 설정하고 있으나 특검의 대상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특검의 실효성이 떨어져 이를 적절하게 제한했다”며 “국회의원의 경우 그 지위와 권한 및 책임에 비추어 포함되는 것이 당연하며, 전직 공직자의 경우 특검 대상이 논의되는 시점에 대상자가 해임 또는 사퇴하는 경우가 많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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